그분과 함께

성경대학 졸업 피정을 다녀와서...

pumpkinn 2013. 12. 10. 10:54

피정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

피정 주제 성가를 부르고 있는 졸업생들..

앞에서 왼쪽으로부터 세번째 자리가 내자리였다.. ^^;;

 

 

 

피정...

 

 

토요일과 일요일...

12일로 졸업 피정을 다녀왔다..

금요일 성경대학 졸업식에 연이어 졸업피정까지...^^

그렇게 주말을 거룩하게 보내고나니 괜히 나까지 거룩해지는듯한 느낌..^^;;

 

사실, 졸업 피정에 대해 생각을 많이했더랬다. 갈까? 가지말까?

지난 4년동안 청강생이라고 학년 피정도 가지 않았는데,

졸업을 시켜주시고, 졸업 가운 입혀주시고 사각모까지 씌워주시는데,

보답을 드리는 마음으로 마지막 마무리라도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긴건,

그 모든 것이 다른 누구를 위함이 아니라 내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

그런데 무어 그리 이유가 많은지...

스스로에게 졸업 피정을 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합당한 이유를 부여해야 했으니...

내자신이 얼마나 찔려했는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게 진작 열심히 좀 하지...히구~

 

 

피정의 첫번째 프로그램이었던 '교감' 동영상에 대해 설명해주고 계시는...

우리의 스승 살레시아 수녀님...

 

피정의 가장 첫번째 프로그램은 교감이라는 주제의 동영상 시청이었다...

하이디라는 동물과 교감을 하는 커뮤니케이터가 한국에서 만난 동물들과 가족들의 이야기..

참으로 많은 이야기와 교훈이 담겨있었다..

 

버림 받은 강아지...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자기를 보살펴 주는 의사 선생님들께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식음을 전폐하고 벽만 바라보며 그림자처럼 있고 싶어하는 강아지...

새끼를 잃은 엄마 말...

주인은 자신이 임신한 줄을 모르고 있었음을 안다며, 자기에게 미안해하지 말아달라는 말. 그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저씨..

집밖으로 나오려하지 않으며 산책도 마다하는 강아지...

행여나 새로 자기를 받아준 주인이 자기를 갖다 버릴까봐 집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강아지 등등..그 외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하이디는 그들과 눈을 바라보고 그들의 마음을 읽으며 그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그것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서로의 마음을 사랑을 전달하며 아픔을 치유케 했다.

 

내가 놀랐던 것은 바로 동물들의 주인에 대한 배려였다.

물론 사랑을 받으면 좋아라하고, 학대를 받으면 무서워 도망갈줄 아는 동물들이지만,

그렇게 자신의 주인에 대한 배려까지하는 마음이 있음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동물들도 그렇게 자기를 아프게 한 주인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데,

우리 인간들은 어떤지..

동물보다 못한 인간이란 표현이 달리 나온 것이 아니구나.. 이제야 확실히 알겠는게다..

 

그 동영상을 보며 우리는 과연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가 아끼는 가족과 주위 분들을

이렇게 사랑하고 배려하고 그 뒤켠에 자리한 마음까지 헤아려주고 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깊은 감동, 깊은 깨달음... 그리고 따라오는 반성, 다짐...

 

그렇게 우리의 졸업 피정은 첫 시작부터 감동의 눈물로 시작되었다.

 

 

강의 중이신 살레시아 수녀님...

수녀님의 강의를 듣고 있노라면, '사랑'이 무엇인지가 그대로 느껴진다....

함께한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듯한 느낌...

사랑해요 수녀님~ ^^

 

 

살레시아 수녀님의 강의...

 

피정은 수녀님의 성품처럼 환한 햇살처럼 따뜻하고 잔잔하게 이어졌다.

전체 복습이나 빡빡한 일정에 따라 움직여진 피정이 아닌...

편안하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피정. 그랬다.

 

수녀님께서는 각 강의때마다 강의 테마에 맞는 성경 구절과 함께,

당신께서 일상 속에서 만나신 하느님과 성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내용들은 생략하기로 하겠다.

피정을 통해 당신의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신 이야기라 올리기가 조심스럽다.)

 

그렇게 수녀님이 만나신 하느님과 성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하느님이어도 수녀님을 이뻐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얼마나 맑고 순수한 영혼이신지...

 

수녀님의 많은 이야기들 속에 내가 느낀 것은,

늘 하느님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수녀님의 아기같은 모습이었다.

사랑스런 눈빛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두 팔을 벌리고 서있는 예수님...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그렇게 활짝 웃으며 안아달라며 두 팔 벌리고 달려가는 모습...

수녀님의 강의를 듣는 동안 내게 그려진 예수님과 수녀님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런 열렬한 사랑을 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런 식지 않는 사랑을 일상 속에 느끼며 또한 드릴 수 있을까?

여전히 내겐 삶의 화두이다.

 

늘 반짝하고 마는 나...

꺼이꺼이 눈물로 회개하며 나를 감동시키는 하느님이라고 고백을 드리지만

어느 순간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저만치 가버리는 것이다...

 

나는 안다. 그것이 왜그런지.

기본이 되어있지 않으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기본은 바로 말씀을 먹고 사는 것.

즉 나는 말씀 맛사지를 받는 것에 게으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하느님과의 만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그것, 약속 장소에 나가는 것이다.

즉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인 기도를 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매일 미사책에 있는 기도를 후다다닥 아침 저녁으로 읽어내고는,

숙제 끝~!! 하는 마음으로 임하니 늘 나혼자 떠들고 마는 것.

예수님이 한말씀 하시고자 할때는 이미 나는 등을 돌리고는 저혼자 이것저것 바쁜게다..

 

어떻게하면 바쁘고 시끄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느님 앞에좀 진득하게 앉아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마르따처럼 활동적인 것도 아니면서, 마리아처럼 가만히 조용히 앉아있지도 못하니...

연구대상이다...

 

신부님 강론 말씀처럼,

신앙에 있어서는 이것 아니면 저것인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하느님을 만날 수 없는 것.

내가 바로 그 모습인게다.

머리로는 아는데 행동으로는 움직여지지 않는 나...

나는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아쉬워하며 반성만 해대고 있을것인지......

 

 

강론 말씀 중에 사진 찍으면 신부님께서 분심드실까봐...

몰래 찍느라 등에서 진땀이 났다... 셔터 소리는 왜 그리도 큰지... -_-;;

몰래 찍다보니 구도가 영 말이 아니다..^^;;

그래도 한컷 건졌삼~ 호호~ ^^

 

 

이윤제 신부님 졸업 피정 강론 말씀...

 

평온하고 행복했던 피정은 어느새 하루를 넘기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졸업생 피정의 파견미사를 위해 주임 신부님께서 오셨다.

 

신부님은 복음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복음과 연결시키며 강론을 주셨는데,

그 비유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복음에 나오는 여러 등장인물들을 하나하나 분석 설명을 하시며 강론을 주셨는데,

그들은 어떤 생활을 하였는지,

그들의 삶의 중심이 누구였는지를 보여주시며,

우리는 과연 어떤 신앙 생활을 하여야 하는지..

우리 삶의 중심의 주인공은 하느님인지, 아니면 나 인지...

중심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아주 명료하게 보여주셨다.

 

속이 시원했던 부분은 바로,

신앙 안에서는 제 3의 경우가 있을 수 없다는 말씀이었다.

하느님 편이냐? 하느님 편이 아니냐? 이 둘의 선택만이 존재한다는 것.

 

사두가이나 바리사이들은 그 누구편도 아니다.

대중의 심리에 따라,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선택의 기준이 되기에.

그들은 군중들의 돈이 자신들의 기준이었고, 그렇게 역사 속에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신부님께서는 우리의 삶은 항상 하느님을 향해 있어야 하고,

하느님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시면서...

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신지, 내 자신인지...

프랭크 리알렉 신부님께서 점과 소숫점에 비유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당신께서도 신부님이 안되셨다면,

여고 수학 선생님이 되셨을거라는 말씀에 그만 우리는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하하하~ ^^;;

 

얼마나 진지하게 신부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생각지 않게 끼어든 유머에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은게다~ 하하하~ ^^

가끔씩 이렇게 진지하게 웃기실때는 완전 죽음이다~ ^^;;

 

위로가 되었던 말씀은...

내가 받은 만큼만 하면된다는 말씀이었다...

,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달란트만큼 열심히 내 모습 그대로 충실하면 된다는 말씀...

내게 하나를 주셨으면 하느님은 내게 하나만큼 바라시기 때문에 부러워할 일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찌그리 힘든지...

이미 귀에 따갑게 들었고, 머리로도 입으로도 알겠는데...

왜 마음은 그렇게 딴짓을 하는지...

부럽다는 것은 결국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싶음에서 오는 마음의 상태가 아니던가..

사실 일상에서는 부러워하는 것은 별로 없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받아들임에서 오는 마음의 평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러운 것이 내게도 있다.

그것은  깊은 신앙심을 가진 분들의 하느님을 향한 항구적인 사랑과 열정이다...

어떻게하면 그럴 수 있을까..? 라고 묻지 않는다. 이미 답을 아니까..

내 신앙이 늘 제자리 걸음인 것은 나의 게으름에서 오기 때문임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내가 그분들께 느끼는 부러움 속엔 자책감이 늘 함께한다...

 

암튼, 신부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겸손한 신앙의 자세를 끝으로 강론을 마무리 하셨다.

세례자 요한 처럼 자신의 사명을 성실히 이행한다음...

겸손하게 물러설줄 알아야 한다는 것...

 

자꾸 게으름 빠지고 걸려넘어진 우리...

요한이 선포한 회개는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끊임없이 안에서 계속되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투쟁이기도 하다는 것..

우리가 하느님 사랑 안에 살려고 할때 우리는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것이고,

우리가 그분께 향하려고 하면 하느님이 우리 대신 싸워주실 거라는 것.

잘 준비할 수 있는 은총의 대림시기가 되기를 바라신다는 말씀으로 끝을 맺으셨다.

 

그렇게 신부님의 열정적이고 감동적인 강론이 끝나고...

평화의 인사를 빙그르 둘러서서 우리 모두는 달팽이처럼 돌아서...

신부님 수녀님을 비롯하여 피정에 함께한 모두와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이었는지...

미사가 끝나는게 아쉽게까지 느껴졌던 순간...

 

미사가 끝난 후 우리에게 안수를 주시고 신부님은 돌아가셨다...

 

우리가 피정을 했던 성녀 빠울라 피정의 집...

정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강의실은 어떻고...

마치 호텔에 와있는듯한 느낌이었다..^^

 

 

피정을 마치고...

 

전체 나눔을 다 끝내지 못했던 터라,

미사가 끝난 후 우리는 계속해서 전체 나눔을 이어나갔다.

모두가 돌아가면서 피정에 대한 느낌, 성경대학을 다니며 느꼈던 간단한 소감들을 발표하며..

그렇게 함께하신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성경대학에 들어오셨더랬는지..

이번 피정을 통해 어떤 느낌을 은혜를 받으셨더랬는지를 들었는데...

내차례가 돌아오면 피하고 싶은 순간이기도 했던 그 시간...

지나고 보니 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엘레나 언니의 남편되시는 니콜라오 아저씨와 큰 아들 비오...

전체 나눔때 아빠의 기타연주에 맞춰 노래부르는 비오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두분의 연주와 노래에 우리 모두는 뭉클 눈물이 눈가에 맺혔다...

피정 중 단연코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이었다.. 

 

 

나눔을 하지 않아 조에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던 터라..

조나눔이 있으면 잘 모르는 분들이라 머쓱할거란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

내가 좋아하는 언니들이 모두 졸업생이셨기 때문이다. ^^

덕분에 뻘쭘해하지 않고, 피정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언니들이 함께 하셨기에 외롭지 않았던 피정...^^

왼쪽으로부터 엘레나 언니, 도로테아 언니, 그리고 아나스타시아 언니...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언니들이시다...^^

엘레나 언니는 이번 피정에 아저씨와 큰 아드님이 함께 하셨다..

언니가 얼마나 행복해하셨더랬는지, 매순간 눈물 글썽이던 언니의 모습이 너무 이쁘셨더랬다...

언니 공부때마다 픽업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피정에서 결심한 것은.

전체 나눔에서 발표한대로 말씀과 기도에 충실하겠다는 약속이다.

기도와 말씀 맛사지로 나의 내면과 영혼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드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제발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기를...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잔잔하고 평온한, 그러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았던 피정...

피정에서의 은혜로운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올리느라 마음이 급했다..^^

 

이제 201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21...

올해의 마지막 마무리를 말씀과 기도와 함께 보내고 싶다.

성지 순례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내가 아는 것 만큼만 보이고.

내가 보는 것 만큼만 느낄 수 있을테니...

 

이번 성지 순례는 정말 기도로 임하고 싶다..

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가슴에 담아오고 싶다...

삶의 전환점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신앙에 심지불을 당겨주는... 그런 아름다운 순례가 되어주기를....

 

생각지 않게 임했던 피정...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

.

 

내가 좋아하는 은혜로운 성가..

노동환님의 클래식 기타 연주로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