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112] 더그 스티븐슨의 '명강의 무작정 따라하기'를 읽고 / 임지은 옮김...

pumpkinn 2013. 8. 26. 07:37

 

         

 

 

더그 스티븐슨의 명강의 무작정 따라하기를 읽고...

 

‘명강의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책 제목 위에 ‘전미 최고 명강사 더그 스티븐슨의 청중을 휘어잡는 법’이라는 소개글이 쓰여있다. 그리고 ‘미국 국방부, UPS 폭스바겐 CEO가 읽고 따라한 책’ 등등 그 외에 그의 명강의를 뒷받침하는 여러가지 문구들이 주루루 쓰여있다. 하지만 별로 큰 관심이 갔던건 아니다. 밥 파이크의 ‘창의적 교수법’을 고통스럽게 읽었던터라, 무의식 속에 ‘강의법’의 책에 대한 불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는데, 책 표지를 보면서 우선은 ‘스토리텔링 강의법’이라는 구절이 내 마음을 조금 누그려뜨렸다.

책은 쉽게 읽혔다. 나의 관심과 호응도와는 무관계하게 읽혀졌다. 더그 스티븐슨의 스토리텔링 강의법은 적어도 내겐 밥 파이크의 참여식 교수법보다는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밥 파이크의 창의적 교수법은 강사가 지식. 정보, 강의력은 물론, 심리학의 대가여야 할 것 같고, 게다가 임기응변에도 강해야 하는 거의 슈퍼맨급은 되어야 제대로 진행 할 수 있는 강의법처럼 느껴지는 반면, 스토리텔링 강의법은 강의의 핵심 주제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또는 드라마틱하게 꾸며서 보여줌으로 이해를 도우며, 강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것은 물론 메세지 전달을 더 분명하게 인식 전달 시키는 강의법으로, 참여식 강의법에 버금가는 효력을 내지만 조금 덜 어렵게 느껴지는 교수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더그 스티븐슨은 유머를 던지며 코미디를 하든, 드라마틱한 연기를 하든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하는지 세세한 팁까지 알려주며 스토리 텔링 강의법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스토리는 어디서 찿는지, 내 이야긴지, 남의 이야긴지, 찿은 스토리를 어떤 구성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구성이 끝난 스토리에 우리는 어떤 액션을 집어넣을 것인지, 그 준비된 대본을 우리는 어떻게 얼마나 연습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연습이 끝나고 난 후 청중 앞에 서기전 리허설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심지어 거울 앞에서 리허설을 하지 말라는 재밌는 팁까지 알려주는 섬세하고 따뜻한 배려까지 그는 잊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어진 이미지 트레이닝과 당당하게 내 자신이 되어 청중앞에서 내 자신을 보여주는 것까지. 그는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책 전체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공항에서 벌어진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무슨 영화 시나리오 대본을 읽는 듯 그 생생함에 웃음이 났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정말 그렇게 대본을 준비하며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왼쪽으로 몇 발자국을 걷는다. 손을 허공에 대고 휘두른다, 문을 여는 시늉을 한다 등등으로 말이다. 넘 웃겼다.

순간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또는 준비한 주제의 이야기를) 그 순간에 전해주는게 아니라, 수없이 노력했기에 자연스러워진 그 액션과 이야기를 청중앞에서 하는것이라 생각하니. 우리는 훌륭한 멋진 강사들을 보며 얼마나 쉽게 그분들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는지 부끄러워졌다. 물론 타고난 강사도 있겠지만, 그렇게 우리에게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를 말이다.

스토리 대본을 쓰면서 초고를 어떻게 쓰는지, 그리고 퇴고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선 살포시 웃음이 나왔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중 앞에서 가면을 쓰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로지 진실만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내 모습이 되어 그들 앞에 서는 것이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더그 스티븐슨이 한 이야기 중 가장 깊이 가슴을 치고 들어왔던 부분은 바로 훌륭하고 감동이 함께하는 강의를 하기 위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것은 가면을 벗어버리고 온전히 내 자신이 되는 것. 그리고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가 완벽하지 않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이었는데, 어디 이것이 강의에만 한정되는 이야긴가 말이다. 우리의 삶 전체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바탕이 되는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 강의도 삶의 또 다른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강의법 마무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마치며...

자기 이야기를 녹음하여 목소리를 들어보고, 발음이 정확한지 듣고, 자주 쓰는 군소리가 없는지를 체크해보라는 부분을 듣고, 마침 어제 와우 수업을 하면서 녹음한 나눔 내용을 들었다. 내가 군소리를 그렇게 많이 집어넣는지 미처 몰랐다.

“음...” “그러니까...” “정말..”등이 듣기 거북할만큼 너무나도 많이 들어있는 군소리였고, 내가 문장을 끝맺을때의 발음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내가 그렇게 말하는구나 미처 몰랐던 사실에 느꼈던 놀라움이란. 뭐 잘 정리되지 않고 논리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까지 언급하자면 너무 나를 혹독하게 밀어부치는 것이니 요정도로만 지적하자.

강사고 아니고를 떠나서, 앞으로 내가 이야기할때 의식을 가지고 그러한 군소리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기억하고 싶은 메세지...

-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에게 혹독한 비평을 하지 마라.

- 진실로 훌륭한 연설가는 청중이 연설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연설가 자신이 자기를 좋아할 줄 아는 삶이다.

- 절대로 청중에게 거짓 이야기를 꾸며내지 마라.

- 리허설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고를 완전히 암기하고, 노트 없이도 내용 전체가 마음과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원고 내용과 연기 지침이 모두 몸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을 떄, 그때가 바로 리허설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하기 전에 먼저 나를 인정하라.

- 가면을 벗고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Jackson Browne - Take it 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