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렇게 야상점퍼에 욕심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내가 생각해도 의아할 정도로 야상점퍼에는 당췌 절제가 안된다.
조금 짧은것, 얇은 것, 모자 달린 것, 그냥 군복 스타일,
모자 달린 것, 털 붙은 것, 조금 긴 것 등등...
살짝살짝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게 그것인 옷들...
나는 하나하나 살때마다 내가 사야만하는, 살 수 밖에 없는 합당한 이유를 갖다 봍인다.
‘이건 좀 얇으니 봄 가을 용이야..’
‘이건 모자가 달려서 스포티해보여...’
‘오우~ 이건 털이 달렸네. 떼었다 붙일 수 있구~ 오메 이쁘~’
‘와~ 이건 완전 군복스탈이네~ 넘 멋져~’
‘음~ 이건 완전 사파리룩이야~ 완전 맘에 들어~”
뭐 이럼서 산 야상점퍼가 한 7개쯤된다...
그.런.데.
오늘 오랜 친구인 스테파니 선생님과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하필(?) 그 약속 장소가 Shopping Paulista...^^;;
일찍 도착한 나는 시간이 좀 남아 별 생각없이 Zara에 들렸다가 눈에 들어온 야상점퍼.
“참아야 하느니라~” 주문을 외웠지만,
역시나 나의 이성의 목소리보다 유혹의 목소리가 훠얼~씬 더 컸다. 또 사버리고 말았다.
이번에 내가 산 이유는 바로 ‘안감이 누비로 되어있고 가볍고 따뜻하다’는게 이유였다. 흑~
신발을 좋아해서 비슷한 신발을 사는 애리와 리예를 보며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한 마디하는 나건만...
나야말로 거의 비슷한 옷을 사면서도 미세하게 다른 디테일 하나를 들어 합당한 이유라고 생각을 한다.
애리와 리예는 그런 엄마를 보며 의아해한다.
오늘 산 옷은 어찌나 마음에 들었는지
넘 좋아서 스테파니 선생님과 함께 하는 내내, 집으로 오는 내내 가슴이 다 두근거렸다. (우짜문 좋아~ ^^;;)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랑을 하며 옷을 꺼내 보여주었다.
남편: “그렇게 좋아?”
나: “웅~!!”
남편: “어디 한번 입어봐바~”
(신이 나서 입은 나를 보고)
남편: “남대문 시장가니?
리예: “엄마~ 생선 사러가자~!!”
애리: “거봐 내가 뭐라그랬어~”
우띠~-_-;;
“내가 그냥 막 입어서 그래. 이쁘게 입음 괜찮아~!!”
이렇게 말은 해놓았는데...
거울을 보니 정말 군고구마 내지는 생선가게 아줌마처럼 보이는게다...-_-;;
(군고구마 파시는 분들, 생선가게 분들 무시하는 말아녀요. 걍 표현이에요. )
이상하다.
분명히 Zara에서 봤을때는 딱 내스타일이고, 넘 스포티하고 넘 이뻤는데.. (그니까.. 나 말구 옷이..^^;;)
근데 다들 한마디씩 하니 정말 뭔가 쫌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란...
아주 찰라적으로 살짝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러거나 말거나 바꾸지 않을껴~
딱맞게 길고, 딱맞게 넉넉하고, 딱맞게 가볍고, 딱맞게 따뜻한 그옷. ^^;;
날이 빨리 추워졌음 좋겠다~ ^^
욕심은 부렸지만 행복했다.
설마 낼 아침에 후회되는건 아니겠지..? ^^;;
.
.
내가 고등학교때, 팝의 세계는 여성 보컬들의 황금시대였다.
Juice Newton, Sheena Easton, Kim Carnes, Suzie Quatro 등등...
그당시 Angel of the morning과 함께 내가 좋아했던 쥬스 뉴턴의 곡
경쾌하고 신나는Queen of Hearts를 골라봤다.
Queen of Hearts by Juice Newton....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묻혀버릴뻔 했던 감사함... (0) | 2013.06.03 |
---|---|
가는 날이 장날... (0) | 2013.05.27 |
뭐든지 적당하게... (0) | 2013.05.13 |
핀잔... (0) | 2013.05.06 |
또 하나의 이별... (0)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