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 리뷰 95-1]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며 사는 삶’을 읽고 / 한진영 옮김

pumpkinn 2013. 3. 1. 09:35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며 사는 삶'을 읽고....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을 읽으면 우선은 신이난다. “그래, 바보같이 주눅들어하지 말고 일단  해보자~!!”하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녀가 가진 힘이다. 그래서 그녀의 책을 읽을 때면 온 세포 하나하나가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몇 달 전, 그녀의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얼마나 열광하며 읽었나. 그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10가지 단어에 쓰레기같은 글이 들어갈 정도로, 나는 그렇게 열심히 쓰레기같은 글을 많이 쓰며 그 속에서 장미 한 송이를 피워보겠다고 굳건한 다짐 속에 매일같이 쓰레기 글을 써 올렸던 기억에 살풋 웃음이 나왔다. 왜냐면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까.

사실, 요즘 나는 글을 잘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라고 표현하기도 쑥스럽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느낌단상을 잘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는 나는 표현에 자유로웠다. 글 소재도 많았다. 왜냐면 그건 나만의 공간에 나의 이야기를 올리는 것이니, 그 어떤 소재도 내 느낌가는대로 쓰면 그만이었으니까. 물론 그 글을 누군가가 와서 읽을 수도 있겠지만, 글을 쓰는 자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과 나 혼자 자유롭게 나만의 느낌을 풀어가는 것은 다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냥 내 안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쓸 때는 자유롭다. 글을 잘쓰고 못쓰고는 내겐 문제도 고민도 아니다. 왜냐면 나는 작가가 아니니까. 그러니 그런 고민 자체가 내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작가라는게 아니다. 아이쿠아~ ^^;; 단지, 우짜다보니까 그런 조심스러운 꿈을 가지게 되었고, 참 울고 싶은 부분은 그 조심스런 바램이 내 안에 생기게 되었던 그 순간부터 글을 쓰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함께 공부하는 유니컨들의 글쓰기의 성장이 눈에 띄게 보이면서 점점 주눅이 들어갔다는 것, 아마 솔직한 표현일게다.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비교를 했었나. 나는 성향이 누군가와 비교하여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고. 그저 내가 뒤쳐지지 않고 어깨를 맞대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인제는 어떤 느낌 단상을 올린다는 것이 참 힘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보나마나 느낌 나부렁이 즐비한 쓰레기 글일텐데. 그냥 관두자.’ 하는 마음이 짙게 드리워있어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얹어놓는게 귀찮게 느껴지는게다. 무의식적으로 나의 의식이 나의 감성에 태클을 거는 것은 아닌지.

서론이 길었다. 어쨌든 이런 가운데 또 다시 읽게된 나탈리의 글 쓰면 사는 삶은 내게 또 용기를 내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그녀도 다 겪어 봤을 터. 순간순간 느끼게 되는 그 모든 어려움들, 고민들, 고통들을 그녀는 이미 모두 다 알고는 이럴 때는 어떻게 해보고, 저럴 때는 어떻게 해보라며 그럴 수도 있는거라며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포근하게 감싸 안아준다. 게다가 중간중간 이렇게 해보자라는 글쓰기 훈련 팁까지 귀뜸하며 알려준다.

그 중 글을 도저히 어떻게 써야 할지, 시작조차 어려울 때는 나는 ..을 본다.’ ‘나는 .. 을 하고 싶다..’등등의 구절로 시작을 해보라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연결해서 쓰기가 어려울 때는 그니까 내가 쓰고자 하는 말은으로 바꿔보라는 것. 이러한 사소한 부분까지 그녀는 우리의 어려움을 꿰뚤어보며 우리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그렇게 등을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다래주고 안아주곤 하는 나탈리 골드버그.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첫번째 독서 범위인 100페이지까지의 그녀의 이야기는 선생님의 표현을 빌어오자면, 예술적 자아를 강하게 키우라는 것 아닐까 싶다. 그녀는 비평적 자아 (그녀는 감독관이라고 표현했다)에 대해 조금 자유로워져 나를 도닥거려주고, 나를 위로하며 칭찬해주고 감싸주라고 한다. “천사가 아무리 칭찬을 해도 믿어지지가 않는다면, 믿도록 연습하라. 힘들더라고 그 칭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탈리는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감독관에게 너무 많은 힘을 주어왔으니, 이제는 천사에게 말할 기회를 주라는 것. 얼마나 따뜻한 위로인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우리가 매일 아침 일어나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하는 것이 참 도움이 되는 것이 느껴졌고, 일어나자마자 쓰기의 방식이 그녀가 우리에게 권하는 훈련팁과 닮아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하면서 잠시도 손을 놀리면 안되고 계속 15분 동안 써가야 한다고 했는데, 그녀도 그와 마찬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사실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할때 완전 잡동사니 이야기들이 쓰여지기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느다.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없다. 단지 나중에 읽어보면 웃길 것 같긴 하다. 어쨌든 그 훈련은 우리의 예술적 자아를 키우기 위한것이지 그것이 우리의 글의 초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은 그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었다. 어쨌든, 그녀는 아무런 생각도 말고 손이 가는대로 느낌이 가는대로 떠오르는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그 무엇이든 쏟아부으라고 한다. 바로 내가 일어나자마자 쓰기를 하는 그 방식이다. 혹시 잠시라도 숨을 쉬며 뜸을 들이게 될까봐 닥치는대로 써나간다.

그녀의 훈련 팁중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생각의 스트레칭이라고 할까..? 본격적인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10분 동안 ‘...에 대해 쓰고 싶다를 쓴다음 잠시 쉬었다가 ‘...에 대해 쓰고 싶지 않다.’를 쓰며 사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 그러면 훨씬 싱그러운 글이 나온다는 것. 그럴법했다. 아직 그 방법을 써보진 않았지만, 꼭 해보고 싶은 방법이다.

그리고 그녀의 충고는 내게 다시 소재 목록을 작성할 용기를 안겨주었다. 유니컨 수업때 그렇게 신나게 소재 리스트를 두근거림 속에 신명나게 몇 십개나 작성을 해놓고는 나중에 그 목록에서 글로 끌어올린 소재는 겨우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는 얼마전에 버려버렸다. 그런 나같은 사람에게 해주는 나탈리의 충고, “ 글을 쓰려고 앉았을 때는 그 목록에서 당신의 흥미를 끄는 소재를 절대로 찿을 수 없다. 그걸 극복하려면 목록에서 눈에 띄는 것을 아무거나 뽑아서 시작해야 한다. 어떤 소재도 완벽하게 마음에 들 수는 없으니, 이런저런 핑계를 늘어놓지 말고 그냥 써야 한다. 글감 목록을 쓰스로 작성했다는 건 나름대로 작가가 되어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P6)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해보고 싶었던 것은...

그녀처럼 마음 맞는 친구와 분위기 좋은 조용한 까페에 앉아 1시간 동안 각자 글을 써보는 것. 그것이었다. 그리고 각자 쓴 글을 읽으며 피드백을 겸손한 마음으로 들어보는 것. 마치 내겐 이루어지기 힘든 꿈 속의 이야기 같지만, 꼭 그렇게 한번 해보고 싶다. 만약 안되면, 나혼자라도 까페에 앉아 글을 쓰도록 하자. 하긴 이것은 내가 사라이바에서 늘 하던 것이긴 하다. 지금 동네로 이사와서 더이상 가지는 않지만 먼저 살던 그곳에서는 매일같이 사라이바에서 살다시피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말한다.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책을 읽지 않는 건 외부의 영양분과 영감을 놓치는 일아다. 책을 읽어야 한다. 당신에게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P59) 소설을 쓰고 싶으면 소설을 많이 읽으라는 그녀의 말은 내게 엣세이를 쓰고 싶으면 좋은 에세이집을 많이 읽으라는 이야긴게다. 올해는 좋은 에세이를 많이 읽을 것이다. 에세이를 쓰고 싶다느 생각은 참으로 조심스럽기만 하다. ‘문장강화를 쓰신 이태준 선생은 누구에게나 에세이는 심적 나체다라고 하시지 않았나. 그것은 곧 나의 생각과 마음과 삶이 글을 통해 그대로 발가벗겨진다는 말씀. 그러기에 나는 더욱 책을 많이 읽고 마음과 영혼에 물과 영양분을 많이 주고, 삶 속에 아름답게 피어나야 좋은 에세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엔 내가 .. ..’이 되는 것이 ...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내 삶에 글에 녹아내릴테니..

책을 덮으며 느낀 것은 나탈리 골드버그에 대한 깊은 감사함과 고마움이었다. 일상에서는 활력이 넘치는 요즘이지만, 글을 올리는 것에서는 용기를 잃고 있던 차 내게 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잔뜩

있는 용기를 잔뜩 안겨주었으니. 너무나도 사랑스런 그녀. 고마운 스승이다.

 

* 나의 결심 3가지:

1. 작은 공책을 들고 다니기 - 순간의 느낌 단상을 놓치지 않고 적을 수 있도록.

2. 글 소재 리스트 만들기 - 목록을 만들어 무조건 하나씩 골라 무작정 써보기.

3. 글쓰기 일정짜기 일주일 동안의 글쓰기 일정을 짜고 그것을 철저히 지키기.  

                           (일주일에 3)

.

.

 

The Snowman을 George Winton의 연주로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