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95-2]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며 사는 삶’을 읽고 / 한진영 옮김

pumpkinn 2013. 3. 11. 12:08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며 사는 삶' 마지막까지 읽고....

 

 

따뜻한 나탈리

이미 여러번 글을 통해 나탈리의 첫번째 책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흥분과 열광 속에 읽었음을 말했다. 그 책을 읽으면서 그리도 좋았던 것은 그녀가 가르쳐준 여러가지 글쓰기 방법도 방법이지만, 나를 감동시킨 것은 그 무엇보다 바로 따뜻한 위로였다. 글을 쓰는 것이 과연 내게 어울리는 일인지, 그럴 재능이나 있는지에 대해 자주 절망하고 힘들어하고 때때로 두려움에 싸이는 나를 괜찮다고, 누구나 그렇다고, 그러니 절망하지 말고 쓰라며 따뜻하게 보담아주고 포근하게 안아주는 그녀의 친절함이었다.

그녀는 그러한 친절함을 우리에게만 베풀지 않았다. 그녀 이러한 친절을 스스로에게도 베풀며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저는 항상 글쓰기에 관해서 스스로에게 친절했어요. 너무 거칠게 몰아붙이면 제가 겁을 먹고 마음을 닫아버린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P 258)

그녀는 수 많은 책 전체를 통해 글이 막힐 때는 어떠한 방법이 유용한지, 우리의 표현력을 넓히기 위해 우리의 사고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이 도움이 되는지를 알려준다. 심지어 설사 책을 한권 쓰지 않았어도 지금부터 작가라고 말하라는 재밌는 팁도 알려준다.

나는 작가다라고 말하라. 사람들이 직업을 물을 때 그렇게 대답하는 것을 연습하라.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 어쨌든 한 걸음 나아가서 그렇게 말하라.’ (P123)

이런 작가로서의 역량뿐만이 아니라 작가라고 말하는 연습까지도 시켜주는 나탈리는 선생님이구나 싶었다.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작가라고 인식하지 못하면서 글을 얼마나 잘 써낼 수 있을까? 그런 자신감을 안겨주고 싶은 훈련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이가 내게 직업이 무어냐고 물어온다.“저는 작가입니다” “어떤 책을 쓰셨나요?” “앞으로 쓸 예정입니다라는 상상을 하니 완전 코미디다. 하하하~ ^^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니 은근 기분은 좋다. ^___^

작가와 가까운 곳에 산다면 점심을 함께하는 기회를 만들고 연락을 하며 지내라는 그녀의 조언을 들으며 내 입가엔 으쓱거려지는 미소가 떠올랐다. 비록 함께 점심을 먹을 수는 없지만, 나도 그런 작가 한 분 안다 이거지. 언제든지 조언을 부탁드리고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작가 한분을 든든한 배경으로 갖고 있단 말이지. 바로 선... 어깨가 으쓱거려졌다. 우선은 그런 분을 가까이 알고 있다는 자랑스러움과 나탈리가 말한 그것을 이미 내가 하고 있다는 흐뭇함. 기분좋음이다. ^^

 

간결하게 쓰기

지난 2월 수업 시간때는 실전적으로 유니컨들의 글을 가지고 훈련을 했던 간결하게 쓰기가 책에 다시한번 언급되어있어 또 한번 움찔했다. ‘아주그리고 정말은 최악이었다. 내가 쓰는 글에 얼마나 많은 아주정말이 들어있는지.

아주정말이라는 말은 불필요한 말이고, 왜려 그 표현을 씀으로써 내가 하고자 하는 의미를 희미하게 한다는 말에 맥이 빠져버렸다. 수업을 통해 내가 쓰는 글에 수도 없이 많은 쓸데없는 부사, 형용사, 그리고 접속사가 난동을 부린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이 찔리고 뜨끔했는지, 또 같은 내용을 글로 읽으니 부끄러움에 등에서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앞으로는 내 글 속에서 ’, ‘’, ‘아주’, ‘정말을 빼고, 내가 하고자 하는 표현을 직접적이고 당당하게 쓰겠다고 맹세를 했다. (제발 이 리뷰에 그것들이 없기를...)

 

묘사하기

 장미향을 맡아보라. 장미나 꽃, 꽃잎 같은 것을 난생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향을 맡아보라, 생애 처음으로 냄새를 맡는다고 생각하라. 강렬한 단어, 다시 말하지만 구체적인 단어를 찿아보라. 장미, 장미-보리, 장미-강물, 강렬한 기억이나 글귀, 그림이 떠오르면 그것을 적어라, 멋진 비유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다. 장미향을 맡고 인식의 외곽으로 나가보자.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난 낱말을 잡아서 끌어올려야 한다. (...) 글쓰기는 시각예술이다. 당신이 쓴 글에서 긂이 떠오르는지 확인해보라. (P192)

사물이나, 사람을 묘사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부분이다. 차라리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은 내겐 더 쉽다. 그것은 나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사물이나 사람, 또는 자연을 묘사하는 것은 그것과는 다르다. 있는 그대로를 듣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 그들이 그 장면을 그대로 그려낼 수 있도록 그려내야하니 내게는 표현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어려운 부분이다. 더우기 평범하고 식상한 단어에서 벗어나 시각적인 감각으로 내가 쓰고 싶은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낼만큼 묘사하는 것.

 

작가로서의 삶

나탈리의 삶이 모든 작가의 삶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결코 없으나, 분명 작가에게는 자기만의 세계가 존재한다.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삶이 있는가하면,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자기만의 세계라 함이 남과 공유하지 않는 세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나누고 보여주고 싶고 공유하고 싶어도 다른 이들은 그 영역에 들어서지 못한다. 그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모르기에 들어오는 방법을 모른다. 나탈리가 파리에서 헤밍웨이가 글을 썼던 까페를 순례하고 싶어할 때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의 친구들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 공감받지 못하는 미칠것 같은 야성이 가득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그들은 깊은 외로움과 지독한 고독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기에 삶에 열정적이었고 남성적인 매력이 가득했으며 작가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헤밍웨이도 죽음을 택했는지도. 어쩌면 죽음이 진정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라는 생각이었을지도. 그에게는 죽음이 어둠이 아니라 빛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닐까.

나탈리의 글을 읽으며 내 안을 가득 채운 느낌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녀의 외로움은 더 커보였다. 그게 어디 나탈리만 그랬을까? 많은 작가들이 그랬을 것이다. 제정신으로 있는 것 자첵 어둠이었다. 제 정신이 아니면? 그것도 어둠이었다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건지도. 슬픈 고백이었다.

 

실행과제

그녀는 이렇게 해보자라는 따뜻한 권유로 수 많은 팁을 올려놓았다. 그 중에 내가 책을 읽으며 함께 해본 팁도 있고, 해보지 않은 팁도 있다. 세어보니 16개의 팁에 포스팃을 붙여놓았다. 내가 해보고 싶은 훈련이나, 꼭 해야 하는 팁들이다. 내 공간에 올리는 글들에 이 팁들을 적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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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는 모른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Fleetwood Mac의 Songbird가 떠올랐다...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오늘에서야 올린다...

외로움이 내안에 들어와...

세상이라는 벌판에 혼자 서있다고 느껴질 때 듣던....

 

Songbird by Fleetwood M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