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넘 웃겼던 남편의 결혼 기념일 이멜~

pumpkinn 2013. 2. 21. 11:22

Cancun 호텔에서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한 컷~ ^^

 

 

2013년 2월 20일 수요일

 

자기야.

 

결혼기념일 인데 축하한다는 말도 없네...

 

섭섭하네.

 

각성좀해라.

 

섭섭하다라는 제목으로 남편으로부터 날라온 이멜내용..

 

 남편 결혼 기념일인데 내가 몰라줬구나...’

읽으며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웃음이 빵 터졌다...

세상에~

'내 결혼 기념일'이라니...

아니~ 자기 다른 여자랑 결혼한겨~?

 

내가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뻔했던 것은...

읽는 순간  내 결혼 기념일내 생일로 살짝 착각을 했던게다..^^;;

 

오늘이 우리 결혼 기념일인걸 뒤늦게 알고는 남편이 괜히 뒷통수를 친 것...^^

얼마나 웃겼던지...

 

 씨티 투어를 하면서 배경이 좋다고 잠깐 내려서 사진 찍으래서 폼 잡고 한컷~ ^^;;

 

가만 따져보니 벌써 20...

우리가 결혼한지도 벌써 20년이다...

 

그동안 재밌고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참으로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다...

그렇게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보내온 20...

 

인제는 많은 부분이 그대로 이해되고 ..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은 인제 그냥 받아들여지고...

그게 살을 맞대고 살아온 지난 세월들이 내게, 아니 우리에게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재밌는 것은...

전엔 내가 늘 피해자고, 희생자며, 나만 잃은 것이 많고...

결혼 때문에 나의 꿈을 접어야 했다고 생각하며..

내가 이렇게 살아주는 것을 감사해야 할거란 거만함이 가득했는데...

 

세월이 가면서 철이 좀 드는 듯...

아무것도 못하는 철부지 아내를 데리고 사느라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밖에 모르는 아내를 데리고 사느라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을까...

남편의 마음이 조금은 알겠는게다...

 

살림도 안되고 청소도 안되는 아내..

요리라고는 잼병에, 지금까지도 라면 2분밖에 끓이지 못하는 아내...

아직도 얼라처럼 하고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철부지 아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 사랑한다며 말해주는 남편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울컥~)

 

역시 세월이 흘러야 배움도 깊어지고.

나에게만 향해있던 이기적인 시선이 상대방에게 방향 전환이 되는건가 싶다...

 

사실 나는 오늘 우리 결혼 기념일인걸 잊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났던 것..^^;;

이렇게 결혼 기념일은 나는 늘 잊어버리고, 남편은 늘 기억한다.. 큭큭~ ^^;;

오늘은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가기로 했다...^^

 

즐겁게 보내고 와야지..^^

 

자기야 사랑해~ ^^

자기가 내 남편이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내가 더 잘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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