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브라질 본당 35년사를 읽다가...

pumpkinn 2013. 3. 6. 10:35

 

 

 

 

브라질 본당 35년사를 손에 들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편찬위원장의 인사말씀부터 시작하여 역대 신부님들 축하말씀..

추기경님들의 메세지 수녀님의 회고 하나하나 읽다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그게 어디 글로 올리신분들만의 노고이겠는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을까..?

어르신들은 그 모든 역경을 헤쳐내고 35년 역사를 이루어냈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본당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나는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에서 편안하게 미사를 드리는데...

처음에 브라질에 오셨던 이민자들...신부님들... 수녀님들...

그분들이 겪어야 하셨을 고통이 어디 말로 표현이나 될까..

이 모두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우리 성당이 이삐랑가에 있을 때부터 다녔기 때문에...

그 이전은 잘 모르지만 우리 바르나바 신부님께서 계셨을 그때부터는 또렷이 기억한다...

우리가 모두 얼마나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봉사를 하고 성당 건축을 했는지...

 

어르신들 말씀에 성당 건축을 하면서 그렇게 조용히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뤄낸다는 것은..

찿아보기 힘든 경우라는 말씀을 하셨을 만큼...

그렇게 우리는 하나되어 뭉쳤더랬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우리 성당이 세워지게 될 장소에서 시공식을 하는 날...

바르나바 신부님께서 감사 말씀을 하시다가...

깊은 감회에 울컥하시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시던 그 장면을...

 

그때 우리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감동스런 순간...

모두가 어려웠던 때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우리의 둥지를 드디어 세우게 되었다는 감격, 감동...

 

바르나바 신부님께서는 봉성체를 나가실 때면 리베르다시에서 종종 점심을 드시곤 하셨는데...

함께 봉사를 하시던 교우님이 리베르다지에서 식당을 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러실때면 그 주위에 있는 교우 가게에 꼭 들르시어 격려 인사를 주시던 바르나바 신부님...

 

일하고 있노라면...

"잘돼..?"하시며 그 크신 키에 활짝 웃으시며 손을 흔들며 들어오시는 모습...

"많이 팔아..."하시고는 금방 나가시곤 하셨다...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닌 사랑도 함께 파는 가게이기를..."

우리 가게 축성식때의 신부님의 말씀 또한 내가슴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나는 바르나바 신부님을 잊을 수 없다... 

엄하시고 무서우신 듯하시면서도...

따뜻하고 자상하시어 우리의 마음을 다 알아주시는 듯한 정이 많으신 아버지같으셨던 신부님....

우리의 모든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으셨던 신부님이셨다...

 

언젠가 한번 루도비꼬한테 잘해~”하시면서 꾸중아닌 꾸중을 주시던 신부님...

우리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신부님이시다...

 

본당 역사를 읽다가 바르나바 신부님이 떠올랐다...

언젠가 브라질에 오셨을 때 괜히 조심스럽고 어려워서 식사대접은 커녕...

제대로 인사도 못드린 것이 너무나도 가슴아프다...

뭐가 그리도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할만큼 어렵고 조심스러웠을까...

때때로 강하게 나타나는 나의 내성적인 성향때문이었겠지...

 

마음 한켠엔 늘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조용하면서도 든든한 시선으로 모든 신자들을 바라봐주시던 신부님...

연세가 많으셔서 혹 아프시지나 않으실지...

어디에 계시던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시기를....

 

언젠가 오시면...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드린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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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ano Guys의 연주...

Bruno Mars의 Just The Way You 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