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난리부르쑤였던 하루 – 가방

pumpkinn 2013. 2. 9. 23:53

 

며칠 전 포어 수업때 들고 다닐 가방을 하나 샀다.

천으로 된 가벼운 가방....

 

지난 학기에는 성경 공부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어찌나 쉽게 금방 헤지는지 안의 안감을 이은 실이 터지고, 천도 찢어져...

가방을 열면 너덜너덜하고 양사방으로 삐져나오는 터진 실들로 마음에 안좋았던 차...

문방구에 리예 바인더를 사러갔다가 한 쪽에 가방이 주루루 걸려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에는 아주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 그림이 붙어있는 색색깔의 가방들이...

각각의 스타일별로 싸이즈별로 걸려있었다...

 

나는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래 이 가방을 사자 싶어 우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골랐다...

그리고 포어 책이 들어갈 만한 싸이즈를 고르고...

그다음에 내가 원하는 무난한 색깔과 그림을 골라 하나를 사왔다.

 

짙은 밤색에 하얀 고양이가 붙어있는 그림인데 주 맘에 들었다...

씸플하고 귀여운게 얼마나 이쁜지...^^

그렇게 흐뭇해하며 집에 왔는데... 살짝 걱정이 되는게다...

혹시, 애리와 리예가 이쁘다구 자기가 한다구 하면 어쩌지..?

 

나는 집에 오자마자 애리와 리예에게 가방을 보여주고는 으름장을 놨다...

이거 넘 이쁘지..?”

~!!”

근데 이거 엄마 책가방이야 그러니까 너희 가진다고 하면 안돼~!!”

 

그랬더니... 둘이 똑같이 하는 말~

엄마 가져~ 내스타일 아냐~!! “ ß 이런다... -_-;;

 

맨붕였다~

나는 너무나도 예쁜데 지들 스탈이 아니라 관심없다니~

별로 안이쁜가..?

 

간사한 사람마음이란...

그렇게 좋아 죽겠었는데 요녀석들이 갖고 싶지 않다하니 다시 보게 되는 것...-_-;;

근데 요리조리 돌려봐도 넘 이쁘다.. *흐뭇~* ^____^

 

그래....

그러거나말거나..

나 좋음 그만이지... ^^

 

바로 요녀석이 내 포어 책가방...^___^

요건 조금 큰 가방이다. 큰 책이 들어가야 하니까.. ^^

 

 

그러고는 잠자려고 침대에 누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게다...

 

...그래...

조그만 싸이즈로 하나 더 사서 책과 내 플래너를 넣고 다니면 좋겠구나..’

 

그 생각이 떠오르자 가슴이 부풀기 시작했다..^^

빨리 날이 밝았으면...

그래서 빨리 가서 샀으면 하는 마음..^^

마치 소풍를 기다리는 꼬마 아이처럼 그렇게 나는 빨리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으면 꿈속에서 가방 사는 꿈을 꿨다...큭큭~ ^^;;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그날 아침은 그렇게 아침부터 한가하게 문방구에 갈 여유가 없었다...

아침에 은행일을 끝내놓아야 했고, 직원들 월급을 주어야 했고,

12시엔 은행 매니저와 미팅이 있었다...

게다가, 애리가 점심 사달라고 가게에 왔기에 곧장 문방구로 달릴 수가 없었다...

 

모든 일을 끝내고...

애리와 마침 또 놀러온 조카와 함께 같이 점심을 먹고...

조카는 삼촌한테 인사하러 간다고 남편회사로 가고 나는 애리와 함께 문방구로 향했다...

오우~ 오랜 기다림 끝에 온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시간~

 

나는 문방구에 들어가자마자 가방섹션으로 쌩~ 달렸다..

내가 원하는 그런 모델과 싸이즈가 있을까 찿는데...

통 보이질 않는다...

 

모델이 마음에 들면 내가 원하는 싸이즈는 없고...

내가 원하는 싸이즈가 있으면 원하는 모델이 아니고...

뭐 그런 시간의 연속...

이쯤되자 색깔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라는 마음마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구석구석 샅샅이 뒤지는데...

역시 내가 원하는 모델과 싸이즈가 눈에 띄지 않는다...

 

거의 포기를 할 즈음...

구석에 있는 한 모델이 눈에 띄었다...

썩 마음에 드는 모델은 아니었지만.. 최선책이 안되면 차선책으로 가는게 자연스런 과정...

대충 싸이즈가 내가 원하는 크기라 매보고 들어보다가...

그냥 이걸로 해야겠다싶어 어떤 다른색이 있나하고 주룩 걸려져있는 가방들을 들쳐보는데...

 

*번쩍~!!*

갑자기 내 눈에 빛이 들어오는 느낌~

 

가방 맨 뒷쪽에 매달려있는 가방 하나...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바로 내가 원했던 바로 그 가방이 거기에 그렇게 걸려있는게 아닌까~

나는 너무 좋아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으하하하하하~ ^^;;

 

애리한테 어떠냐고 물어보니 역시 넘 이쁘단다... ^^

어깨에 걸었더니 아주 편하게 걸린다..오호호~ ^^

 

얼마나 귀엽고 이쁜지..^^

속 안에도 비에 안젖게 보호 안감이 들어있었고...

따로 이것저것 넣을 수 있도록 지퍼와 주머니도 달려있고...

완전 정말 너무나도 마음에 쏙~ ~ 들었다~ ^^;;

크기도 딱 내가 원하는 그 크기고 색깔 좋고, 고양이와 꽃도 넘 귀엽고...

 

천으로 된가방 치고는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지만...(크지도 않고 조그만데..)

80헤알을 주고 샀다.. 달라로 40불 정도 될까..?

 

어쨌거나 나는 그걸 사면서 나오는데...

정말 하늘을 날을 것 같았다. 너무너무 좋아서...

얼마나 귀엽고 이쁜지...

애기가 너무 이뻐서 어쩔줄 모를때의 바로 그 느낌...

 

가게 오자마자 내 책이랑 플래너를 넣었다...

~ 들어간다...

어깨 맸더니 아주 편안하게 걸린다.. *룰루랄라~ 덩실덩실~ ^^;;

 

사실 플래너를 손에 들고 다니다가...

당체 몇번을 잃어버릴뻔했나...

정말 하느님이 도우신 것은...

잃어버렸을 때마다 택시에 두고 내렸을 때마다 그 선하고 착하신 분들이...

내 플래너를 내게 다시 갖다주셨다는 것이다..

플래너 안에 적힌 메모와 전화번호를 보고...

 

사례를 드려도 손사래를 치시던 마음씨 좋은 택시 운전기가 아저씨들...

제발 받아달라고.. 너무나도 감사해서 그런다고...

그래야 저를 도와주시는거라고 간곡히 말씀을 드리고 난 다음에야..

미안한 표정으로 사례비를 받으시던 아저씨들...

자그마치 그런 적이 3번이나 있었다...

 

책을 손에 들고 다니는 것도 이만저만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잃어버릴까봐도 그렇고, 손이 자유롭지도 못하고...

그런데 이렇게 조그만 가방이 있으면 책과 플래너를 함께 넣어다닐 수 있고...

잃어버릴 가능성도 적고 너무 좋은게다...

 

사실 나의 가방은 책과 플래너를 함께 넣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조그맣고 여성스런 분위기의 가방은 내 스타일과 울리지도 않거니와...

이것저것 갖고 다니는게 많아 여성스런 작은 가방을 들지 못한다...

 

그런데 왜 작은 가방을 또 들고 다니려하느냐고 물으면...

이유는 무거워서...

 

안그래도 이것저것 많아 무거운 가방에 책과 플래너까지 넣으며...

이건 완전 중노동이다...

그래서 무게를 줄이고자 손에 들고 다녔던 것인데...

작은 가방에 넣으면 무게도 분산되고 분실 위험도 줄어들고...

단지 가방을 두개를 가지고 다닌다는 불편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어깨 매는 것이니 손이 자유로워 좋은 게다...

 

암튼... 나는 어제 그 마음에 너무나도 너무나도 쏙 드는 가방을 사고는..

너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렇게 마음에 쏙 드는 무언가를 사고 너무 좋아서 폴짝폴짝 뛰던 기억이 내게 몇번이 있었을까?

 

그래...

한정판매던 조지마이클을 비롯한 엘튼존의 팬가수들이 낸 기념판인 Two Rooms를 구했을 때 그랬고...

23년을 찿아헤매던 나나 무스꾸리의 Pardonnez-moi를 구했을 때 그랬고...

구하기 힘들었던 조르쥬 무스타키의 씨디를 구했을 때 그랬다...

.. 글구보니 모두 CD..^^;;

 

바로 요거이 나를 미치게했던 고 조그만 (25 x30) 가방~ ^___^

커다란 꽃잎고 고양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지그 조가방안엔 내 책과 플래너가 들어있다. ^^

바느질도 얼마나 튼튼한지..^^

나중에 마음에 드는 다른 색이 있으면 또 하나 사야겠다. ^^

 

 

암튼, 나는...

보고보고 또 보고...

요리보고 조리보고...

어야둥둥 내사랑이여~

어쩔줄 몰라했다...^^

 

집에 오는 내내...

애리 넘 이쁘지~?”를 수 백번을 말했나부다...

 

나중엔 애리가 지쳤는지...

엄마 한번만 더 물어보면 나 가방에다 간장 부어버릴거야~ “ß 이런다~ (얄미운 가시내~)

 

남편한테도 물었더니...

~ 넘 이뻐~ 인제 그만해 알았지..? “ ß 이러는데 목소리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우리 조카한테도 물었다...

~!!” ß 씩 웃더니 짧은 대답 한마디다..

 

어제는 어머니회가 있었고...

그 가방을 들고 언니들께 보여드렸다...

언니의 벙쩌 하시는 모습에.. ‘안이쁜가...?’

 

회의가 끝나고 오면서 저녁을 먹었는데...

내가 너무 좋아서 저녁을 샀다... 하하하하~

그랬더니 소피아 언니가 가방 넘 이쁘단다~ 하하하하하하~ ^^:;

 

어제 새가방을 들고 비를 맞아 그 아끼는 가방을 첫날부터 비세례를 맞아 속상했는데...

언니 말씀이 축복의 비라고 하셔서..

조금 위로를 삼았다...^__^

 

봉헤찌로에서 저녁을 먹고 우리 동네로 와서 프란스 까페에서 카페를 마시고...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넘었다...

그동안에 비는 멈췄고.. 비 맞은 내 귀여운 가방도 다 말라있었다...^^

 

집에와서 나는 또 리예에게 자랑했다... (참으로 질긴 나...^^;;)

 

리예 엄마 가방 이뻐..?”

~” ß 별로 안이쁜 것 같은 대답이다...

리예 이거 엄마꺼야 알았지..?”

~” ß 별관심도 없는 톤이다...

리예두 사줘..?”

아니~”

“&%$@@#@@”

 

거참~

난 넘 이쁜데.. 지들 취향은 아닌가부다...

참 이상한 애들이네...

 

잘됐지 뭐...

안그랬음 내꺼 다라고 했건.. 사달라고 했거나...

돈 굳었다.. ^^

 

아침에 일어나..

소파에 예쁘게 앉아있는 내 가방을 보니 어찌나 흐뭇한지... *흐뭇~!!* ^______^

 

마리아에게도 자랑했다...^^

이쁘단다...^___^

 

인제 내가 어딜가든 나랑 함께 다닐껴~

에구 이쁜 내새끼~ ^____^

 

넘 귀여운 가방하나 사고....

참으로 행복했던 하루였다...^^

.

.

밝고 경쾌한 노랫말을 갖진 앟았지만.....

이 노래의 멜로디와 리듬엔 들뜨게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들으면 가슴에 북받쳐올라오는 뜨거운 무엇이 느껴지고...

이상하게도 어떤 들듬을 느끼게 하는게다...

 

그런 들뜸과 행복이 느껴졌던 엊다...

이 소박하고 작은 가방 하나로...

 

그런 나를 보고 하는 애리의 말이 재밌다...

"엄마가 그렇제 좋아하고 사고 싶은 가방이 루이비똥이나 샤넬이 아니라 다행이지..?"

재밌는 녀석~ 하하하하~ ^^

 

지난 날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노래...

오늘 나의 추억에도 함께하는 노래....

변진섭의 새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