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윌리엄스의 ‘피드백 이야기’를 읽고 - 리뷰
리처드 윌리엄스의 ‘피드백 이야기’는 내겐 참 특이한 느낌을 안겨준 책이었다. 피드백에 관한 이야기와 방법에 대한 책인데 마치 소설을 읽듯, 그렇게 감동으로 다가오며 자꾸만 눈물 그렁대게 했으니....
책을 읽으면서 피드백 강의를 주는 여자 강사님은 자연스럽게 이민정 선생님으로 오버랩되었다. 피드백을 주는 스타일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타일이 너무 닮았기 때문. 그래선지 이책이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
‘피드백 이야기’는 우리가 피드백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즉 우리는 우리 삶 속에 만나는 상황 속에 어떤 피드백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이 실례와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바로 리처드 윌리암스가 피드백이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이라고 말했듯이, 피드백의 강력한 힘을 책 전체를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리처드가 보여주는 피드백은 모두 4가지였다. 지지적인 피드백, 교정적 피드백, 학대적 피드백, 무의미한 피드백으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주고 받는 모든 피드백은 이 네가지 영역안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각 피드백이 우리 삶 속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퇴보하는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피드백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전해졌던건지도 모르겠다. 바로 우리의 삶이었으니까..
스콧이라는 팀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피드백 이야기. 처음 그가 당하(?)는 계획된 왕따에서부터 그가 잃을뻔 했던 최우수 직원인 제리와의 관계를 지지적인 피드백으로 관계 회복에 나서고, 또한 깨질뻔 했던 가정이 꾸준한 스콧의 피드백 노력으로 사랑 넘치는 가정으로 변화되어가는 모습은 단순히 테크닉을 보여주기 위한 예를 넘어선 감동을 안겨주었다.
스콧의 피드백 부분이 나올때마다 나는 우리 매장 분위기가 떠오르곤 했다. 혹시 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는 않는지. 나는 지지적인 피드백을 많이 해주는 편이지만, 혹시나 잘한다고 해서 너무 맡겨놓고 문제있는 직원에게만 매달려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가운데 Neide가 떠올랐다.
Neide가 우리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순진한 시골처녀. 처음에 인터뷰를 왔을 때는 내가 너무 바빠서 인터뷰를 하지 못해 미안하단 말과 함께 다음 날짜를 잡았다. 두번째 왔을 때도 너무나도 바빴기에 충분한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아이가 인터뷰를 왔을 때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대로 우리 매장 분위기에 맞게 훈련을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있으면 빨리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내겐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끈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네이지의 순진한 품성이 마음에 들었고, 두번째는 아주 예의바르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번씩이나 오게했음에도 예의바른 그아이의 자세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내가 직원을 뽑으며 보는 것은 우선적으로 품성이다. 물론 한번의 인터뷰로 다 알 수는 없지만, 그 동안의 경험은 그런 노하우를 나에게 선물로 안겨주었음은 고마운 일이다. 우선 예의 바른지, 정직한 느낌인지를 본다. 그것이 첫번째 관문이다. 우리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상냥하고 예의 바른 아이인지를 보는 것이다. 두번째는 3개월 연습기간 동안 그 아이의 배우려는 노력과 책임감 정도를 보고 영구적으로 나와 함께 할 직원인지를 결정한다. 판매 테크닉은 그 다음이다. 경험상, 판매 테크닉은 배울 수 있다. 물론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직원이면 더욱 좋겠지만, 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품성이 모자르고 손님들에게 예의없는 직원들은 참지 못한다. 내가 우리 매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손님들이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따뜻하고 친절한 서비스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경쟁이 심한 코스메틱 시장에서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가장 귀한 요소이기도 하다. 질 좋은 상품과 신제품, 좋은 가격, 서비스 이것은 내가 보는 가장 중요한 3대요소다. 이 3박자가 탁월한 리듬으로 돌아가면 손님은 우리 매장에 충실한 믿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듯이, 역시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 담긴 서비스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네이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경험이 전무한 이 아이가 얼마나 성장하게 되는지. 하지만 한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 그 아이는 별로 발전이 없었다. 숨이 턱 막히게 어이가 없었던 것은 타도시로 전화를 거는 방법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니 판매를 위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 하지만 나는 그 아이에게 좀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것은 온전히 그아이가 정직하고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의 결과는 못내고 있지만, 너무나도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느꼈기에 좀 더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그 아이가 달라진 것은 정확히 2개월 전부터다. 친절하고 예의바르긴 하지만 늘 자신이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손님을 대하던 그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자세가 당당해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으며 자신있게 손님들을 대하는 모습에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자연스레 그와 함께 그 아이가 올리는 판매량도 달라졌다. 처음 그아이가 들어왔을 때보다 몇 배를 팔고 있는 것이다. 한번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월급을 주며 피드백을 줄 때마다 너를 믿는다고 말해주었다. 이런저런 면에서 잘하고 있고, 지난 달보다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해주었다. 네가 네 안에 있는 능력을 믿기만 하면 네 스스로도 놀랄만한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네가 가장 자신있는 것부터 하라고 말해주었다. 전화 판매는 네가 아직 힘들어하니 우선적으로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을 정성스럽게 받으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밖에 등등등. 그때 그 아이가 내게 한 말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언젠가는 사장님이 저를 자랑스럽게 느끼시게 해드릴거에요..” 그 수줍은 얼굴로 분명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몇 달 전 내가 네이지에 한 말은.. “생각나니? 네가 내게 했던 말. 언젠가 네이지 너를 자랑스럽게 느끼게 될거란 말. 난 지금 네가 무척 자랑스럽단다. 넘 잘해주었어. 고마워. 인제 너 스스로 너의 능력을 느꼈으니, 알겠지..? 네가 얼만큼 큰 능력을 갖고 있는지. 나는 네가 그걸 느끼게 되서 기쁘단다..” 나의 칭찬을 들은 네이지는 얼마나 흥분하며 좋아하는지. 당연히 네이지는 자신의 성과에 합당한 월급을 가져갔다. 오른 월급을 주는 나도 무척 행복했다.
스콧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내가 일상 속에 경험하는 직원들과 함께 경험하는 부분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래서였나..? ‘피드백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자꾸만 울먹거려졌다. 그대로 감정이입이 되어선지, 아니며 mp3에서 흐르는 음악때문이었는지.. 나는 자꾸만 그렇게 눈물이 그렁대며 울먹거려졌던게다. 스콧이 마지막 수업에서 연설을 할 때는 급기야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흘렀다.
리뷰를 마치며...
나는 이 책을 스타벅스의 뒷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과 목덜미를 스치는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읽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오후. 커피와 함께 쿠키를 먹으며 그렇게 따스한 오후의 한가함을 만끽하며 읽었다. 책을 통해 느끼는 감동은 오후의 아름다움 속에 더욱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발걸음은 얼마나 행복했는지. 잔잔한 행복이 내 온몸을 타고 올라왔던 시간...
나는 다시한번 다짐을 한다. 내가 함께 하는 이들이 나의 관심을 느끼게 하고, 사랑받는 느낌으로 더욱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금까지보다 더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지지적인 피드백을 할 것이라고. 사랑하는 남편과 내게 삶의 의미를 안겨주는 고마운 우리 두 딸들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게. 내겐 너무나도 소중한 이들이기에 더더욱. 피드백처럼 강한 치유력을 발휘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내가 그의 와이프여서, 내가 그들의 엄마여서, 내가 그들의 리더여서 친구여서 동료여서 축복처럼 느껴지는 그런 나이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나의 인격을 다듬고 가꾸어 아직은 모나고 작기만 한 나의 그릇을 반죽하여 좀 더 크게 만들어 사랑으로 그득 채우고 그들에게 내 안에 가득한 사랑으로 주어지는 피드백. 그럼 내 삶은 얼마나 따듯해질까..? 얼마나 포근한 삶일까..? 일곱색깔무지개 빛깔로 그려지는 아름다운 나의 삶....
단순한 피드백 이야기였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아주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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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e Marlin - A Place Near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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