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Slipping Through My Finger....

pumpkinn 2012. 10. 12. 23:13

이번 여행에서 나의 사랑하는 애리와 리예...^^

소라를 잔뜩 발견하고는 신기해하는 두 녀석들...^^

리예는 장차 분명 그린피스에서 일할게다. 저럴수는 없는 것...

어쩜 절케 자연 보호에 관심이 많고, 죽은 무엇을 보면 마음 아파하는지...

죽어있는 해파리를 보며 가슴아파하고, 새끼 게를 살려주러 아빠랑 바위섬(?)까지 다시 갔다왔다..

 

 

나는 우리 애리와 리예가 가게에 오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맹자의 엄마처럼 맹모삼천지교까지 실천을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애리와 리예는 내겐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삶의 생계 형태에서 벗어나..

자기들이 원하는 삶, 자기들이 좋아하는 전공을 살리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애저녁에 가게와는 거리를 두게 했던 것이다.

 

17년이 넘게 살면서..

애리와 리예가 가게에 온 것은 열 손가락에도 안 든다...

우리가 가게 근처에 살았을 때 조차도..

마리아에게 어렸던 애리와 리예를 가게에 데려오지 못하게 했더랬다..

그러한 이유로 말이다...

 

그런 가운데 세월은 흘렀고 애리와 리예는 자랐다...

애리는 인제 어엿한 대학생이고, 리예는 고2다...

 

거의 아무도 없던 해변가에서 우리만의 시간..^^

장난치며 웃는 모습이 이뻐서 한 컷~ ^^

 

몇 달 전...

애리가 학교 행사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다는게다..

엄마가 화장품과 관계된 매장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 애리와 리예는 크림도 제대로 없다..^^;;

그래서 필요한게 있으면 애리더러 직접와서 골라가라고 했다...

 

애리가 분명히 3시까지 온다고 했는데 오질 않는다..

우짠 일이지..? 핸드폰도 꺼져있고... 

엄마가 약속 시간을 안지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애리와 리예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연락도 없고....

 

3시 반이 다 되어서야 사무실에 들어온 애리...

시간 맞춰 가게에 왔는데 엄마가 없다고 했단다...

그래서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_-;;

 

알고보니 우리 직원 아이들이 애리가 내 딸인줄 모르고...

"학생 엄마..? 안계시는데요..?" 했던 것...^^;;

왜 엄마 딸이냐고 말하지 않았느냐니까..

자긴 당연히 자기를 안다고 생각했고, 단순히 엄마가 어디 나갔나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직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손님이 자기 엄마랑 우리 가게서 만나기로 했나부다..했던거고...^^;;

 

다행히도 점심 먹고 돌아온 매니저가 상황 파악을 했고...

애리가 내 사무실로 무사히(?) 들어오게 되었는데...

상황이 너무 웃겼던게다...

그래도 그렇지 얼마나 가게를 안왔으면 직원들도 몰랐을까나...^^;;

 

그러고보니 애리가 어렸을 때 왔다 갔었고...

지금은 어엿한 숙녀가 되어있으니, 우리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가 많아지기도 했지만...

몰라보았던 것은 당연했다...

 

어제 아카데미에 신청하기 위해 수표가 필요하여 다시 가게에 와야 했던 애리...

아이들에게 미리 연락을 해놓았다..

애리가 올테니 오면 네 엄마 누군지 모른다고 없다하지 말고...내려보내라고 말이다..^^;;

 

모처럼 가게온 애리...

오랜만에 둘이 까페에 가서 함께 커피를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애리는 인제 딸이라기 보단 친구같다...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한다..

운전 시험 본 이야기, 친구 이야기, 친구와 친구의 남자친구 이야기...

학교 시험 이야기.. 학교 파티에서 생긴 이야기... 교수님 이야기..

자기대학 친구들이 경쟁 대학 아이들을 어떻게 말하는지.. 등등...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다...^^

 

애리는 참 속이 깊은 아이다..

때로는 철없는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그 전날도 잠든 나에게 "엄마 미안해~"하고 뽀뽀를 해주고 간다...

눈물이 핑~ (물론 지가 잘못해긴 했지만서두..^^;;)

 

집에 가는 길에 내가 싸온 도시락까지 가져갔다...

싫었을텐데, 군소리 안하고 자기가 가져가겠단다...

 

리예는 아직 너무나도 개구장이 애기 같은데...

어찌 둘이 이리도 다른지.. 겨우 2살차인데..^^

 

둘 다 참 잘자라줘서 고맙다...

엄마가 가장 필요했던 그 순간에 엄마의 빈자리를 고스란히 느껴야만 했던 애리와 리예...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아이들로 잘 자라줘서...

그래서 더 고맙게 느껴진다...

 

음...

이렇게 쓸려는게 아니었는데...

삼천포로 빠졌다...

 

그냥 올린다...

.

.

영화 맘마 미아 OST 중 Slipping Through My Finger...

결혼하는 딸 아만다 사이프리드 바라보며, 머리를 빗어주며...

지난 날 딸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며 부르던 엄마 메릴 스트립의 노래...

이 부분에서 얼마나 울었던지...

 

글과는 안 어울리지만...

엄마 마음을 담고 싶어 이 곡으로 골라보았다...

 

우리 애리와 리예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이 세상의 딸들을 낳아준 엄마 아빠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이 가득하기를....

 

가슴 북받쳐 차오르는 감사와 사랑...

인제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면서...

 

Slipping Through My Finger........

.

.

 

내친김에 한 곡 더 올린다...

 

내겐 이렇게 아름답고 잊을 수 없는..

우리의 Last Summer가 있었을까..?

 

그들의 Last Summer는 나의 Last Summer 되어

내 가슴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떤 곡...

그래서 기어코 잠 못이루고 밤새도록 들었던 한 곡...

 

Our Last Summer...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과 달랐던 현실...  (0) 2013.12.14
아프리카로 떠난 애리...  (0) 2013.12.11
애리도 떠났다...  (0) 2012.07.05
리예를 여행보내며...  (0) 2012.06.30
브라질의 재밌는 신입생 환영회...  (0) 201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