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되기를 몇 날 몇 일을 손꼽아 기다렸는지...^^
마치 처음 학교에 들어가는 국민학교 1학년생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함께 했던 지난 몇 주였다....^^
몇 주 전, 매캔지 대학 어학 코스 중 포어반에 등록을 했는데..
바로 오늘이 그 수업 첫 날이었던 것...^^
사실 브라질에 산지 17년이나 지난 지금에야 포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살짝 부끄럽기도 하지만...
언제든 내가 시작하는 그 때가 바로 나의 때임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그런 부끄러움은 살짝 옆으로 제쳐 놓을 수 있었다...
어느 나라에 가던 내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바로 언어 공부다..
새로운 문화에 가장 빨리 적응 하는 것은 바로 언어를 빨리 익히는 일인데...
나의 그런 학습열이 브라질에서만은 적용이 안 되었던 것은...
바로 3년만 있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남편과의 계획 때문이었다...
곧 돌아갈텐데....
그러니 어학 공부하느라 시간 빼앗기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는 이유도 있었지만.
스페니쉬를 하기 때문에 포어를 조금 빨리 배울 수 있었고...
그냥 사는데는 별 지장이 없으니 3년만 잘 견디자...라는 이유가 결정적이었는데...
웬걸~ 3년만에 미국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계획은 여러가지 일들로 무산되고...
이렇게 브라질에서 17년째 살고 있는게다...
아무리 비슷하다고 할지라도, 문화가 다른 언어다..
대충 손님들과 대화하며 배운 언어는 역시나 대충 표현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언어에 욕심이 많은 나는 정확히 말을 하고 싶고, 정확히 표현을 하고 싶었고...
언젠가부터 포어 공부를 해야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다가온 게다...
수업 첫 날인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샤워하고 연지곤지 바르고 꽃단장(?)하고 학교로 향했다..^___^
남편은 와이프가 학교 간다고 들떠서 아침부터 난리 부르쓰 추는 모습이 재밌는지...
굳이 데려다 주겠다고..^^
나는 그렇게 우아하게 학교에 도착했다...^^
누가 대학교 아니랄까봐 세상에 웬 학생들이 그리도 많은지...
그들 사이로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침에 조금 더 일찍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접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다...
어쨌든, 강의 시간은 다됐고....
강의실이 어딘지 몰라 사무실에 물어봤더니, 우선 복도에서 기다리란다...
잠시 기다릴라치니 선생님이 반별로 불러서 교실로 데리고 들어간다...하하하~
완전히 무슨 국민학생 수준~ ^^;;
우리반 선생님은 Katia라는 이름의 아주 예쁘고 세련된 선생님이었다...
짧은 머리에 빨간 블라우스에 청바지, 네츄럴 색 가죽 쟈켓.
흠~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포티한 스타일의 선생님이었는데, 수업도 얼마나 잘 가르치시는지..
아주 맘에 들었다. (난 학생으로써 선생님의 교수법에 아주 민감하다. 엄격한 학생이라고 할까..^^;;)
함께 한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과 전학기 수업을 같이한 이들도 있었고..
나처럼 새로운 학생도 있었다...
오늘 함께 공부한 학생은 모두 9명이었는데, 정말 국적도 여러가지였다..
일본 분들이 주로 많았고, 캐나다, 시리아, 대만, 오스트리아, 그리고 한국 등등...
재밌는 것은, 일본 아주머니들의 활발함이었다..^^
어떤 일본 분은 그날 처음 보는데도 들어오면서 자기 이름을 대면서, 한명한명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시는게다...
그 깍뜻한 예의바른 모습과 말도 제대로 못하시면서 그렇게 열심히 표현하는 그들이...
참으로 아름다워보였고 감동이었다...
그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면서 그나라의 국민성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대만 여성도 한 분 있었는데...
물어보는 질문에 얼마나 열심히 대답을 하는지 이 대만 여성분도 예외는 아녔고...
(참고로 이 반에 모인 학생들은 대부분 온지 1년 미만의 사람들이었다...)
말은 하고 싶고 단어는 딸리고 부족한 부분은 영어로 채우고...^^
넘 귀여웠다...^^
모든 일본 분들과 대만 분은 남편이 브라질에서 일하기에 따라오게된 주재원들의 부인들이었고...
캐나다인은 와이프가 브라질 대학에서 MBA를 밟기 위해 브라질에 온 케이스고...
(이 사람은 별로 마음에 안들었다. 백인 특유의 거만함에 인격이 드러날 만큼 잘난척을 해서..^^;;)
시리아 인은 인터넷으로 안 여자친구가 브라질에 살기에 왔다하고...
오스트리아 남자는 영어 선생님이란다...
한국인으로는 나와 한국에서 발령나온 건축엔지니어 주재원 분이 한 분 계셨는데...
대체적으로 한국 남성분들이 그렇듯이 참 수줍음이 많은 분 같았다. ^^
이제 결혼한지 1년이 되었고, 와이프가 브라질에 온지는 한 달 되셨단다...
아직 어린티가 흐르는 모습이 꼭 대학생 같았다...
오늘 수업 중 자기 소개를 하면서 느낀 것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수동적이라는 것...^^
“누가 할까요..?” 하고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대체적으로 다른 나라 학생들은 시키기 전에 능동적으로 임하는데...
나와 그 한국 분은 선생님이 시킬때까지 가만 있는 것이었다..^^;;
사실, 공부에 있어서 겸손하지만 수동적인 나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 브라질에 산지 얼마 안되는 분들 앞에서...
브라질에 오래 살았기에 더 잘 아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
내가 손을 들고 잘난척하며 이것저것 대답을 한다는 것은...
그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님을 잘 알기에 가만 있었을 뿐...
내 차례가 돌아왔을 때...
내가 17년을 브라질에 살았다고 하니 다들 얼마나들 놀래던지... ^^;;
물론 그 놀람 속에는 “그런데 왜 이 반에 온거야..?”하는...
무언의 질문이 포함되어져 있음을 알기에...^^
나는 포어를 정확하게 말하고 싶고, 부족한 문법을 보완하기 위해 들어왔다고 간단하게 말했다...
수업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수업은 끝났다. 아쉬웠다.
수업이 끝나고 난 후 나는 빨리 학교를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가게로 돌아오는데...
얼마나 웃기는지...^^
이렇게 시위는 당겨진거구나...
열심히 하자..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해... 지난 학기 것은 혼자서 책보고 공부하자...
본격적인 시간 관리가 필요하겠구나...
유니컨 수업과 포어 수업 그리고 솔개팀 독서를 위해 시간관리를 제대로 해야겠다..등등..
내 머리 속에는 여러가지 계획들로 가득 찼다...^^
정말 시간관리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컨 수업도 축제도 만만찮고...
포어는 힘들거야 없지만 어쨌든 시간을 들여야하고...
이번에 유니컨 축제 도서인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참으로 적시에 읽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이 들었다...
정말 이번엔 앤써니 라빈스의 말처럼....
확실한 ‘결단’으로 내 삶을 바꾸게 되는 터닝 포인트로 점찍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
인제 정말 대충 그럭저럭 사는 내 삶에...
마침표를 굵게 찍어야 한다...
‘해봐야지..’하는 희미한 결심이 아니라...
‘꼭 해내가 만다’는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의 앤써니 라빈스의 결단을 내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
주.사.위.는.던.져.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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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치게하는...
Aele의 Set Fire to the Rain.....^^
오늘은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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