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까...
월요병이라고도 표현하기 힘든 감정 속에 월요일을 맞았다...
이런 느낌이 들때면 꼭 일이 생기곤 하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어쨌든...
내가 부딪혀야 할 일이니 어떤 일인지 보자...하는 마음이었는데...
가게에 일을 나가자마자 잠시 한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지난 토요일과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보고 받기 바쁘다...
그 여러가지 문제들 속에 가장 큰 문제는...
우리는 전시회 때가 되면 일손이 필요하기에 6-7명 정도 임시 고용을 하는데..
그 중의 한명인 모니까라는 아이가 약속한 기간이 되기 전에 그만두겠다는 거였다...
들은 이야기즉슨,
전시회 물건을 준비하는 담당자 아이가 너무 무섭게 한다는 것...
그래서 도저히 있지 못하겠다는 것..
사실 순간 화가 났다...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하나...
이정도로 그만두겠다니 고생을 안해본 모양이군~ 등등~
여러가지 짜증섞인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스탁 책임자인 아드리아노는 고지식하고 꼼꼼하고 아주 정직한 아이다.
그에 책임감까지 강하니 그런 직원을 내 회사에 두었다는 것은 내게 축복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아이들의 실수를 보질 못한다는 것이다..-_-;;
그리고 그 아이가 배울때까지 기다려주지 못하고 쫓아다니면서 잔소리를 하고 지켜보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숨이 막히는 상황..
매니저는 그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했지만...
오늘까지만 일을 하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온 모양이다...
나는 나가겠다는 아이를 붙잡지는 않는다...
일하는 분위기를 불편하게 하며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염시키니까...
모니까에게 오늘까지 일한 임금을 계산해 주면서 나이를 물으니..
18살이란다...
18살이라는 대답에 우리 애리가 떠올랐다...
우리 애리가 지난 1월에 18살을 하지 않았나..
애리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모니까는 엄마를 도와드리러 일을 하는 것...
그래도 참 밝고 이쁜 아이라, 왜 우리 매니저가 이 아이를 이뻐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아이의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수를 두려워하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한 것이 느껴졌다...
왠지 딸같은 마음이 드니 그냥 보내기가 안스러운 마음에...
네 나이는 실수하는 나이지 성취하는 나이가 아니니..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나이에 실수를 많이 해봐야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음을 그 아이가 알았음 했다...
우리 애리가 떠올라, 우리 애리에게 해주는 이야기를 모니까에게도 해주고 싶었던 것...
어쨌든,
나는 그 아이에게 너의 결정을 존중하니 붙잡지는 않겠지만...
다음 네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면 조금 힘들다고 그만두지 말고...
한번 부딪혀보라는 부탁하지도 않은 조언을 해주었다....오지랍은 넓어서...
우리 애리가 첫 직장에서 이런 상황이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생각하게 해보는 사건이었다...
소포..
얼마전 성바오로 서점에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더랬다...
우리 성당 성물방에서 구할 수 없는 싸이즈의 성경책과 포켓 성경...
눈이 워낙 안좋다보니 안경을 써도 글이 잘 안보여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해서 싸이즈도 넘 크지 않고 글씨는 큰 그런 성경책을 사고 싶었는데...
마침 성물방엔 바로 내가 원하는 그 성경책이 다 떨어진 것...
여쭤보니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말씀...
해서 혹시나..하여 인터넷을 주문을 했는데...
그 우편물이 오늘에야 도착한 것이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정말로 감격이었다...
처음 교보로부터 우편물을 받았을 때의 그 벅찼던 감동보다 더 감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오로 서점으로는 처음 주문한데다가,
사실 내가 주소를 온전히 기입을 하지 않았던 상황이라..
제대로 와질까 기다리는 내내 걱정이 많았던 때문이다....
두 권의 성경책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싸서 보내주셨는지...
게다가 ‘서원지기 수사가 드립니다.’ 라는 스티커가 붙여있는...
‘나의 변모 이야기’라는 조그만 책자와 카드, 그리고 차 한봉지까지 함께 보내주셨는데...
그 하나하나 수사님들의 정성이 느껴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의 변모 이야기’라는 조그만 책자를 읽어내려가다가...
그만 눈물이 흘렀다...
그대 절망해도 좋습니다.
그대 아파도 좋습니다.
그대 또 넘어졌나요?
그대 눈물이 흐르나요?
그대 어깨가 무거운가요?
괜찮습니다.
힘들어도 좋습니다.
어찌 빛을 어둠 없이 만나겠습니까!
이 얼마나 따뜻한 위로인지...
마치 나를 위해 쓰신 글처럼 그렇게 내 가슴에 살포시 들어와...
내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했다...
그 안에 포함되어져 있는 '어둠표'...
하루를 살다가 내 마음에 어두움을 안겨주는 것은 무엇인지...
또한 감사할 일은 무엇인지를 기입하는 ‘어둠표’는...
내겐 아주 새로운 거였다...
이 ‘어둠표’를 보며....
요즘 내 안에 함께하는 어두움이 무엇인지..
나는 왜 요즘 이렇게 쉽게 어두움에 빠지는지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뿌리가 어디에서부터 퍼져오는 것인지...
그럼으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사실 처음 주문 할때 마음은...
포켓 성경을 가방에 넣고다니며 읽겠다는 기특한 취지였는데...
글씨가 너무 작아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먼지 안묻게 고이 잘 간직하고 있다가...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어야겠다...
지금 이 느낌을 올리는 나는 마음이 많이 편해져있는 상태다...
아침에 일하러 나갈 때는 참으로 불편한 마음을 안고 나갔는데...
그래도 돌아올 때는 기분이 풀어져 좋아져서 왔다.
정말 요즘은 하루하루가 긴장된다...
이 모두 내가 끌어당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고....
어쨌든...
이번 주말은 드디어 전시회...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갖고 있으려고 노력중이다...
.
.
학창시절 내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곡...
REO Speedwagon의 I Can't fight this feeling anymore....
들을 때마다 나를 전율케 하던 곡...
생각하면 할수록 그리운 시절이다...
시간은 지나도, 세월은 흘러도 그때의 그 느낌은 어떻게 그토록 선명할 수 있는건지....
요즘은 정말 나를 붙잡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다....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한번의 전시회가 끝났다... (0) | 2012.03.31 |
---|---|
너무나도 감사했던 하루.... (0) | 2012.03.22 |
하루살이... (0) | 2012.03.15 |
하루 일상 하나, 둘, 셋... (0) | 2012.03.10 |
KONY 2012 동영상을 보고... (0) | 2012.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