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비....

pumpkinn 2012. 1. 20. 09:36

 

 

 

일주일내내 비가 계속 내렸다...

덕분에 운동을 접어야 했던 지난 며칠....

 

오늘...

하늘을 보니 꾸물꾸물은 한데..

비가 안오니 나는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는 책을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운동이 끝난 후 사라이바에서 책 좀 읽고 오려는 마음에서였다...

 

거의 운동이 끝날 쯤...

한 바퀴를 더 돌까..아니면 그냥 사라이바엘 갈까...갈등 하던 차...

그래.. 한 바퀴만 더 돌자..’하는데...

머리에 뭔가 툭 떨어진다...

 

~? 빗 방울~?’

 

이쯤이야 하고 가려는데 빗 방울 굵기가 심상찮아 되돌아와 사라이바로 향하는데...

몇 발자국도 못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다행스럽게 나는 바로 공원 앞에 있는 키오스크에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바로 내 코 앞에서 떨어지는 비를 보고 있는 동안...

여기저기 사람들 비를 피하느라 모여 들고...

줄을 잘 서는 나는 그나마 그 좁은 공간에서도 제일 좋은 몫을 차지하고 서있었다...^^

기둥 앞에 서있어서 기댈 수 있었기에 조금 덜 힘든 자리..^^;;

 

30분쯤 기다렸을까..?

내리는 비는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그 세기를 더해간다...

책만 안가져갔으면 비를 맞고 집에 갈텐데..

책이 젖으니 그럴 수도 없고...

 

키오스크 주인에게 혹시 우산이 있느냐니까 다 떨어졌다며 우비는 있단다...

사실 나 때문이 아니라 책 때문에 그런다니까 비닐 봉지를 주시네..

얼마나 고마운지...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게 얼마나 간사한지....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책만 없으면..’ ‘책만 안젖으면비를 맞고 갈텐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이 안젖을 수 있게 되자 갈등이 생기는게다...^^;;

 

비를 맞고 갈까..?’

아니면 좀 더 기다려볼까..?’

10분쯤 갈등을 했나...?

 

실은 비를 맞는게 두려운게 아니라...

비를 맞으며 가는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머쓱할것 같았던 것...^^;;

 

사실 언젠가부터 이렇게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한번 맞아보고 싶었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그래보질 못했으나...

오늘은 그 모든 상황이나 조건(?)이 완벽하지 않은가...^^

 

용기를 내어 함께 비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빗속으로 뛰어들었는데...

일단 시작이 어렵지 뛰어들고나니 얼마나 홀가분한지...^^

괜히 웃음이 나왔다... 대체 뭐하는겨~ ^^:;

실연당한  것도 아니고 영화찍는 것도 아니고...^^;;

 

비를 맞으며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궁금했다....

어렸을 때 비를 맞고 놀기도 하고 집에가다 교복 입고 비를 쫄딱 맞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의 느낌과 커서의 느낌은 다분히 다를 터...

소설 책에서나 영화에서처럼 그런 분위기있는 느낌일까..싶었던게다....

 

그런데 막상 비를 맞고 걸어보니...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그닥 로맨틱한 느낌은 아니었다.. 하하하~ ^^

 

안경에 맺히는 빗방울 때문에 앞도 잘 안보이고...큭큭~ ^^;;

결국 안경을 벗고 걸어야 했고... ^^;;

게다 옷이 그 잘난 몸매에 쭈아악~ 붙어 신경만 쓰이고...-_-;;

뭐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것도 없는 빗속으로 걷기...^^;;

 

어쨌거나...

언젠가부터 해보고 싶은 빗속을 걸어보기....

소원 풀었다~ 하하하~ ^^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이 뭔지 모를 정체 불명의 충만감은 또 뭐란 말이냐...^^

 

그동안 나를 신경쓰이게 했던 리에 해외연수 건도 오늘 모두 끝나고 나니...

마음이 더 편해졌던 것 같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고....

그때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비를 맞고 와야 했을 걸 오래 기다렸으면 올메나 억울했을까...^^

.

.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노래..

장님 가수 Jose Feliciano...

그가 TV에 나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를 때마다 코 끝이 시큰거리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이렇게 맑은 목소리를 가졌는지....

오랫만에 듣는 호세 펠리시아노의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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