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못말리는 왕자병 남편...

pumpkinn 2011. 11. 24. 04:04

 

 

 

어제 남편이 필요하다며 명령요구(!!)한 자료를...

내가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자료를 보내버렸다..

 

그래서 어제 남편한테 머리 뚜껑열리게 혼나고는...

씩씩 거렸는데...

가만 생각하니 꼭 남편이 부탁을 하지 않았어도..

내가 알고 있어야 했던 부분이라..

오늘 가게 오자마자 그 자료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더니...

시간은 좀 걸리지만 대충이 아닌 정확한자료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게다..

 

얼마나 신나던지...

오늘 아침 남편에게 보낸 이멜이다..

 

자기가 부탁한 Relatorio 정확하게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

그런데 시간이 좀 필요해. 1주일 정도.

 

(중략)

 

시간을 좀 내서..

아예 정확한 데이터를 뽑아서 자기한테 보내주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두 될까..?

.

.

 

괜히 이멜 잘못 보내서 또 혼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엿보이는 내용...

(어흑~ 나 꼭 일케 살아야 해~?)

 

다음은 남편이 보내온 답멜~

 

자기야.. 고마워.

내가 좀 예민해졌지... 얼마나 맘 고생이 많았어.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잘되기 위해서 내가 이러는 것이니 항상 나에게 감사하고

얼마나 신경을 쓰면 저럴까 하고 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길 바래...

비록 너가 밥을 안하고 그러지만 내가 영양실조에 안걸리는 것만 해도 고마운일 아니겠어?

하지만 너가 말로 표현을 안해도 난 알아. 너가 나를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지.....

굳이 말할필요없어.

 

그럼 자기야.

나의 사랑을 받으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너의 모습에 나의 값진 사랑을 전하며......

 

너의 하늘 ..

 

명자.

세자.

용자.

님이...

  

푸하하하하하~ ^^;; 아고 배야~~!!! ^^;;

우짜면 좋아~!! 뭔 하늘~? ^^;;

 

읽다가 완전 웃음이 빵~ 터졌다~ 하하하하~

이 구제불능성 자기밝힘증 남편을 우짜문 좋아~

 

이거 완전 뭐~ 거의 임금 마마와 무수리와의 관계라고나 할까~

 

어제 밤에 된통 혼나구선..

입이 이마아안큼~ 나와서는...

오늘 쌩~하고 나왔는데...

덕분에 기분이 확 풀어졌다~ ^^

 

성격이 불같은 남편...

때때로 정말 나를 돌아가시게 하지만...

이런 귀연 맛에 내가 지금껏 좋다구서리 함께 살고 있는 것 아니겠나...^^

 

덕분에 한바탕 유쾌한 웃음 가득한 오후였다~ ^^

 

땡큐~!! 냄푠~!!

.

.

 

그런 의미로...

오늘은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로 하나~ ^___^

 

글 분위기와 살짝 안어울리지만...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

 

 

 

시인의 마을

                                          정태춘

 

 

창문을 열고 내다봐요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감고 들어봐요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발굽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 주리오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주리오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건네 주리오
작은 잡아 주리오

누가 운명의 동무 되어 주리오
어린 시인의 되어 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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