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아름다웠던 일탈...

pumpkinn 2011. 11. 22. 11:36

 

이번 여행에 초대해주신 쎄실리아 언니...

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언니의 신앙 안에서 감사하며 사시는 삶 속에...

나는 내가 누리는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얼마나 감사할 줄 몰랐는지...

불평 불만을 가지고 사는 나는 아니지만...

내 안에 큰 구멍을 만들어 놓은 공허함은 감사를 잊어버림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되었다...

언니 너무 고마웠어요~ 사랑해요~ ^^

 

난 주말에 남편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적어도 플랜은 그랬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하는 여행을 취소하고 나 혼자 떠났다.

이유인 즉슨, 애리와 리예를 두고 둘이 비행기를 타는 것이 불안했던 것.

 

만의 하나라는 경우의 수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업어서..

대학 시험을 앞둔 애리도 그렇고 연말 시험 중에 있는 리예도 그렇고...

행여나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우리는 여행을 떠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목적은 나를 쉬게 해주기 위함이었기에..

마침 주말에 쉬러 가는데 함께 가자는 쎄실리아 언니의 제안에 ~!!”하고 따라나선 것...

 

정말 쉼이 필요했던 요즘이었기에..

남편이 등 떠밀어 보내준 여행...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런 날도 오네..^^

 

우리의 목적지는...

언니가 휴식이 필요할 때면 이곳엘 자주 간다고 하시는Agua São Pedro..

새벽부터 일어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6시 반에 떠난다는 버스...

혹시 늦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잠까지 설치고...^^

고맙게도 남편은 일찍 일어나 나를 데려다 주었고..

도착하니 언니는 먼저 도착하셔서 표를 사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

 

가는 동안 우리는 모자랐던 잠을 청하고...

9시반에 되어서 우리는 도착했다...

언니 말씀에 의하면 빨리 도착한거라고...^^

 

우리는 언니가 늘 묵으시는 호텔로 향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음식이 맛있다며 언니가 살짝 귀뜸을 해주신다...

가서 보니 언젠가 큰 형님이랑 아주버님과 함께 왔던 바로 그 호텔이라 반가웠다..^^

 

분수 앞에서... 한 컷~

밤이 되면 시간마다 음악과 함께 컬러풀한 분수 댄스가 시작된다...

아고~ 저 베둘레햄을 우짜나~ ^^;;

 

 

우리는 대충 짐을 풀고 그곳은 꽉 잡고 계시는 언니 따라 졸졸 쫓아간 곳은...

유황 목욕도 하고 맛사지도 하고 싸우나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맛사지를 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우리는 덩달아 예약을 하고는 언니를 따라 쭐래쭐래 쫓아간 곳이 바로 사우나...^^;;

사우나는 나는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뜨겁고 답답하고 게다가 숨을 잘 쉬질 못하니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게다...

 

그런데...

언니가 드라이한 곳이라 좀 덜 힘들거라며 나와서는 찬물에 들어가면 그 기분이 넘 좋을거라며..

참 좋다고 한번 해보라고 강추 하시니 일단을 따라갔다...

대체 뭐가 그리 좋은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언니는 맛사지 순서가 되서 들어가고...

나 혼자 덩그마니 있는데.. 거참~

이상하게 다른 공간과는 달리 그 공간에는 사람도 없고 다른 아무것도 없다보니...

나 혼자 놀아야 하는데... 당체 혼자 놀 거리가 암것두 없는게다.

오로지 사... 공간과 찬물 수영장... ~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혼자 들락달락 하면서 노는데...

꽤 재밌는게다...^^

나중엔 찬물 수영장에서 퐁당퐁당대면서 물장구도 치면서..

나름 잠수도 하면서 어렸을 때 목욕탕에서 수영 놀이 하듯 그렇게 재밌게 놀았다..^^;;

 

그렇게 한참을 놀고 있는데 언니가 나오시고...

한 시간 쯤 후에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는데...

맛사지도 처음 해보는 아지메...^^;;

앞으로 누워야 하는지 엎어서 누워야 하는지...^^;;

 

키도 크고 덩치도 큰 Silvana...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푸근하게 생긴 아줌마였다...

들어가니 명상 음악 같은 것을 틀어놓았는데 마치 무슨 기도하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어디 아픈 곳이 있느냐고 묻더니...

긴 줄 끝에 크리스탈 유리공 같은 것이 달린 무언가로 내 몸 위로 갖다대니..

혼자서 원을 그리는 모먕새를 보며...

어디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알아맞추는 것이 맛사지를 받으러 온 건지..

점을 보러 온 건지 살짝 헷갈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맛사지를 받는데 아파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특히 아팠던 부분들은 에너지가 뭉쳐있는 곳이라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면서...

얼마나 자상하게 내 몸의 상태를 이야기 해주는지...

참 신기했다...

 

나중에 맛사지가 다 끝나고는...

혼자서 기도처럼 중얼거리는데 가만 누워있는 내 눈에서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맛사지를 받으러 간건데...

마치 내 영혼이 위로받는 그런 느낌...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그런 평온함과 잔잔함이 나를 감싸고...

 

끝나고 나오며 고맙다고 인사하는데...

엄마같은 품으로 꼬옥 안아준다....

그래서 또 내 눈엔 눈물이 고였다...

 

밖에 나오니 이미 문 닫을 시간이 지나 있었고...

언니는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저녁을 먹고 운동도 할겸 호텔에서 나와 공원을 거니는데...

뭔가 재밌는게 없을까...생각하다...

또 나의 못말리는 썰렁 삼행시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그 썰렁 삼행시를 말하면서..

언제나 처럼 듣는 사람은 벙~쩌하고...

말하는 나만 돌아가신다고 혼자 웃어대고...^^;;

 

그렇게 아무도 재밌어 하지 않는데도...

나는 어짜자고 그리도 열심히 그 삼행시를 읊어대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하하하~ ^^

암튼~ 나 혼자서는 무척 재밌는게다~

그 아무도 웃지 않는 삼행시가~ ^___^;;

 

돌아오는 길...

이번엔 언니가 유머를 얘기해 주시고..^^

그렇게 깔깔대며 우리의 하루는 지나갔다....

 

다음 날은...

우리는 각자 행동을 헀다...

 

  

호텔에서 나와 길을 건너다가...

거리마더 놓여져 있는 너무나도 이쁜 꽃장식에 넋을 잃었다...

구석구석 얼마나 섬세한 손길이 느껴졌던지...

 

 

와인이 유명한 식당인 듯...

포도 넝쿨을 늘어뜨린 데코레이션이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이쁘던지...

사진에 담았다...

 

 

언니는 다시 그 곳으로 향하셨고...

나는 동네를 걸으며 이쁜 곳 사진도 찍고...

또 내가 좋아하는 토산품 가게에 들렸다...

 

그 곳은 지난 번에 왔을 때 내가 홀딱 반했던 가게였다...

자연을 보호하는 가게로...

그 모든 것이 친환경적이거나 또는 자연을 보호하는 차원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파는데...

얼마나 이쁜지... 그 곳에 가면 나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지난번 형님과 함께 갔을 때도 연 이틀을 그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더랬다...

당근 이번에도 그곳을 가보지 않을 수 없는 것...^^

 

언니와 12시에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제법 시간이 많이 있었기에...

나는 여기저기 돌다가 그 곳엘 갔다...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Ecoloja...

가게 밖에도 안에도 얼마나 섬세한 터치가 느껴지는지....

애리와 리예에게 귀걸이를 선물로 주었는데 넘 좋아라 한다....

다음 번엔 남편이랑 애리와 리예랑 꼭 함께 와야지...^^

  

 

 

얼마나 이쁜게 많은지... (내 취향의..^^)

사실 지난 번에 샀던 나무 목걸이가 깨져서 그것을 사기 위해 갔는데...

그 목걸이는 못사고 선물만 잔뜩 사서는 왔다...

그리고 물론~ 나를 위한 선물도 샀고..^^

 

염색하지 않은 자연면으로 만들어진 가방이라는데...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과 밤색이 어우러진 가방이 얼마나 마음에 들던지....^^

요리조리 메어 보고는 신이나서 그만 덥석~ 사버렸다~^^

 

 

정말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오늘도 출근 전에 그 가방을 메고는...

거울 앞에서 한참을 요리조리 둘러보느라 혼자 난리 부르쓰였다...^^;;

 

 

내가 그리도 좋아라 하며 난리 부르쓰 추었던 초록색 가방...^____^

 

 

디스카운트를 많이 주길래 현찰로 샀더니...

공짜 까페 티켓을 준다..^^;;

 

사실 나는 공짜 티켓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

공짜 티켓을 사용하려면 미안해서 못 가고, 머쓱해서 못 가고...

그래서 늘 안 받는데...

물건을 고르는 동안 얼마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잘 대해주었는지...

그들의 좋은 마음을 거절하는 느낌을 주고싶지 고맙다고 받아들었다..

 

그런데 주인이 그곳까지 내가 산 물건들을 들어다 주겠단다... (무겁지도 않은데...^^;;)

안그래도 넘 친절해서 마음이 푸근했는데...

지적이고 멋진 주인이 들어다 준다니 왠지 더 거절하기가 미안한 마음...^^;;

 

Samaro는 그 까페까지 가는 동안...

자신이 하고 있는 가게에 대한 이야기와...

그 나무 목걸이를 디자인 하는 친구가 이탈리아에 가서 그 목걸이가 그동안 없었다는 이야기며...

자신이 아는 한국 사람에 대한 그런 등등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공짜 까페를 주는 곳까지 내 짐을 들어다 주고는...

좋은 여행 되라며 손을 흔들며 간다...^^

 

그 까페엘 들어갔더니 서점과 까페가 함께 있는 아담하고 단아한 북 까페다...

주인에게 공짜 까페 마시러 왔어요했더니...

역시 마음씨 좋게 생긴 주인 아저씨~

공짜 까페 아니에요~ 그 주인이 나중에 지불을 해요~”

하시면서 마음 편히 마시라고 하신다..^^

 

공짜 까페만 마시고 나오기 미안해서 쥬스를 한 잔 사서 나오는데...

딸래미 같은 직원이 디스카운트까지 해준다...

이곳 분들은 모두가 이리도 친절한가 싶었다...

 

~ 이런게 사람 사는 맛이 아닐까~

따뜻한 햇살과 함께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요 근래 드물게 느꼈던 잔잔하고 푸근한 행복감....

 

 

도착한 첫 날 점심을 이 식당에서 먹었는데...

식당 앞에 놓여져있는 이 술이 잔뜩 챈 아저씨 동상이 얼마나 재밌는지...

그 동상을 사진 찍어두 되느냐고 물으니...

아예 나더러 사진을 함께 찍으라며 친절하게 이렇게 사진에 담아주었다... ^^

덕분에 얼떨결에 일케 한 컷 담았네~ ^^

 

 

사실...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었다...

내 안에 정체 불분명한 생각들이 시끄럽게 외쳐대고...

채워지지 않는 뭔지 모를 공허감과 함께 잃어버린 마음의 평화...

 

휴식이 필요했던걸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져야하는 책임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약속에서..

쫓기는 시간에서 벗어나 그렇게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앞으로 종종 이런 휴식을 갖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오늘은 일하면서 아주 희미하지만 내 안에서 어떤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내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그것을 누릴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에 감사했다...

 

내 안에 채워지지 않았던 무엇으로 인한 공허감...

어쩌면 그것은 채워지지 않았던 무엇은...

어쩌면 감사할 줄 모르는 내 마음이었던 것 같다....

 

매일 매일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이번 여행으로 배운 잔잔한 깨달음이었다.....

.

.

 

내가 좋아하는 Laura Pausini의 노래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Seami Sai...

오늘의 곡으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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