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기억 속의 한 친구....

pumpkinn 2011. 10. 21. 01:40

 

 

가끔씩 기억 속에 까마득 하게 있고 있다가...

우연한 사건이나 기회로 그런 기억이 내게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일련의 기억들이 떠오를때...

그와 함께 떠오르는 지난 날들의 이야기들...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자랑스러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를 통해...

안나 푸르나에서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실종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떡하나..”하면서 읽어내려가는데 사진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혹시나...하는 마음은...

어렸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어...

거의 확신으로 다가왔고....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색을 해보니...

바로 어렸을 때의 그 친구 박영석이었다...

장난꾸러기에 그렇게 개구장이고 재밌던 그 친구가 이렇게 멋지게 컸구나... 

놀라웠고 자랑스러웠다...

 

물론 아주 친했던 친구도 아녔고 오랜 시간 함께 안 친구도 아녔다...

서로 다른 학교를 다녔지만...

과외 공부를 하면서 단지 몇 달 함께 공부했던 친구였는데...

워낙 개구장이였고 재밌던 친구라 기억 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내 기억 속에 그 친구 이름이 남겨져 있었다는 것 조차 의아스러웠다...

 

그렇게 개구장이였던 박영석은 저렇게 자신의 꿈을 찾아 세계를 누비는..

멋진 산악인이 되었다..

도전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다..’라고 많은 우리이게 꿈을 향한 도전을 외치면서..

 

49년이란 삶 속에 겨우 몇 개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그렇게 삶 속에 스쳐 지나가며 만난 친구가..

그렇게  세계적인 기록을 남긴 멋지고 훌륭한 존경받는 산악인이 되어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뿐만아니라..

많은 우리에게 '꿈'을 향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라며 세상은 도전하는 자가 주인이라고 외치며..

그는 말로가 아닌 삶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드리머가 되어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하지만 그 자랑스러움의 기쁨은 순간으로 끝나고...

그 친구는 지금 그 곳 어디선가 생사를 놓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제발 어디선가 버텨있어주길...

 

제발 부디 무사히...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그를 믿고 따르고 존경하는 동료들 곁으로..

환한 웃음으로 돌아와 주길...

제발 신의 손길이 그와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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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퀴블러 여사는 학생시절...

아우슈비츠 감옥을 갔다고 벽에 그려진 나비를 보았다고 한다...

독가스를 맡고 죽어가면서 자유를 그리며 벽에 그렸던  나비들...

그녀의 장례식에서 나비를 날아올리는 예식은...

마치 은하수로 춤추러 가는 그녀를 연상케 했다...

 

박영석 대장도...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 안나 푸르나 등반을..

머지않은 어느 날 나비처럼 활활 날아오를 그 날이 반드시 오리라 기대한다...

 

분명 어딘가에서 강인한 영혼으로 싸우고 있을 그를 위해 기도하며...

아직 그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뜨겁게 숨쉬고 있을 것을 굳게 믿으며...

브라이언 크레인의 버터플라이 왈츠를 올린다....

 

  

Brian Crain - Butterfly 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