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어머니회 피정을 다녀왔다...

pumpkinn 2011. 8. 31. 08:17

어머니회 피정을 마치고...

안광훈 세례자 요한 & 진윤기 토마스 아퀴나스 두 신부님과 함께..^^

 

 

피정에 앞서...

 

어머니회 피정이 일요일에 있었고..

차가 8시에 떠난다고 전해 들은 바...

나는 새벽(?)부터 일어나 잠을 설쳤다. 혹시 늦을까봐..

 

집을 나서는데 살짝 걱정이 되었다..

택시가 없으면 우짜나...

 

나는 길을 걸으면서..

내가 딴데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피정을 가는 것이니..

알아서 택시를 보내주셔야 한다고 하느님께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그 이른 시각에 택시 한대가 있는것 아닌가...

보툥 일요일엔 택시가 일찍부터 서있질 않는 것을 알기에...

하느님께서 내 땡깡 기도를 들어주셨음에 아주 신이 났다...

 

그 택시 운전사 말이..

자기는 일요일엔 일을 안하는데 마침 새벽에 공항에 데려다 줘야 하는 승객이 있기도 하고..

다음 주에 수술이 있어 한 주를 쉬어야 하기에 내친김에 그 날 하루 일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하느님의 도우심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암튼 나는 그렇게 무사히 택시를 타고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고...

도착하니 자모회 어머니 한 분만이 와계시고..

이윤제 주임 신부님과 로멘 글로리아 신부님께서 나와계신다..

 

..? 왜 아무도 안 온거지..?”

알고보니 코리안 타임을 미리 계산해서 8시반을 8 시라고 하셨다는 것..

 

에고..

하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늘 늦는 분들이 계시고... 시간 약속 안지키시는 분들은 습관이라...

늘 여러사람을 기다리게 함에도 그 버릇을 못 고치시기에..

때로는 짜증이 나지만 이런 상황을 초래하곤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게 도착하시는 분들로 인해..

우리는 9시가 다 되어서야 떠났다...

 

당신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다리는 것에 대한 배려가 없음에...

그러는 그분들의 행동이 이해는 안 갔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분들과 수다를 떨면서 즐겁게 기다릴 수 있었다...

 

 

피정은 시작되고...

 

이번 피정의 주제는...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마르 9.24)’였다...

내 마음 그대로를 표현해준 것 같은 말씀이 바로 이번 피정의 주제라니...

 

먼저 수녀님과 함께 피정이 시작되었다...

수녀님은 당신께서 만드신 PPT 파일과 동영상으로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녹여주시며...

각각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으로 피정을 시작하셨다...

 

어머니회 피정의 주제에 대해 설명해주고 계시는 레베카 수녀님...^^

수녀님 피정 준비하시느라 수고 넘 많으셨어요..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엄.. 참으로 은혜스러웠습니다...

 

 

내가 가장 소망하고 이는 것은 무엇이고..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나는 지금 누구이며..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예수님은 내게 어떤 분이신지..

내가 믿고 있는 종교는 나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등등의 설문에 답을 해야 했던 우리..

 

이 질문들을 하나하나 적어나가며..

나는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고 나의 꿈은 무엇이며 어떤 비젼을 그리고 있으며..

또 그와 함께 내 신앙은 어떤 지점에 있는지..

나의 삶과 신앙의 현주소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으로 깊은 느낌을 쏟아낼 수 있었다...

 

수녀님께서 이번 피정을 준비하시느라..

PPT 파일과 동영상을 만드시기 위해 혼자 배우시느라 고생하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녀님이 얼마나 정성과 사랑으로 이번 피정을 준비하셨는지 느껴져서..

그 고마움과 감사함이 더욱 컸던 것 같다...

 

마지막 작업으로..

수녀님께서는 우리에게 예쁜 카드 한장씩 나눠주시면서...

각자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라고 하셨다....

 

볼때마다 자신을 깨워줄 수 있는 글..

기도도 좋고 그 무엇도 좋다고 하셨다...

 

어떤 글을 써야 늘 나를 깨어있게 할까...

흐트러질때마다 나를 일으켜세워줄 수 있을까...

 

+ 사랑의 주님..

저는 압니다..

제가 믿는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임을...

저는 압니다..

저의 꿈과 비젼이 당신의이름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저는 압니다..

저의 삶의 모든 순간에 당신께서 함께 하실 것임을...

- 아멘 -

 

나의 카드에 쓰여진 기도문이었다...

내 책 속에 끼어있을... 매 순간 나를 깨어 있게 해줄 나의 기도문...

 

수녀님은 우리의 소중한 기도가 적혀있는 카드를 다시 받으시고는...

미사가 끝나고... 코팅을 해서 아주 예쁘게 만들어 각자에게 나눠주셨다...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수녀님..

제가 꿈을 이루게 되는 날..

꼭 수녀님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녀님께서 보여주신 감동스런 동영상 '끈'의 한 장면...

이것저것 쓸데없는것 다 이고 가느라 거의 버려진 십자가 끝의 끈에 매달려 가시는 예수님...

우리가 지고 가는 것이 아닌.. 예수님게서 그 끈을 잡고 계신 것....

제발 놓지 않기를 바라시면서...

당신의 사랑이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곧 이어 점심 시간이 시작되고...

점심을 먹는 동안 안 광훈 세례자 요한 신부님과

진 윤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께서 도착하셨다..

 

점심 후..

진윤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먼저 주제 말씀에 대한 강론말씀을 해주셨고..

선과 악의 개념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깊이 풀어주셨다..

그래서 넘 재밌었던 시간...

 

선과 악의 양면성에 대해 설명해주고 계시는 진윤기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웃으시는 모습이 얼마나 천진난만 순진무구 귀여우신지.. (지송지송~ ^^)

언니들께서 신부님과 제가 많이 닮았다고 하네용~ 흠흠~ ^^

(귀여서워 그런감~? 호호~ ^___^;;)

 

 

스탠포드 교수이며 사회심리 학자인 필립 짐바르도 박사의 세미나 자료를 빌어..

우리에게 말씀해주셨다...

(동의없이 퍼온 자료라 딴데서 말씀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인터넷에 올리다니..^^;;)

 

강의를 들으면서 참 마음에 와닿던 부분은..

이미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우리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양면성...

이것은 양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 도는 악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

 

그러면서 예를 들으셨던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 이야기는..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서 언급되었던..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권력앞에 복종하는가?’라는 타이틀로 소개되었던 사례라..

그때 읽으면서 놀랐던 기억과 함께 나로 하여금 강의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하였다..

 

암튼 결론은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선과 악의 양면성을 우리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 아이들이 나쁜 짓을 했다해서 나쁘게만 보아서도 안되고..

우리 아이들이 착하다고 해서 그 아이가 나쁜 짓을 전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바램일 뿐이라는 것..

 

결국 선은 악으로 변형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그와 함께 악도 선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면 희망적이라는 사실...

 

말씀 중에 참으로 귀를 솔깃하게 하셨던 말씀..

하느님은 결코 악을 창조하지 않으셨다.

그럼 악은 어디서 왔는가..? 바로 에서 태어났다는 것..

그래서 선과 악은 그림자처럼 함께 다닌다는 말씀이..

내게는 너무나도 흥미로운 말씀이었다...

 

결론은..

선과 악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늘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켜봐야 하며..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것이라는 말씀...

 

진 신부님의 강의가 있는 동안...

다른 방에선 안광훈 신부님의 고백 성사와 면담이 이어지고 있었고...

휴식 시간을 잠깐 갖고 두번째 시간인 안광훈 세례자 요한 신부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며칠을 두고 임하는 피정도 아니고...

이렇게 하루 달랑인 일일 피정에 두 신부님을 모시고 강의를 듣는다니..

우리 엄마들 참 복두 많다...^^

 

너무나도 앳되보이셔서 어려보이셨는데...

후배 신부님들께서 오시고 나니 얼마나 큰 형님 같으신지...^^

카톨릭 신앙의 긍지를 심어주신 강의.. 정말 넘 분명하고 시원하게 설명해주셔서..

아주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안광훈 세레자 요한 신부님은..

우리 카톨릭 신자들의 신앙의 현주소를 분명하게 알려주시기 위해..

왜 우리는 카톨릭 신앙을 선택했고..

카톨릭은 다른 종교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분명한 설명으로..

아주 쉽게 풀어주셨다...

 

우리는 우리의 목적지에...

걸어서 갈 건지..

배를 타고 갈 건지...

비행기를 타고 갈 건지..

 

이렇게 비유를 하며 풀어나가신 강의는...

너무나도 즐겁고 재밌었다...

 

강의 속에 새롭게 알게된 것은 바로 면죄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엉뚱하게 가르친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것은 잘못된 행위였지만 너무 엉뚱하게 극단적으로 잘못 표현된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지독하게도 싫어했던 역사... (난 외우는 건 뭐든지 싫어했다. ^^;;)

그런데 지금은 역사가 참 재밌으니..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안 신부님의 강의가 끝난 후..

질의 응답 시간이 주어졌고...

두 신부님께서 앞에 앉으셔서 엄마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신앙에 대한 질문..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관한 질문..

또는 평소에 느꼈던 카톨릭에 대한 의문점등등...

내가 지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질의 응답 시간은 활기찬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함께 같던 친구 한명 왈..

"이렇게 꽃미남 신부님들을 모시고 피정하는 것 이것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복 아니지..? "

그소리에 얼마나 웃었는지.. 그럼~ 누구나 누리는 복은 아니지~ ^^

두 꽃미남 신부님 모시고 함께 했던 피정.. 좋은 강의 좋은 말씀에.. 참 복도 많은 우리였다..^^

 

 

한 어머니의 질문에 신부님 한 분이 답을 주시고...

또 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할 때는 다른 신부님께서 첨언해주시고...

넘 재밌었다...

물론 내가 질문을 드렸던 건 아니지만...

 

특히, 질문 시간에 안광훈 신부님께서 답해주신 천국과 지옥의 개념...

그것은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태적인 개념..

,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은 천국으로 표현되고...

하느님과 함께 있고 싶어도 함께하지 못하는 삶이 지옥으로 표현된다는 것..

 

왠지는 모르지만...

불타는 지옥이라는 개념보다 더 슬프고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진 신부님의 말씀대로 하느님이 우리를 천국과 지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선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정하고 그 문으로 들어선다는 말씀에..

순간..

나는 죽어서는 좀 뻔뻔했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웃었다...

 

천국에 갈 자격은 미달이어도 연옥이나 지옥문이 아닌...

좀 뻔뻔하게 천국의 문으로 들어서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정말로 진실로 참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아주 얄밉고 야무진 상상을 해보았다..^^

 

미사 집전 중이신 두 신부님...

 

 

주일학교 선생님들께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저녁시간...

 

우리의 즐겁(?)고 행복했던 피정은 그렇게 끝나고..

미사를 드리고 단체 사진을 찍고 성당에 돌아오니...

주일학교 고등부 선생님들이 우리 어머니들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해주신게 아닌가..

시상에~ 이런 감동스런~ ^^

 

조금있다 아버지회 회원들 들어오고..

.. 그동안 선생님들을 위해 수고해주신 어머니회 아버지회 회원분들을 위해...

준비해주신 아주 사랑 가득한 저녁식사였다...

 

이렇게 플랭카드까지 걸어놓고...^^

우리 선생님들 넘 수고 많으셨어요.. 넘넘 맛있었어요...

앞으로 자주자주~ '아주' 자주자주~ 기대하고 싶은 마음...하하하하~ ^^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또 언제 해주실건데요..?” 물었더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생길때까지 좀 기다리란다..

하하하하~ 역시 솔직한 신세대들~ ^^

 

이렇게 어머니회 피정은 온통 사랑 가득한 분위기 속에 끝났다...

인제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한 분 두 분 떠나시고...

나는 루도비꼬가 아버지회라 마음 급하게 집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되었다..

애리와 리예도 아빠와 함께 와주었으니 걱정 안해도 되었고...

 

애리와 리예를 보면서..

이쁘고 반듯하게 자라주고 있어서 새삼 얼마나 고마웠는지...

하지만 마음은 놓지 말아야지...^^

늘 예수님과 성모님의 보호아래 있을 수 있도록 늘 기도를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

.

피정 중에 수녀님께서 우리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주시고..

우리가 깊이 느낌을 쏟아낼 수 있도록 배경 음악까지 깔아주셨다...

 

그 중의 한 곡이 바로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성가...

아모르데이의 '빛과 소금'..

오늘은 그 곡으로 골랐다...

 

빛과 소금 - 아모르데이 (임인용 스테피노 & 김 시연 아녜스)

 

빛과 소금

                      - 아모르데이 -

 

어둠만이 남겨진 그 길을
숨죽여 걸어온 지친 내게
어느날 다가온 그대는 감당하기 힘든
밝은 빛으로 날 감싸네
내가 노력해야 이 어둠을 벗어날 수 있다 생각했죠
하지만 이런생각나의 부질없는 수고를 대신하신 주님

*나의 고민과 아픔을
나보다 더 아파하신 주님
날 위해 십자가에 피흘려 주셨네

 


주님의 사랑이 세상을 밝혀주었네
그 어떤 사랑도 견줄 수가 없는 그 놀라우신 사랑
한줄기 빛되어
한줌의 소금이 되어
스스로를 태우신 스스로를 녹이신
주님의 은혜 놀라운 사랑 갚을길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