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손희송 베네딕도 신부님의 브라질 성당 특강 후기 II

pumpkinn 2011. 8. 15. 11:41

 

이윤제 베드로 주임 신부님과 스승 신부님이신 손희송 베네딕도 신부님...

웃고 계시는 사진 속의 신부님의 분위기가 얼마나 따스한 느낌인지..

신부님께서 계시는 동안 우리 이윤제 신부님은 너무나도 행복해보이셨다..

떠나시고 나면 잠깐이나마 함께하신 빈자리가 느껴지시겠지만..

우리 브라질 신자들의 존경과 사랑으로 가득 채우시길 바라는 마음...

 

 

강연에 앞서...

 

지난 주 수요일에 있었던 손희송 신부님의 '성사편' 강연에 이어...

오늘은 '미사편' 강연이 있었다...

 

오늘 루도비꼬는 북쪽에서 오신 신부님을 모시고 주일학교 피정엘 가야했기에..

일찍 나가야 했다.

나는 귀한 강연을 결코 놓칠 수 없기에..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미리 전날부터 애리와 리예에게 일러두었다..

내일은 엄마가 강연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성당에서 오후 늦게까지 있어야 하니...

아빠가 없어 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올 시간이 안되니 엄마를 기다려야 한다고....

결국 둘은 아예 엄마가 강연듣는 동안 공부할 자료들을 준비해갔다... (이쁜 것들...^^)

 

오늘 강연이 지난 주 주보에 나온대로 성당 본당에서 있을 줄 알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마이크가 울리기에 성당 극장으로 옮겨졌다는 말씀에 아무래도 앉을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나는 점심을 후다닥 먹고는 극장으로 달려가 자리부터 맡았다.. (하여간에 욕심은..^^;;)

 

가보니 내가 앉고 싶은 자리엔 이미 누군가의 가방이 놓여져 있었고...

아쉽지만 나는 그 옆에 앉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되는 명당자리라..

아주 흐뭇한 마음으로 강연에 집중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아주 엉뚱한 부분에서 예민을 떤다..

 

 

강연 중이신 손희송 신부님... (이 사진은 어제 찍은 사진으로..^^;;)

 

 

강연 속으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강의는 드디어 시작되고...

지난 수요일처럼 신부님은 아주 재밌는 이야기로 맛있게 양념을 치시며...

당신께서 전하고자 하시는 주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셨다...

 

오늘 미사를 주제로한 강연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늘 미사를 참여하지만.. (세례를 받은 이후로, 냉담했을 때 빼놓고..^^)

미사에 흐름을 잘 보질 못했다는 반성이 들었다...

 

사실, 숲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은 나의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무에 집중하느라 숲을 보지 못해 큰 그림을 놓치곤 하는 나..

오늘 강연을 통해서 또 한번 느껴야 했던 아픈 부분이다...

 

듣기..

 

암튼 말씀 전례는...

1독서 -> 화답송 -> 2 독서 -> 알레루야 -> 복음 & 강론 말씀 -> 신앙 고백

으로 이뤄져있고..

이렇게 세번의 말씀을 듣고, 그 사이사이 세 번의 찬미가 이어지는 예식은..

독서와 복음 말씀은 바로 구약과 신약의 구원 역사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느냐를 듣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나는 말씀 전례 속에 세번 듣고 세번 말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오늘에서야 처음 알았다..

물론 늘 그 안에 있었지만 스스로 그냥 순서대로 따라 할 뿐이지 인지를 못했음이다..

평화의 인사가 용서를 뜻하는 것임 역시도 오늘 알았다..

 

오늘 들은 아주 많은 좋은 말씀들 중 가장 내 가슴을 치고 들어온 말씀은 바로..

우리의 마음을 좋은 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도성서 읽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

는 말씀..

, 그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

바로 듣기에 열심히 임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내공은 바로 기도에서..

,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데서 왔음을 예로 들으시며...

우리 신앙인의 삶 속에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셨다...

 

내 신앙이 왜 이것밖에 안되는가 의문이 드는 신자들은...

왜 이것밖에 안되는가를 묻기 전에...

내가 하느님 말씀에 귀담아 듣는 시간을 나는 얼마만큼 가졌는가를 반성해야 한다는 말씀은..

바로 나에게 하는 맒씀이셨던 것이다...

 

로마서 10 17절의 사도 바울 말씀...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온다.. (로마서 10 17)

나도 사도 바울처럼 나는 내가 달려야 할 길을 다 달렸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야무진 바램도 들고...

 

이렇게 기도와 성서 읽기로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이어..

주일 미사에 오기 전 15 (혹은 전날 15)을 할애 하시라는 말씀이...

내겐 또 다른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5분 동안 마음을 가라 앉히고 복음 말씀을 읽고...

나머지 10분 정도 그 말씀 안에 잠시 머물다 오라는 말씀...

내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콕~ 집어 말씀해주셨다..

 

물론 요즘은 미사에 매일 참여하며 성체를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안되는 날엔 성체 조배를 하며...

성체 조배 중에 복음 말씀을 읽고 잠시 묵상을 하며 하느님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로 신부님 말씀처럼...

내가 복음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난 후 신부님의 강론말씀을 들을 때는..

정말로 그 말씀의 맛이 달랐다...

물론 워낙 강론 말씀이 훌륭하신 신부님께서 주임 신부님으로 계신 복 많은 우리 신자기에...

안그래도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강론 말씀은 내 가슴을 더욱 깊이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느꼈던 그 느낌은...

오늘 손희송 베네딕도 신부님의 강연을 통해 확실하게 그 느낌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들은 말씀이라선지...

지금보다 좀 더 치열하고 열절한 마음을 임해야 하라고 도닥거려주시는 말씀처럼 다가왔던게다.

 

또한, 신부님께서는 용서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의지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셨다..

의지로 시작되는 용서...

, 머리로부터 시작되는 용서가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가슴까지 내려오기까지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의지를 가지고 용서를 해야 하는 것...

 

바로 용서는 과정이며, 바로 그 용서가 하느님을 닮는 가장 지름길이라는 말씀은...

가슴에 뜨거운 꿈틀거림이 느껴졌다...

듣는 우리들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셨던...

의사의 실수로 사랑하는 딸을 잃으신 동창 분의 이야기 때문만은 아녔을 것이다...

 

아침 저녁 기도만이라도 열심히 바치시라는 말씀은...

마치 기도 안하는 우리 신자들에게.. (물론 기도 많이 하시는 분들 많으시지만..)

그렇게서라도 하느님과의 끈을 놓지 않게 하시려는 절절함마저 느껴졌다...

 

적어도 그렇게 간단한 입으로만 중얼거리는 염경기도를 하더라도...

하느님은 어떤 순간을 통해서도 역사하시고...

우리가 하느님과 무엇인가로 연결되어있고 그 안에 촉촉히 젖어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여러번 강조하셨다...

 

감사..

 

2부 강연에서는 '감사'라는 주제로 깊이 다루셨다..

미사의 정신은 곧 감사라고 말씀하셧다..

주일의 정신으로 평일을 산다는 것은..

곧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사는 것임을 강조하신 것이다..

 

그러시면서 들려주신 어느 목사님의 부부 이야기는..

정말로 우리 부부의 일상과 너무나도 같아서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어쩜 그렇게 비유를 재밌게 하셨는지...

 

'모두'라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정말 '많은 부분'에서 루도비꼬와 나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나뿐만 아니라 크게 웃은 분들은 분명 뭔가 찔리는게 있으셨던게다 <-- 물귀신 작전~ 흐흐~)

 

신부님의 강연말씀대로..

삶 속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많은 것들을 뒤집어보면..

바로 감사할 것이라는 것 투성인데..

결국 우리는 같은 것을 보아도 긍정적이고 좋은 면을 바라보기 보다는...

부정적이고 힘든 부분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온세상의 모든 것을 주셨음에도..

그 주신 모든 것은 관심 밖이고 오로지 단 하나 안된다고 하신 '선악과'를 바라보며..

죄를 짓고야 마는 아담과 이브..

아담과 이브의 후손인 우리는 그들의 DNA가 우리 안에 흐르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순간 들었다..

 

하지만 그 '죄'로 인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내 자신을 되돌아 보며 깨어 있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두고보면..

역시 '복된 죄'라는 생각이 아니들 수 없는게다..

 

그렇게 3시간의 강연은 끝났고...

‘3시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그렇게 빨리도 지나간 달콤했던 시간...

 

드릴게 아무 것도 없어 강복을 주신다는 신부님의 말씀은..

결국 끝나버린 강연으로 아쉬움이 가득한 우리 신자들의 마음을..

신부님의 강복으로 위로 받을 수 있었다...

 

강복은...

결코 취소될 수 없고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강력한 축복이 강복 아니던가..

그렇게 두 번의 강연은 끝이 나 버렸다..

 

이윤제 베드로 신부님과 손희승 베네딕도 신부님 그리고 소피아 언니와 함께...

이렇게 생각지 못하게 존경하는 두 신부님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얼마나 영광이었는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주신 주임 신부님 덕분에 이렇게 사진까지 함께 찍을 수 있게되었으니..

 신부님 감사드려요~ 하늘만큼 땅만큼~ ^^ *꾸벅~!!*

 

 

강연과 함께 한 해프닝...

 

수요일 밤의 강연과는 달리 오늘은 3시간 동안 강연이 이어졌고...

그랬기에 중간에 잠깐의  Coffee Time이 주어졌더랬다...

 

우리는 그 커피타임 동안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강연 속의 재밌는 이야기 감동받은 이야기 등등을 나누며...

삼삼오오 모여 수다꽃을 피웠다..

 

소피아 언니와 나는 강연실로 돌아가기 전 물을 마시려고 나왔는데...

마침 밖에 게시던 이윤제 주임 신부님께서 오시더니..

자매님, 강연 끝나고 사진 좀 찍어주세요..” 하시는 것 아닌가...

~” 하며 웃으면서 대답을 드렸지만..

사실 속으로는 큰일났다 싶었다..^^;;

 

눌 분신처럼 나와 함께 하는 카메라인데... (사진 작가도 아닌데 말이다..어흑~ ^^;;)

어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린다고 카메라를 빼놓고는 깜빡 잊고 왔던 오늘이었다..

하필이면 나는 오늘 카메라를 잊고 왔던것일까..? -_-;;

 

주임 신부님께서 처음 하신 부탁이었기에 내게는 귀한 부탁처럼 느껴졌고...

게다가 조용하신 신부님께서 어쩌면 어려운 마음으로 부탁을 하셨을지도 모르는데

..오늘 카메라를 잊고 왔어요..”라고는 도저히 말씀 드리고 싶지 않았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순간 나는 도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애리가 떠올랐고..

나는 애리에게 달려가 상황 설명을 하고는 미안하지만 집에가서 카메라를 가져다 달랬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는 공부하다 말고 카메라를 가지러 가주었다.. (고마운 애리~^^)

 

그런데 문제는..

충분히 오고갈 시간이 지났는데도 강연이 다 끝나가도록 오질 않는 것이었다...

아고..우짜나...” 나는 땀이 흘렀다..

 

하지만 하느님이 원하신다면 애리는 도착할 것이라 위로를 했지만..

강연이 끝나가는 분위기가 되지 나는 걱정이 되었다...

신부님의 첫 부탁이기에 실망드리고 싶지 않았고 꼭 들어드리고 싶었던 마음...

 찍어 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그렇게 강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

신부님께서 점심 후 졸린 시간임에도 강의를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쪼오기~ 애리가 나를 찾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얏호~!! ^^

오늘처럼 애리가 이뻐보인 날이 또 있었을까나~ 하하하하~ ^^

 

내가 카메라를 받아드는 모습을 보고는...

내 절박한 상황을 알고 계셨던 소피아 언니도 웃으시고..^^

그렇게 해서 나는 내게 맡겨진 첫 임무를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도 신부님들과 귀한 사진 한장 건질 수 있었고...

(하여간에 줄을 잘 서는 건 타고난 듯...어흑~ ^^;;)

 

강연 후 잠깐 마주친 진토마스 아퀴나스신부님...

한국에서도 만나뵙기 어려운 책으로만 만나뵌 신부님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으셨다며 얼마나 좋아라 하시던지...^^

그 환한 웃음이 어쩜 그렇게 행복해 보이시던지...

(아마 진씨 가문의 내력인가부다.. 뭘 배우는 것을 이리도 좋아하는 것은...^^)

 

암튼. 우리 역시도 그랬다..

그런데 그렇게 귀한 신부님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영광까지 안았으니..

난 역시 줄을 잘 서나봐~ ^___^ *흐뭇~!!*

 

이렇게 오늘은 강연 자리 맡아 놓는는 것서부터 카메라 가져오고, 사진을 담기까지..

정말 무슨 007작전처럼 이어진 하루였다...하하하하~

쇼핑가서 애들에게 고맙다고 고마운 마음 전하고...

아빠의 날 선물사고 집에 오니 루도비꼬는 아직 아버지회에서 돌아오질 않았다..

 

남편이 돌아오는데로 나는 쫑알쫑알 하루 일어났던 일들 다 고해(?)바치고..^^

너무나도 절묘한 타이밍으로 쓰릴 넘쳤던 하루였고...

또한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였다고...

그래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인제 특강은 끝났고...

남은 것은 하나..

..

 

나의 신앙이 왜 이리 깊지 못한지 탓하기 전에...

기도와 성서 읽기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결심에 다짐을 한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또 한주가 시작된다...

지난 주 처럼 알찬 한 주가 되도록...

마음을 게을리 않고 늘 깨어 있는 내가 되겠다고 기도 속에 청한다...

.

.

 

주로 신앙 이야기에는 성가를 올리지만...

오늘은 왠지 Enya의 China Roses를 올리고 싶었다...

늘 내게 특별한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함께 했던 음악...

 

오랜만에 들어보는 곡...

Enya의 China Ro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