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어르신의 질문...

pumpkinn 2011. 8. 30. 12:55

 

 

 

오늘 저녁...

어떤 모임에 부부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면 늘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많은 주제를 담은 대화가 오가고...

오늘 역시도 그랬다...

 

대화 나누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는 나지만, 오늘 딱히 할 말이 없던 나는..

간간히 대화 속에 함께 했지만 대체로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대화에 동참하였다..

 

맛있는 식사가 있었고..

많은 대화가 있었고..

많은 웃음이 있었던 시간...

 

거의 끝날 무렵 함께 하셨던 평소 내가 존경하는 어르신께서 내게 던지신 질문...

왜 책을 그렇게 많이 읽으세요..?”

 

사실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은 내 욕심과는 달리...

내가 원하는 만큼의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그 어르신의 질문을 받아들고는..

잠시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가장 먼저 내 머리를 스쳐지나간 느낌은..

다른 분들 앞에서 책을 읽는 것으로 척~하는 느낌을 드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먼저 떠올랐다..

그래선지 부연설명 없이 나의 대답은 취미에요..”라고 짧게 대답했지만..

사실 대답을 그리 해놓고서는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이 내 안에서 꿈틀거렸다..

 

 

 

나의 대답은 내게 질문이 되어 되돌아왔다.. 

과연 나는 왜 책을 읽는걸까..?

물론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많은 이유가 있다...

 

일단 나의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켜주고... (초기에는 이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주고...

많은 배움을 주고, 나의 사고의 영역을 넓혀주고 깊게 해주니..

삶 안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있고 느낄 수 있다...라는 등등의 이유를 들 수가 있겠는데..

그 대답으론 시원찮았다...

 

그보다 좀 더 궁극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그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때로는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행복하고...

때로는 내용 자체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때로는 내삶의 고민의 해답을 주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때로는 작가의 윗트와 정신세계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알랭 드 보통처럼..^___^)

그리고 까페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 그 순간 자체가 나를 너무나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책을 읽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책을 읽을 때 내가 깊은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다..

 

그랬구나...’

 

느끼고는 있었겠지만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이기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

 

책장만 바라봐도 잘키워놓은 자식 보듯 흐뭇한 내 마음...

그저 바라만보아도 좋은 이마음은 꼭 사랑에 빠진 느낌 같다..

요즘은 더더욱...

 

가게에서 나오면서도..

지금 읽고 있는 경영 서적도 좋지만..

조만간에 매슬로의 동기와 부여도 읽고 싶고...

윌 듀런트의 철학이야기도 읽고 싶단 생각을 했던 오늘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던 것 같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질문이었고..

또한 한 두번 받은 질문도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유독 내 가슴을 치고 들어온 것 또한 신기했다...

 

어쨌든, 아무래도 독서 계획을 다시 짜야할 것 같다...

하지만 일단은 경영 전략과 마케팅을 좀 더 공부해야 할 시기임을 간과하진 말자...

.

.

내가 너무나도 너무나도 좋아하는 George Moustaki의 Ma Solitude...

수도 없이 나의 글에 함께 올렸지만....

오늘 밤은 왠지 Ma Solitude가 듣고 싶었다...

 

잘 놀다와서는 왠 청승...?

 

가끔 이렇게...

'외로워서 슬프다..'라는 느낌과는 다른...

삶의 고독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가진 색깔이 다르다고 느껴질 때...

드는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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