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기특한 나~ ^^;;

pumpkinn 2011. 8. 7. 04:09

엄마와 마리아..

엄마가 계시는 동안 마리아가 얼마나 잘해드렸는지.. 너무 고마웠다..

마리아가 휴가를 떠나기 전 엄마와 함게 기념으로 한 컷~ ^^

 

요즘은 스스로 무척 기특하게 느껴지는 날들이다...^^

그 대견한 이유을 알면 다른 분들에겐 다소 우습게 느껴지시겠지만..

내겐 아주 기특한 이유가 아닐 수 없는게다..

 

내가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재벌 막내 며느리도 아닌데..

이런저런 이유로 살림과는 참으로 거리가 먼 생활을 해왔다..

 

그래선지..

살림을 할래~? 밖에서 일을 할래~? 하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왜 당연한걸 물을까? 나는 의아스러울게다..

당연히 살림이 아닌 을 선택할테니 말이다...

 

더우기 브라질에서는 도우미 문화가 일상에 깊이 퍼져있기에...

운 좋게 마리아가 나와 함께 하게 되었고...

리예가 태어났을 때부터였으니 벌써 15..

 

착하고 정직하고 책임감 강한  우리 사랑스런 마리아 덕분에...

나는 살림은 신경쓰지 않고 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인데...

그랬던 마리아가 휴가를 떠난 것이다..

 

뭐 마리아가 휴가를 떠나는게 올해만 있는 일도 아닌데...

그리 난리 부르쓰인가..싶지만...

사실 지난 날 휴가를 떠날 때는 임시로 도와주는 아이를 쓰거나...

아니면 도망치듯 여행을 가곤 했다...

 

정말 마리아가 없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무척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더랬다...

그러기에 전같음 한숨부터 나왔을텐데...

인제는 나도 집안 일에 신경 좀 쓰고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자..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스스로도 얼마나 놀라운지... 내가 그렇게 스스로 기특해하는 또 한가지 이유기도 한게다..

 

인제 애리와 리예도 많이 컸고..

나도 전과는 달리 살림에 대한 마음 가짐에 달라진 터라...

도우미 없이 우리 한번 해보자~ 이렇게 된거였다...

 

마리아가 떠난 첫 날...

애리 리예 나 남편은 일단 일부터 분담을 했다..

 

애리: 부엌 청소와 점심 담당..

리예: 집안 청소 및 써니 담당..

: 설겆이 및 빨래 담당..

남편: 저녁 식사 그리고 가끔 청소..

 

아예 날짜별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프린트를 해서..

벽에 붙여놨다...

양심껏 체크하기..

그리고 상주기...

 

뭐 이렇게 되었는데...

기특하게도 큰 투덜거림 없이 잘 해주고 있으니..

이 정도면 도우미 없이 살만도 하겠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지난 주 부터 애들 학교가 시작되어...

아이들이 맡은 일을 내가 좀 더 해줘야 하겠기에... (넘 착한 나~ ^___^)

며칠 전...집에 일찍 들어와 청소를 끝내고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자기 오늘 일찍 들어와..?”

내가 일찍 안들어오면 너희들 저녁 뭐 먹니~?” ^^;;

 

어흑~

남편의 대답이 어찌나 웃기던지...^^;;

이런 나를 와이프라고 델고 사는 남편이 새삼 고맙기까정~

 

조금 있다 남편 들어오고...

남편은 해물 매운탕을 한다고냉동실에서 전날 장봐온 홍합이니 전복이니 꺼내서는..

요리를 시작했다...

쑥갓은 마지막에 살짝 넣어 먹는거래나...

내참 남자가 별걸 다 알어~ ^^;;

 

우짰간에...

나는 열심히 옆에서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남편은 아무래도 남자인지라..

요리를 하면 온 부엌이 전쟁터가 된다..

난 또 어지르면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남편이 하나 끝나면 제까닥 치우고 하다보니 요리가 끝난 후에도 제법 깔끔했다..

 

학생때부터 내 신조가 뭔가..?

어지르지도 말고 청소도 하지말자~ 뭐 이렇다는...^^;;

(내가 워낙 청소를 싫어하기에..^^)

 

암튼.. 남편은 자기가 봐도 넘 맛있었는지...

애리와 리예한테 전화해서는 언제 오느냐고 빨리오라고 난리였다...

스쿨 버스 타고 오는 애들이 무슨 재주로 일찍 올까마는...

암튼, 자기가 맛있게 준비한 요리를 우리가 맛있게 먹으며...

감탄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남편의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졌다..^^

 

곧 애리 리예 돌아오고...

우리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마치 꽃게찌개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설겆이가 무척 많아지긴 했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스끼야끼를 먹고 싶다니까 그것도 해야겠단다...

내일은 장조림을 할거라고..

마늘 까놓으란다..^^;;

 

매일매일 남편이 요리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애리와 남편이 돌아가면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나는 끽 소리 안하고 설겆이 열심히 하고...

리예는 청소 도와주고...

제법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매일같이 마리아가 올 날을 손가락으로 세고 앉았다..^^

벌써 2주가 지나고 앞으로 2주 남았다...

자기가 없는 동안 우리가 멋지게 해낸 것을 알면 마리아가 얼마나 놀랠까~ ^^

 

오늘도 아침 9시부터 일어나 설겆이와 부엌 청소와 빨래를 끝내니...

12시가 넘었다...

 

마리아는 매일매일 이 일을 하는데..

참 힘들겠구나...싶었다...

 

덕분에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책 읽을 시간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일을 좀 일찍 끝내는 날도 집중이 잘 안되는게다...

뭐랄까.. 몸이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분위기가 잘 안잡히는게다...^^

 

일 하면서 집안 일도 하고...

또 책도 읽고 글도 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

온 몸으로 체험했다...

 

그동안 내가 정말 편한 생활을 했구나...

말이가 온 후 다시 그 생활이 내게 돌아오더라도...

그 순간을 만끽하는 내 마음의 자세가 다를 것 같다... (지금 생각으론..^^)

 

암튼...

덕분에 잘 지켜나가던 나의 독서 스케쥴이 약간 차질은 생겼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리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다...

곧 따라 잡을 수 있으니...^^

 

이렇게 마리아가 없는 동안...

가족이 하나되어 잘 해내고 있다...

3인 애리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텐데도 투덜대지 않고..

아빠가 일때문에 늦게 오시게되면 자기가 아빠대신 저녁을 해준다...

(엄마 믿었다간 종치니까...-_-;;)

 

한달 동안이니 그래도 이렇게 해냈지만...

만약 영원히 그래야 한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인제 2주 남았다...

빨리 시간이 갔으면....^^

.

.

 

오랜만에 들어보는 클론의 '돌아와~'

 

마리아~

빨리 돌아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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