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이바에서...
오늘 가게에서 좀 일찍 나왔다...
하긴, 엄마가 와 계시는 동안 가게 일은 기본적인 것만 하고...
일찍 나오는 날도 빠지는 날들이 많긴 했다..
엄마 떠나시는 날과 겹친 남편의 생일...
생일을 맞는 사위 선물을 사달라는 엄마의 부탁대로...
남편의 선물을 사러 가기 위해 쇼핑을 들렀다...
쇼핑을 들어서는 순간 나의 마음은 살짝 외도의 유혹에 빠졌다...
‘남편의 선물은 뒤로하고 스타벅스에 가서 까페라떼를 Tall 싸이즈로 사서는...
나는 두번 생각 않고 사라이바로 향했다...
늘 그렇듯이 나는 2층으로 올라가서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책을 펼쳐들고 마시는 까페 라떼...
아... 정말 얼마만에 느껴보는 나만의 시간인가...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표현하니..
마치 엄마가 오셔서 힘들었다는 투정처럼 보여지는 것 같다.....
그런 건 결코 아닌데... 그것과 이것은 다른 느낌인것을...
어쨌거나...
나는 앉아서 책을 한시간 반쯤 읽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18시간 몰입의 법칙..’
그 안에는 꿈을 먹고 꿈을 호흡하고 꿈을 사는 이들의 처절한 노력이 담긴 내용들이 실려있었다.
그 사례들을 보면서...
그 내용이 깊은 감동을 주면 줄수록 나태해지고 게으른 내모습은 나를 너무나도 부끄럽게했고..
그들이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상황과 현실 속에 기어코 꿈을 이뤄내는 과정을 읽으며...
나는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그들이 그렇게 자신의 온 몸을 던져 ‘세상’이라는 바위를 깨뜨리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했나..?
늘 마음으로만 변화를 꿈꾸지만 행동으로는 옮기다 마는 나와 오버랩되어...
깊은 감동과 나의 나약함에 대한 실망감이 범벅되어 눈물이 되어 흘렀다...
저자가 비교한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 유형중...
나는 정확하게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며 꿈으로만 남기는 나임을...
온 몸으로 처절하게 느껴야 했던 것이다..
김태원 사장의 “그도 할 수 있고 그녀도 할 수 있는데 나라고 왜 못해”라며..
가장 처절한 순간 목욕탕 물을 크게 틀어놓고 절규하는 모습은...
내가 와우를 시작하기 전 절규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기에...
그때의 그 기억 그 느낌이 되살아나 나를 그렇게 북받치는 눈물을 흘리게 했던 것이다..
그와 내가 다른 점은..
그는 시작했고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시작했고 나는 중간에서 그 꿈을 또 잊어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해이해진 나를 다시 붙잡고.. 재정비하고...
나의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를 잘 인지하고 받아들여...
내 안에 숨겨진 재능을 땀으로 이뤄내고 싶다는 강한 충동...
제발 또 순간의 충동과 감동으로 끝나지 않기를...
유학시절의 헝그리 정신이 간절히 그리운 나..
가출한 나의 헝그리 정신이 나에게 돌아와 주기를...
불가능해 보이는 모든 조건을 이기고 자신이 세운 ‘꿈’의 정상에 우뚝 선 사람들,
그들이 넘어질 때마다 흘렸던 것은 눈물이 아니라 땀이었습니다. (P96)
나는 얼만큼의 땀을 흘렸던가..?
내가 흘렸던 눈물만큼 땀을 흘렸다면..
지금쯤 나는 나의 꿈을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는 내가 되어있을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불가능한 꿈을 꾸어보리라...
불가능한 꿈이 나의 현실이 되게 하리라...
비장한 결심을 하며 사라이바를 나왔다...
선물 사러가다가...
선물을 사야하는 내 의무를 잊지 않았기에...
나는 Tommy 매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잠시 Levis 매장 앞을 지나다..
리예에게 잘 어울리는 쟈켓이 눈에 들어와 잠시 멈춰섰다..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는데...
옆에 서 게시던 중후한 브라질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는...
쟈켓을 보고 있는데 할아버지 말씀...
“Voce e muito elegante..” (You are very elegant)
엉..? 내가..?
내가 뭘 입었나..?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옷을 체크해보게되고..^^;;
그냥 파란 남방에 청바지였을 뿐.. ‘우아’와는 먼거리 의상이었다..
할아버지의 친절한 인사말씀에..
“할아버지두 elegant하세요...^^”하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는 토미로 향했다...
기분 좋음~ ^___^
가끔씩 생각지 않게 툭 던져지는 누군가의 한 마디에..
이렇게 기분이 업되고...
이런 우리의 간사한 성향에 대해서는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서 기막히게 표현을 했다..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를 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 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동료 한 사람이 인사를 건성으로 하기만 해도, 연락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만 해도 우리는 기분은 시커멓게 멍들어버린다. 누가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주면 갑자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환희에 젖는다. (P22)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해주고 과일 바구니를 보내준 것도 아니지만...
알지 못하는 할아버지로부터 스쳐지나가듯 들은 말씀 한 마디로 이렇게 훈훈한 기분이 드는 것..
행복이란건 이렇게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것 아닌가...
단상...
요즘은 내 안에서 내 삶을 다시 시작하자...는 외침이 고막이 터질만큼 크게 들려오고 있다...
나는 여전히 시행착오를 범하고 있고...
나는 여전히 결심을 하고 변화를 꿈꾸고 여전히 시도를 한다...
그것이 나선원형을 그리며 꿈으로 다가가는 길인건지도...
몇 달 전 매일 시행착오만 거듭한다고 징징대던 내가 기억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말자...
‘당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게 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이 ‘이것 때문에...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는 것이 위의 여덟사람이 처했던 조건보다 더 심하지만 않다면, 지금 바로 도전하십시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61)
저자의 강한 외침이 귀에서 쟁쟁 울려댄다..
나는 그들처럼 팔이 없지도 않고, 다리가 없지도 않고, 눈이 멀지도 귀가 안 들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국가 대표 축구 선수가 되었고, 킬로만자로를 정복했고..
세계 인명 사전에 등록되는 훌륭한 정치가가 되었고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가 되었다...
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좋은 환경 속에 있는 내가 아닌가..
정말 다시 시작해보는거다...
그도 할 수 있고 그녀도 할 수 있는데 왜 나라고 못할까..
나도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다시 시작하자..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업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내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면, 그것은 단 한 장면도 내 마음 속에서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꿈을 꾸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우주는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시 시작하자..
다시 시작하자..
절대 포기하지 말자. 절대 절대 절대~!!
DON’T GIVE UP~!! NEVER AND NEVER AND NEVER~!!
.
.
Andrea Bocelli 와 Laura Pausino의 Dare to Live (Vivere)
내가 처음 이 곡을 만난 것은 대녀 부부네 집에서다...
대녀 부부와 함께 보았던 Live in Tuscany...
눈물로 보았던 안드레아 보첼리의 고향인 뚜스까니에서의 공연...
그 공연을 통해 엘리사를 알았고..
그 공연을 통해 이 노래를 알았다...
목까지 차 올랐던 벅차고 벅찼던 감동...
나는 북받치는 감동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꺼이꺼이 눈물로 애꿎은 클리넥스만 없애버렸던..
그때의 그 느낌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왜 그렇게 울었을까...?
단순한 감동만으로..?
아니다..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것을 하며 꿈을 이룬 그들을 보며...
감동을 넘어선 감동이 일었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가 꿈 속에 살고 있을 나를 그리며...
또 하나의 나의 꿈의 리스트...
Tuscany에서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을 보는 것....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나... (0) | 2011.08.17 |
---|---|
기특한 나~ ^^;; (0) | 2011.08.07 |
어떤 편지를 찾다가.... (0) | 2011.07.05 |
길었던 하루... (0) | 2011.06.30 |
한국으로 떠나는 조카와 함께... (0) | 2011.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