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엄마와 함께한 시간...

pumpkinn 2011. 8. 2. 10:35

공항에서 엄마와 함께...

늘 강아지 인형을 갖고 다니시는 엄마...

까만 가방에는 내가 선물로 드린 글씨 큰 성경책이 들어있고...

그 무거운 성경책을 굳이 품에 안고 가시는 엄마... 그래서 그분으로부터 이쁨 받으시는건가..?

 

지난 토요일 엄마는 떠나셨다...

인제 네가 할 일 다 했으니 엄마는 신경 쓰지 말고..

명서방과 애리 리예에게 신경 쓰라는 말씀을 남기고 그렇게 웃으며 떠나셨다...

 

참 신기했던 것은..

엄마가 와 계시는 7월 한달동안..

날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정말 엄마 말씀대로 하느님께서 날씨까지 선물로 주시는 듯했다...

 

엄마는 사위 사랑을 잔뜩 받고 가셨다..

그것은 엄마보다 내가 더 고마운 느낌...

 

엄마의 성경 책 읽기와 매일 미사 참여를 꼭 하라는 당부 말씀에...

귀기울여 듣고는 요즘 성경을 열심히 읽고 있는 루도비꼬가 얼마나 대견(?)한지..^^;;

 

오늘 출근 길..

루도비꼬는 어머니가 오셔서 집이 더 밝아졌던 것 같다며...

참 잘 오셨단다.. 그렇게 말해주는 남편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남편은 알까..?

 

우리 가게 들리셨던 날...

모든 직원들과 다 함께 찍진 못하고 몇명과 함께 기념 촬영...

 

엄마가 계시는 동안 우리의 생활 리듬은 바뀔 수 밖에 없었지만...

엄마의 생활 리듬은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셨다..

 

엄마는 8시면 주무러 들어가신다..

주무시기 전 매일 느끼시는 감사일기를 쓰신다..

그리고 새벽 3시에 일어나셔서 성경책을 읽으시고...

또 책을 읽으신다..

엄마가 한 달 계시는 동안 읽으신 책이 7권이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을 시작으로 파커 팔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

빠울로 꼬엘료의 순례자등등..

 

내 책장을 보며 좋은 책이 많다고 좋아라 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떻게 저 연세에 저렇게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실까....

 

엄마는 지금 Adult school에서 6학년에 다니신다..

이번 한 달 여행으로 한달 수업을 빠지셔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우셨던 것 같지만..

선생님께 딸네 간다고 자랑을 잔뜩 하고 오신 모양이다..^^

 

선생님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여...

그 선생님이 계시는 반을 따라 다니셨단다...

그런걸 보면 그런 부분에선 내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았다..^^

 

다음 해엔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앞으로의 계획은 대학에 들어가시는거라고 하시면서..

활짝 웃으시는 모습...

 

그건 엄마가 언젠가 이루고 싶은 이 아니라...

앞으로 몇년 후 엄마 앞에 현실로 이뤄질 계획인 것이다...

엄마가 대학에 들어가실때가 되면 80이 넘으시겠지...

그럼에도 엄마는 계획이 많으시다...

 

어덜트 스쿨이 정부 보조 문제로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교장 선생님께 편지까지 쓰셨단다..

닫지 않게 해달라고.. (물론 영문법 수정은 선생님께서 봐주셨고..^^)

참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시부모님 산소에 갔다가 애리 리예와 함께...

사실 나무에 꽃이 이쁘게 펴서 찍었는데 꽃은 안나왔네..^^;;

 

여기 오셔서도 매일 아침 새벽 미사를 가시고..

매일 밤 감사 일기를 쓰시고..

 

가시면서 챙겨주신 주위분들 이름 하나하나 다 적어가셨다..

그 분들을 위해 기도 드려야 한다며..

 

Aparecida 성당에서...

여행가는 길에 아빠레시다 성지를 거쳐서 갔다..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미사를 보면서 많이도 우셨다...

난 미처 생각지 못한 아빠레시다 성당을 모시고 간 루도비꼬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성모님상이 떠오르는 장면을 인형으로 만들어놓은 곳에서 기념으로 한컷~ 

 

Recanto da Paz에서...

연못으로 가는 길.. 꽃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한 컷~ ^^ 

 

엄마가 돌아가시면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내게는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다시 존경하는 신부님이 계시는 새벽 미사에 나가시게 될거고..

한달 동안 빠지셔서 아쉬워하시던 학교에 다시 나가시게 될거고..

학교가 끝나면 산타모니카 비치 가서 자전거를 타시고..

돌아오는 길 Promenade 거리를 다니실게다...

 

Promenade거리를 좋아하는 것은..

모녀 지간에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엄마의 일상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과 그리움이 한꺼번에 쏟아져 안겨왔다...

 

엄마가 매일 아침 미사를 드렸던 우리 동네 성당 성체조배실에서...

 

Se 주교 성당 앞 공원을 배경으로... 

 

쎄 성당 앞 공원 꽃나무 밑에서..

꽃나무가 나무나도 아름다워서 엄마와 함께 사진에 담았다...

 

내가 종종 가는 빠울리스따 SPAZZIO CAFE 에서~ 

토요일 하루를 엄마와 함께 그렇게 쎄 성당을 돌아 빠울리스따까지 데이트를 했다...^^

 

성령 피정을 못가실까 걱정을 하시더니...

그 안에 도착하시게 되어 다행스러우실까..?

 

한 달..

긴 시간 같았는데 번개처럼 빨리도 지나갔다...

 

휠체어에 타고 들어가시는 엄마 모습...

가슴 한 켠엔 싸한 아픔이...

혼자서 그리 잘 다니시지만...

함께 있다가 혼자 게시려면 그 외로움이 크게 느껴지시겠지...

 

조만간에 또 모셔야지...

그때는 지금보다 더 잘해드려야지...

 

계실때 좀 더 잘 들어드리고 잘 해드리지 못하고는...

늘 이렇게 나는 뒷북이다..

 

바다를 보시더니 당장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시는 엄마...

우리 가족 다섯명중 가장 어린애같이 즐겁게 보내셨다~ ^^

엄마의 그 에너지와 열정은 어디서 오는것인지...

부럽기만하다...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아꾸아리오에 들려서 흔적 한컷 남김~ ^^

 

 

엄마는 가셨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내 리듬을 찾아야 할 것 같다...

.

.

엄마에게 드리는 노래...

아름다운 것들...

양희은의 목소리를 구할 수 없어 wrb 버젼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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