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순간의 악몽...

pumpkinn 2011. 5. 29. 08:58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리예...

오늘 리예 녀석때문에 내가 얼마나 놀랬더랬는지....

사랑해 리예.. 하늘만큼 땅만큼... 쪼오오옥~ ^^

 

오늘 와우 모임을 즐겁게 마치고...

소피아 언니에 아파트에서 Festa Junina에 참석하여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빙고 게임에서 상품까지 받아들고는 룰루랄라~

맨체스터와 바르셀로나 경기까지 보고는 신나게 집에 돌아왔다..

 

박지성이 한 골 해주었음 더욱 신났겠지만..

그래도 결승에서 뛰어준 것만도 자랑스럽다며 그렇게 싱글거리며 집에 왔다..

소피아 언니는 날 데려다 주시고는 성당으로 향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마리아...

리예는 어딨어요..같이 있지 않았어요...?”

 

이게 무슨 소린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고...

 

나는 오늘 공부하러 갔는데.. 그게 무슨소리냐며...

리예 한글 학교에서 아직 안돌아왔냐니가.. 안왔다는 것이다..

연락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지금 얘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갑자기 다리에서 힘이 쭉 빠졌다..

가슴은 방망이질 치고.. 머리가 아파왔다...

가슴만 터질 것 같고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오늘 아침..

리예는 늦게 일어나 스쿨 버스를 못 타고..

택시를 타고 갔다...

가끔씩 이런 경우가 생기면 내가 데려다 주던지..

마리아가 함께 데려다주고 왔는데..

인제 고등학생이니 택시타고 혼자 가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오늘 아침 혼자 택시를 태워 보냈던 것...

 

내가 왜 그랬을까.. 데려다 줄걸...’

후회부터 앞섰다..

 

아무일도 없을거야 스스로 세뇌를 시키며...

리예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는데...

하나같이 전화 번호가 바뀌었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한글 학교 스쿨버스 운전 기사 아저씨한테 전화를 해서 혹시 학교에서 리예 봤냐니까..

못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자기도 이상했다는 것. 집에 올때 성당에 남아 있게 될 경우엔 꼭 알려주는데..

오늘은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 소리에 나는 망연자실했다...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았다...

이건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마리아와 나는 연락해볼 수 있는 곳은 연락을 다 해보았고...

나는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성당으로 가려는데..

마침 온 전화.. 브라질 학교 스쿨 버스 운전 기사다..

 

혹시나...리예와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의 연락처를 다 갖고 있는..

브라질 학교 스쿨 버스 운전기사에게도 전화를 해 놓았는데...

자기도 걱정이 되서 여러 친구들한테 다 전화를 해본 모양...

리예 친구랑 연락이 됐는데 리예가 성당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리예의 다른 친구 연락 번호를 주면서 그리 전화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리예와 연락이 되었다...

막 화는 나는데 리예 목소리를 들으니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질 않았다..

눈물부터 쏟아졌다...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엄마가 리예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거라 생각하니 얼마나 놀랬는지...

조용하게 말을 해주었다...

말을 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났다...

 

리예도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느껴졌는지...

미안하다며 울먹거렸다...

 

왜 연락을 안했는지 물어보니...

리예 이야기인 즉슨.. 아빠한테 성당에 있겠다고 연락을 했고...

아빠가 미사 후에 데리러 오기로 했다는 것...

 

그렇게 된거구나..

그렇지.. 연락을 안할 아이가 아닌데...

실은 그랬기에 더 놀랬던 것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오늘 택시를 타고 학교를 간게 걱정의 원인이 된 것...

 

남편은 골프장에 있으니 나랑은 당연히 못 만났고..

리예는 아빠에게 알렸으니 당연히 자기는 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걸 모르고 있던 마리아와 나는 집에서 그 난리가 났던 것이다...

 

안드레 (브라질 스쿨버스 운전 기사)에게 전화를 하려던 차에.....

안드레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너무 고마웠다...

자기도 아이를 가진 아빠이니 만큼 그 마음이 어떤지 너무 잘 알기에..

걱정을 하고 여기저기 난리 부르쓰였던 것...

 

나는 내가 전화를 걸었던 다른 운전 기사 아저씨한테도 전화로 알려드리고...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잠시 후 리예는 다시 전화를 해서는..

엄마 미안해..” 하며 울먹거렸다...

괜찮으니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나중에 아빠랑 같이 오라며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이번 일로 내가 배운 것은...

바로 내가 죄값을 치루는구나..하는 것이었다...

 

평소 남편이 내게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바로 내가 나갔다고 조금 늦게 될 경우..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은 걱정을 하며 기다리고...

나는 언니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니 생글 웃으면서 들어올 때..

연락 안했다고 혼나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난 그것이 이해가 안 갔다..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어련히 잘 알아서 올까..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할까..? 하는 것이었다...

전화 한통이면 끝날 것을..

나는 매번 까먹었고, 남편은 그런 나를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라며 힘들어했다. .

전화 한통이 그렇게도 어렵느냐며 왜 그렇게 사람을 걱정시키냐는 것...

 

그런데 이번 일로 루도비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오겠다는 시각보다 늦을 경우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그래서 그렇게 화를 냈던 거구나...

전화 한통 해주는 것이 그렇게 어렵느냐고 말할 때마다...

뭐가 그렇게 걱정일까.. 고맙기보다는 걱정두 팔자다..싶었다..

그런데 이제 그 마음을 알겠는거다...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워낙 유괴나 납치가 많은 나라다 보니...

걱정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걸 나몰라라 했던 내 자신...

이거.. 너도 당해보고 느껴봐라.. 가르쳐준거구나..싶었다....

 

앞으로는 나가서 늦게 되면 꼭 연락을 해야지...

속으로 얼마나 두고두고 다짐을 했는지...

내가 죄값을 치룬다는 생각을 했다...

 

리예에게도 꼭 핸드폰을 챙기고 다니라고 해야겠다...

다행히 지금 리예는 친구들과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있고...

나는 이 악몽이 해프닝으로 끝나준 것이 고마울 따름...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대학 모의 시험 끝나고...

대학 소개 전시회에 간 애리...

애리에게도 연락해서 친구들에게 전화해보라고 했는데...

리예랑 전화가 되었는지...걱정이 되서 여러번 전화가 왔다...

 

나중에 리예와 연락되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놓이는지..

울먹거렸다... 너무 떨렸다며...

그거보면 언니는 언니다...

 

정말 오늘 큰 공부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연락하고 다녀야지....

.

 

어느 날 "엄마~ 나 사랑에 빠졌어~"하며 나를 놀래키던 리예..

그 사랑에 빠졌던 대상은 책 속의 주인공 유령 '제시..'

그렇게 엉뚱하게 나를 웃기는 개구장이 막내 리예..^^

 

유령 제시에게 사랑에 빠졌던 리예도..

언제가 이쁜 사랑을 하게되겠지...?

 

아주 사랑많고 따뜻하고 똑똑한 멋진 청년이 나타나서...

엉뚱하고 꿈많고 당돌하면서 애기같은 우리 리예를 지켜주었음 하는..

느닷없는 바램이 들었다...

 

언젠가 리예에 대해 쓴 글에 붙였던 음악..

너무 이쁜 음악 Le Couple의 Wishes.. 올린다...

 

오늘 나의 간절한 Wish는 리예의 무사함이었다...

오늘 리예 때문에 너무나도 놀랬던 하루였는지...


 

Wishes 
             - Le Couple  -
 
I looked in the sky and there 
I saw a star shining so bright above 
I closed my eyes and wished upon a star 
that I would find true love 
 
Someone who needed me 
Someone to share my life 
For a love that would be true 
I would wait forever 
 
So...no...matter how long it may be 
I will be waiting 
One star-brighter than the others 
Two hearts-beating for each other 
I believe wishes really do come true 
 
Love at first sight 
I knew it from the moment 
when you said hello 
I hoped you felt it too, 
but we were both so shy 
 
when you reached for my hand 
I knew you were the one 
We laughed and talked for hours like 
I"d known you forever Like...a... 
dream or something from a book 
True love has found me 
 
One star-brighter than the others 
Two hearts-beating for each other 
Now I see wishes really do come true 
You just have to dream 
 
Nothing"s as bad as it seems 
to be...believe me 
Someone"s waiting for you to try 
 
There in the sky 
One star-brighter than the others 
Two hearts-beating for each other 
You will see wishes really do come true 
You can"t stop believing-wishes do come true
You gotta believe me wishes do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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