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남편의 색다른 여행...

pumpkinn 2011. 6. 7. 06:42

 

 

 

남편이 어제 여행을 떠났다...

뭐 남편이 한두 번 여행을 떠나는 건 아니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색다른, 특별한 여행이었다...

 

출장도 아니고,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도 아니고..

또한 패키지 여행도 아닌..

정말 여행같은 여행을 떠난 것이다...

 

새벽에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에게 축복기도 해달라며..

머리를 갖다대는 남편.. 넘 귀여웠다..^^;;

 

얼마 전..

본당에서 학생들을 맡고 계시는 안 광훈 보좌 신부님으로부터..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초대를 받았다고 했다..

 

안 광훈 신부님께서 휴가를 받으셨고...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 브라질 여행을 꼭 하고 싶으시다고 함께 가자고 하셨던 것....

 

조용하면서도 개구진 미소를 가지신 참 이쁜 신부님...^^

수줍음 많으시고 내성적인 신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때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으셨을까..하는 생각을 혼자 해보았다..

 

루도비꼬가 아버지회 회장을 맡으며...

신부님과 서로 호흡이 잘 맞아 즐겁게 일을 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담당 신부님이시니 같이 만나는 시간이 좀 더 자주 있기에..

서로 잘 알게되기도 하고 편해지기도 했겠지만 그러면서 정도 많이 들지 않았나 싶다...

 

해서 이번 여행은 신부님과 루도비꼬 그리고 그 전 회장을 맡으셨던 줄리오씨와 함께..

그렇게 남자들 셋이서 브라질 남단으로 자동차 여행을 떠난 것이다...

 

부러웠다...

여행을 떠나는 그들이..

 

어쨌든 본인으로서는 회사 일이 걸리지 않는 건 아니었으나..

나는 남편 등을 떠밀어 여행에 갔다오라고 했다...

얼마나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인가..? 생각만해도 가슴이 콩닥거렸다..

 

발길 닿는대로 달리다 마음 가는 곳에 차를 세우고..

매일 미사를 드리며 보내는 여행.. 얼마나 축복같은 여행인가...

남자들 셋이서 얼마나 많은 깊은 대화가 오갈까...

 

늘 남자들 세계가 부러웠던 나는...

또 다시 그렇게 부러워졌다...

 

물론 어린 신부님이시지만..

나이를 떠나 사제와 함께 하니 신앙적인 넋두리도 마음 편히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여러가지 삶과 신앙에 대한 갈등이 있는 루도비꼬였기에...

이번 여행은 내가 더 반가웠다..

남편이 신부님과 함께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또한 혼자 대자연 속에 자신에 대해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나도 그렇게 떠나보고 싶은 마음...

한 켠에 간절하게 올라왔다...

 

마음 맞는 누군가와 함께..

그렇게 떠나 마음껏 이야기 나누고 마음껏 울고 웃으며..

그렇게 내 삶에 잊을 수 없는 의미있는 여행...

그래서 먼 훗날 가득한 그리움에 헐떡거리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하더라도...

그런 여행을 나도 가져보고 싶었다..

 

이야기 하고 싶을 때 이야기 하고..

혼자 있고 싶을 때 혼자 시간도 가지며..

그런 리듬이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을 그런 편한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 떠났으면 하는 간절함은 절절함으로 올라왔다...

 

삶이란 참으로 모순적이다...

내게 혼자라는 자유가 주어졌을 때는 공부에 일에 시간이 없었고...

내게 시간이 주어졌을 때는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삶에 바빴고....

삶에 여유가 주어졌을 때는 혼자가 아니라 떠날 수가 없었다...

 

결국 무엇이든, 여행이던 어떤 기회던...

완벽한 타임은 주어지지 않는게 삶이란 생각도 들고...

그래서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이란 말이 생긴건지도 모르겠다...

 

미국에 있을 때 친구가 해준 말...

안젤리카씨 떠나고 싶을 떠나세요. 그때가 바로 떠날 때죠...”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럼 지금 떠나..?

... 근데.... 남편이 여행 중이지...^^;;

 

루도비꼬에게 전화가 왔다...

10시간을 달려 Florianopolis에 도착했단다..

중간에 내려서 버너에다 라면 끓어먹으며 쉬어감서 서로 번갈아가며 운전을 하며 왔단다..

너무 좋단다...^^

 

오늘 아침에도 전화...

너무나도 좋아서 넘 멋져서 숨이 막힌단다... (얼라 같기는..^^)

 

글게.. 좋겠지...............

루도비꼬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안겨주는 여행이었음 좋겠다...

 

^^

거참... 여행 한번에 참 많은 걸 기대하기도 한다..

욕심은....^^;;

 

그나저나...

여행을 떠났음 여행에 집중을 할것이지..

중간보고하는 루도비꼬가 웃겨죽겠다...^^

그러니 내가 여행 떠날때면 전화 안한다고 난리 부르쓰~

 

아고 내 팔자야~

걍 좀 잊어주지~ ^^

.

.

 

이미 여러번 올렸던 음악이지만..

'여행'하면 떠오르는 음악..

Skank의 'Vamos Fugir' (Let's Escape~!!)

 

일상에서의 탈출~!!

생각만해도, 상상만해도 넘 설레지 않나..? ^^

 

나도 이렇게 떠나고 싶은거..

 

Vamos Fugir - Sk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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