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너무나도 둔한 나...

pumpkinn 2011. 4. 27. 10:48

 

가끔...

나의 둔함에 혀가 끌끌차질 때가 있다..

 

우리 리예는 Kinder Ovo 라는 브랜드의 쵸콜렛을 좋아한다..

Ovo계란이라는 뜻으로..

조그만 계란 모양의 쵸콜렛 안에 조그만 조립 장난감이 들어있는 쵸콜렛인데..

리예는 어릴때부터 그 장난감을 좋아했다. 15살인 지금까지.. 흐미~ @_@

리예 방엘 들어가면 그 조그만 장난감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고..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리예는 옆에서 그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는 중이다..^^;;)

 

부활절..

이곳 브라질은 부활절이면 커다란 계란형의 쵸콜렛을 선물하며 부활을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

열대국이기 때문에 계란은 쉬이 상하므로 쵸콜렛으로 대체한 풍습인데..

그때는 Kinder Ovo 회사뿐만 아니라 쵸콜렛을 생산하는 모든 회사는..

부활을 뜻하는 달걀 모양의 쵸콜렛을 만들고...

리예는 벌써부터 자기는 다른 건 싫고 꼭 그 회사것을 사달라고 나를 졸랐다..

 

..그 장난감을 좋아하니까..

난 그냥 그런가부다..하고 그것으로 사들고 왔는데...

 

바로 그 날...

남편이 리예에게 조립식 장난감을 선물로 사들고 온 것이다..

트럭이며 불도저며.. 그런 장난감이었는데 조립용이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리예 입이 귀에 걸려서는...

바로 당장 테이블에 앉아 무아지경 몰입이다..

 

조립에 폭~ 빠져있는 리예~  그 옆에 소파에 누워 리예를 지켜보고 있는 써니~

써니는 항상 리예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더니 뚝딱뚝딱 금방 조립을 하고..

또 다른 상자를 열더니 다른 장난감을 조립하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하는 말..

아빠~ 담엔 더 큰거 사줘~” 하면서 자기가 조립한 트럭을 아빠에게 보여준다..^^

 

남편은 좋아라 하며..

담번엔 조금 난이도가 높은 것들로 사주기로 하고..

그것 다 하면 큰 헬리콥터를 사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것은 비싸기도 비싸지만 완성하려면 6개월정도 걸린단다..

그게 완성되면 멋진 실내장식이 되어줄것 같다. 흐흐흐~ ^^

 

 

 

크..이런것까지 자랑을... 달리 엄만감~^^;;

팔불출이래두 좋다~!! 난 엄마니깐~!! ^^;;

 

 

어쨌거나..

그제서야 느낌이 왔다..

리예가 Kinder Ovo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장난감 때문이었지만..

왜 하필 그 장난감이 좋았더랬는지.. 바로 조립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그리도 좋았던 것을 그제서야 알겠는 것이었다..

왜 나는 눈치를 못챘던 것일까..? 참으로 둔하기도 하다..

 

리예는 수없이 말을 했더랬다..

자기는 그 쵸콜렛이 좋은게 아니고 장난감이 좋은거라고..

난 그 말이 그야말로 그 장난감이 좋아선줄 알았지..

그 장난감이 조립하는 것이기에 좋았던건줄을 몰랐던 것이다..

 

왜려 벌써 15살인데..

아직도 저렇게 애기같이 애기 장난감을 좋아하니...

난 정신연령이 의심스럽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게도 그 쵸콜렛을 사면 장난감은 자기 달라고 말을 해놓아서..

이번 부활절엔 그 장난감을 한 열개쯤 받아온게다...-_-;;

 

암튼...

 

그것을 눈치챈 남편이 조립식 장난감을 사온 것이고..

그래준 남편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가만 보면 애리의 강점도 남편이 먼저 발견했고..

리예의 강점도 남편이 먼저 발견해 주었다..

대체 나는 엄마라는 사람이 뭘 할 줄 아는것인지..

순간 답답하기도 하고 주눅이 들기도 했다..

 

맛있는걸 해줄줄 아나.. 방을 이쁘게 꾸며줄줄 아나..

그렇다고 아이들 능력을 제대로 보고 키워줄줄 아나..

대체 엄마로서 제대로 해주는게 뭐가 있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애들처럼 저만 좋음 땡~!! -_-;;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머리 나쁜 사람들의 충격은 짧다~ ^^;;

 

그 주눅은 순간으로 끝나고..

나는 리예 조립 장난감을 찾으러 눈이 벌게서 다닌다..

또 뭐하나 발견하면 집착에 가까운 편집증 증세를 보이는 내가 아닌감~

뭐든지 컬렉션으로~ ^^;;

 

한번은 애리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이 재밌다고 했던 지나가며 던진 그 말 한 마디에..

나는 당장에 인터넷 서점에서  아예 아가사 크리스티 컬렉션을 주문을 했더랬다..

결과.. 애리가 질려서 그만 그녀 책은 손두 대지 않았다..-_-;;

 

이렇게 때때로 오버하는 나..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이번에는 리예에게는 하나씩 하나씩 주어야겠다...

질리지 않도록...^^;;

 

암튼.. 조립을 좋아하는 리예..

리예의 색다른 취향이 넘 이쁘다..^^

 

우리 오빠가 그렇게 조립하기를 좋아해서..

당시 그런 장난감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기..

마침 미군부대 회계사로 계셨던 아빠는 그것을 구하실 수가 있으셨던 듯..

항공모함이니 비행기니 조립식 모형을 사오시고는 함께 조립하시던 기억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알지 못했던..

우리 리예가 좋아하고 잘하는 한 가지를 또 알게되어..

참 재밌고 기뻤다..^^

 

우리 리예의 조립 모형 컬렉션을 상상하니..

입가에 함박 미소가..^^

리에의 작품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푸는 밤이다..^^

.

.

리예가 좋아하는 The Fray의 Over my head를 올리고 싶었으나..

모두 금지가 되어있어 음원을 복사해오질 못했다..

해서 귀엽게 리메이크된 A-ha의 Take on me..

Anni Sweet B 버젼으로 다시 올렸다.. ^^

 

 

 

 

Anni B Sweet - Take on Me

 

Talking away
I don´t know what I´m to say
I´ll say it anyway
today´s another day to find you
Shying away
I´ll be coming for you love O.K.

Take on me
Take me on
I´ll be gone
in a day or two

So needless to say I´m odds and ends
But that´s me stumbling away
Slowly learning that life is O.K.
Say after me
It´s no better to be safe than sorry.

Take on me
Take me on
I´ll be gone
in a day or two
Take on me
Take me on
I´ll be gone
in a day or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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