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꿀꿀했던 기분이지만...

pumpkinn 2011. 5. 21. 11:36

 

오늘은 아침부터 남편과 가게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

서로 언쟁을 높이다가 마음 가라앉히고 대화하기를 반복...

(많이 용감해진 나..)

 

사실 나의 대답 여부에 따라..

남편이 며칠 내로 내려아 하는 중요한 결정이 좌우되기에...

차분하게 요목조목 따져가며 진지하게 대화가 필요한 부분인데..

옛날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너무나도 많이좋아진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내가 타이밍에 맞춰 책 제대로 읽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가야할 길후속편을 읽고 있으니..내참~)

 

전같으면 둘 중의 하나는 나가버렸을건데..

그래도 큰소리가 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이야기를 끝까지 했다는 것이 대단한 발전이긴 하다..

 

어쨋든 오늘은 그 일로 인해..

종일 은행 일만 겨우 하고 내내 가게 이전 문제로 오후 내내 미팅의 연속이었다..

 

그러고 집에 오니..

정말 집에 있을 기분은 아닌데 마땅히 나갈 구실이 없다..

 

일단 운동복을 갈아입고 나갔다..

나가다가 다시 들어왔다..

다시 들어와 책을 들고 나갔다..

 

사실 첨 마음은 나가서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그래봐야 한 시간이니 책을 들고가서 후에 읽어야겠다는 마음이었던게다..

그러다가 아파트를 나서며 그마저 마음이 바뀌었다..

걍 쇼핑으로 가자..’

 

그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데.. 얼마나 행복한지..

이렇게 밤에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동네러눈 사실이 넘 좋았다..

역쉬..이사 잘왔어..’

 

나는 먼저 스타벅스로 가서 커피를 샀다..

오늘은 왠일로 늘 마시던 까페라떼가 아닌 카푸치노를 시켰다..

카푸치노는 너무 달아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오늘은 별로 기분도 그러니 다른 커피를 마셔볼까..했던 것..

 

마셔보니..

까페라떼와 맛이 별반 차이가 없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계피와 쵸콜렛 가루를 뿌리지 않고 그냥 들고나온 것..-_-;;

 

 하여간 덜렁대긴’..

다시 돌아서는거이 귀찮아서 커피를 들고 옆에 붙어있는 사라이바 이층으로 올라갔다..

추워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고, 앉을 자리도 제법 많다.. 횡재다~

 

앉아서 읽는데...

오늘 아침 읽은 선생님 댓글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그래.. 내가 딴 남자를 사랑하느라 다른 남자가 시시해보였나부다..싶어서..

알랭을 마음으로 접고.. 스칵 팩에 온 마음을 의지적으로 쏟았다..

 

그래서 그런가..?

스캇 팩의 하느님에 대한 꿈 이야기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이봐, 스캇 넌 마땅히 내야 될 돈을 내면 되는 거고, 운전은 내게 맡겨.” 한 구절에..

눈물이 핑 돌았다..

 

마치 내게 해주시는 말씀 같았다..

해경이 넌 왜 바보같이 네가 해결할려고 그러니. 운전 키는 나에게 맡겨~!!”

하시는 말씀 같았다.

 

오늘 내가 이 책을 들고 나온 건 그 말씀을 내게 들려주시려는 것 같았다.

순간 내 마음엔 평화가 오고..

 

그래.. 왜 나는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고 자꾸 내가 운전을 하려고 하는걸까..?’

또 혼자 감동에 눈물이 자꾸만 흘렀다..

스캇 팩 할아버지에게 쪼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사라이비가 문을 닫는 시간 즈음해서 나왔다...

화장실 들어갈 때 기분과 나올 때 기분이 다르듯..

사라이바에 들어갈때 기분과 나올 때의 나의 기분은 180도 달라져서 나왔다

 

들어갈때까지만 해도..

나는 나를 다구치는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서는..

기억 저편에 묻혀있던 고리골짝 지난 일들까지 끄집어 내어 혼자 소설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나올때는..

에너지가 넘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래.. 요즘 내가 좀 많이 풀어져 있었지..?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해야지..’

하는 희망에 넘치는 마음이 되어 있었던 것...^^

 

얼마나 간사한 나인지..^^

 

쇼핑 밖으로 나오니 얼마나 추운지..

목도리라도 하나 집어들고 나올걸.. 하는 때늦은 후회도 있었지만..

두 블럭만 걸으면 되는데...

찬 바람 마음껏 마시자.. 하면서 거의 투스텝으로 걸으며 왔다..^^;;

(투 스텝 하면 떠오르는 친구.. 창연..^^)

 

오는데..

이어폰에선 조관우의 님은 먼곳에가 나온다...

갑자기 마음이 시려진다...

 

님은 먼 곳에가 끝나니..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이 나온다..

 

이 두 곡 중의 어느 곡으로 고를까..하다가... 

이 험한 대해를 잘 헤쳐나가야지...

스캇 팩 박사가 말하는 대로 의식을 가지고 나를 인지하며..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받아들일건 받아들이는 겸손으로 잘 헤쳐나가야지..하는 마음으로..

Sailing을 골랐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내 마음을 사로잡은 '님은 먼 곳에'...

걍 내 마음가는대로 이 곡으로 골랐다...

 

김 추자 원곡도 너무 좋지만..

조 관우의 님이 먼 곳에도 무지 좋아..

조 관우 버젼으로 골랐다..

 

  

 

님은 먼곳에 / 조관우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마음주고 눈물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곳에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영원히 먼곳에 (니가 아니면)

니가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못산다할것을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영원히 먼곳에 (망설이다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이제 그만해

원래 여자란 바람같은 거야

내것인줄 알지만 그건

우리 남자들만의 착각이야

날떠나 다른 사람 만나면

언제 그랬나는

다른 얼굴로 다시 태어나지

(괜찮아,괜찮아)

하지만 너같은 사랑은

그리흔치 않아

요즘처럼 인스턴트 같은 사랑

이젠 정말 신물이 난다.

사랑...

사랑한다고 모두 말하지만

그중에 누가

진짜 사랑을 알고 있겠니?

 

마음주고 눈물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곳에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영원히 먼곳에 (니가 아니면)

니가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못산다할것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마음주고 눈물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곳에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영원히 먼곳에 (니가 아니면)

니가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못산다할것을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영원히 먼곳에 (망설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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