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뜻 밖의 전화 한 통...

pumpkinn 2011. 5. 14. 05:05

 

 

지난 며칠 참 바빴다.

그니까 혼자 사서 바빴다.

 

알랭 드 보통에 필이 꽂혀 그의 공간을 만들어 놓구선 썰렁하게 빈방으로 내버려 둘 수가 없어...

리뷰와 함께, 내가 왜 그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지..

왜 그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글을 올려놓고 나니 그래도 기본적인 가구는 들여놓은 듯한 느낌....

앞으로 조금씩 그에 대한 기사들로 꾸며 놓으면 나름 아늑하고 이쁜 방이 될 것 같다..

 

일단 그렇게 해놓구나니..

인제 마음이 좀 편해져 일상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러던 가운데 어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연결을 해주는 직원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름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다..

누구신가..? 했더니 함께 성경 공부를 같이 하시는 자매님..

 

무척 미안해 하시면서 말씀을 꺼내시는데..

그 내용에 넘 감동이었다.. 그리고 넘 미안했다..

 

사실.. 나는 성경 공부가 끝나면 택시를 타고 집에 온다..

물론 갈 때도 그렇지만 그거야 당연한거고...

성경 공부가 끝나면 가까이 사시는 분들은..

차량되시는 분들이 픽업 봉사를 해주신다. 서로를 돕는 차원에서.

 

다들 힘드신 하루를 보내고 성경 공부까지 늦게까지 하시고는..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으실테지만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을 성장시키시는 학생들로서..

서로 도우실 수 있는 것은 도우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성경 공부가 끝나면 나는 그냥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

 

픽업을 부탁드릴만큼 숫기가 있는 나도 아니고..

또한 나는 뚝 떨어져 살기에..

가는 길 목이 아닌 이상에야 당연히 부탁을 안 드리는건 당연한 것..

그러기에 나는 당연히 택시를 타고 다닌다..

 

물론 소피아 언니가 저녁에 오실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온다..

부러 돌지 않아도 되는 언니 가시는 길목에 내가 살고 있고..

또 친한 언니시니까 고마운 마음 한 가득이지만 죄송해 죽겠는 마음은 아닌게다..

 

지난 주 우연히 공부 끝나고 내려가는길..

어떻게 가느냐며 물으시고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며 굳이 데려다 주셨다..

너무나도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다..

사실 타고 오는 길 너무나도 죄송해서 사실 몸둘바를 못두겠는 마음이었다.

 

왜냐하면 그 부부님은 나와는 다른 곳에 사시기에..

종일 피곤하게 일하시고 시고 싶으실텐데 나로 인해 부러 돌아가셔야 한다는 사실에..

죄송해 죽겠는 마음이었다.

 

물론 나 말고 다른 젊은 자매님이 함께 가시지만..

그 분과는 같은 동네 사시기에 나 같은 상황은 아닌 것...

 

어쨌거나..

그날은 그날이고.. 난 편히 집에 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내게 전화를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

전날 밤 잠을 못주무셨다는게다..

이유는 나를 데려가는 걸 잊고 그냥 가셔서..

그 말씀을 듣고 너무나도 놀라왔다..

 

중간쯤 가서 내가 떠올랐다며 남편한테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더욱이 나는 핸드폰을 안 갖고 다니기에 연락할 길도 없고..

 

그 말씀을 들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죄송한지..

벌써 성경대학 2학년이고..

늘 택시 타고 다녔기에 새삼스러울게 없는 나로서는..

그분의 따뜻한 마음에 왜려 내가 몸둘바를 모르겠는거였다..

 

다음 주부터는 당신 마음 쓰게 하지 말고..

혹시 당신이 아무 말 안 해도 당신 쫓아오라는 말씀...

그래서 당신 잠 좀 편히 자게 해달라는 말씀..

(분명 위로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지만 엄마 같은 깊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말씀이었다.. 나이도 비슷한데..^^;;)

 

순간 깊은 반성이 내 마음 안에 일었다..

나는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도 얼마나 이기적인가..

내가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부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마음 하나 편하고자 하는 그런 아주 지독한 이기심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상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지금껏 서로 깊은 얘기를 나눠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멀리서 바라볼 때 참 느낌 좋은 자매님이셨기에..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이 참 즐겁게 느껴졌다..

 

나와는 참으로 다르게..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올인하는 천상 현모양처..

그녀의 일상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얼굴이 후끈후끈거렸다..

 

과연 나는 불평이라는 것을 할 자격이 있는가..?

근원적인 문제부터 내겐 걸림돌이 되었다..

대체 나는 무슨 불평을 하는걸까..?

복이 겨워서 그런거란 생각..

 

그런 문제에 봉착하면 늘 떠오르는 나의 모자라는 부분들..

집에서 살림을 제대로 하나..

라면 1인분 빼고는 음식을 할 줄을 아나..

남편한테 여우 같은 마누라이길 하나...

아이들한테 따뜻한 엄마이길 하나...

그렇다고 사업 수완이 좋아 경제 생활에 도움을 주기를 하나..

(위와 반대 이야기를 듣고 싶어 올리는 것이 아님..)

 

할 줄 아는거라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면서 좋아라 하는 것...

 

물론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그분처럼 남편과 아이들에게 올인을 하며..

나의 것을 놓아버리지는 못한다..

 

내가 이토록 이기적인 것은 여기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내 삶을 사는 것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으니..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나중에 나의 보상심리가 작용하지 않을만큼..

기본적인 것 (기본의 수준이 문제긴 하지만..)을 해주고..

각자 자기의 삶을 행복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난 우리 애리와 리예가 너무 엄마한테 기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어차피 혼자 해나가야 하는게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어쨌건..

내가 그분에게서 느낀 감동은..

그녀의 따뜻함이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포근한 아내고 따뜻한 엄마라는 것..

그녀도 나도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기에..

어느 삶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어떤 삶을 살던 내가 보기에 행복한 삶이 아닌..

그들이 삶 속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이 보기에 행복한 삶이 아닌..

내가 삶 안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섬김 속에 행복을 느끼는 그녀와..

내가 하고 싶은 그것을 함으로 행복을 느끼는 나...

같은 나이임에도 참으로 다른 서로를 보면서 우리는 깔깔대며 웃었다...^^

 

어제는 그녀 덕분에..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후였다..^^

.

.

 

오늘은 그녀에게 음악 선물을 하고 싶다..^^

어떤 음악..?

 

추억의 팝...

아바 곡으로 골라봤다..^^

 

Mama Mia에서 콜린 퍼가 불렀던...

Our Last Summer..

 

덕분에 기억속에 되살아난 그리움으로..

나는 밤을 꼬박 눈물로 지새워야 했던 기억..

 

오늘은 Dona Monica를 위해 골라봤다..^^

 

 

 

 Our Last Summer - ABBA

 

 

The summer air was soft and warm

The feeling right, the paris night

Did it’s best to please us

And strolling down the elysée

We had a drink in each café

And you

You talked of politics, philosophy and i

Smiled like mona lisa

We had our chance

It was a fine and true romance

I can still recall our last summer

I still see it all

Walks along the seine, laughing in the rain

Our last summer

Memories that remain

We made our way along the river

And we sat down in the grass

By the eiffel tower
I was so happy we had met
It was the age of no regret
Oh yes
Those crazy years, that was the time
Of the flower-power
But underneath we had a fear of flying
Of getting old, a fear of slowly dying
We took the chance
Like we were dancing our last dance
I can still recall our last summer
I still see it all
In the tourist jam, round the notre dame
Our last summer
Walking hand in hand
Paris restaurants
Our last summer
Morning croissants
Living for the day, worries far away
Our last summer
We could laugh and play
And now you’re working in a bank
The family man, the football fan
And your name is harry
How dull it seems
Yet you’re the hero of my dreams
I can still recall our last summer
I still see it all
Walks along the seine, laughing in the rain
Our last summer
Memories that remain
I can still recall our last summer
I still see it all
In the tourist jam, round the notre dame
Our last summer
Walking hand in hand
Paris restaurants
Our last summer
Morning croissants

Living for the day, worries far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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