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엄마...

pumpkinn 2011. 2. 19. 23:57

제작년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다니러 가셨을때..

엄마와 막내 정훈이..

정훈이는 미국에서 수사신부로 오랜 시간 있어서 그런지..

평상복을 입어도 꼭 신부님 같다..^^

 

 

가끔씩..

외롭다고 느껴질 때..

미국에 혼자 계시는 엄마는 어떠실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떨어지곤 했다..

 

이렇게..

엄마 생각에 눈물이 떨어질땐 내 자신이 가증스럽게 느껴진다..

평소에 잘하는 딸이 아님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오늘..

토요일임에도 가게에 나왔다..

매니저는 지금 한달 휴가 중이고..

사무엘은 오늘 대학 졸업식이라 일찍 나가야 했기에..

토요일은 나의 날이지만 가게에 나와야 했다..

 

매상정리를 하고 있는데..

직원아이가 소포라며 웬 상자를 가져온다..

뭔가 싶어 보낸이 이름을 보니...

엄마다..

열어보니 음이온 방석이 들어있다..

 

얼마 전 전화 통화중..

종일 앉아서 일한다는 소리에..

엄마는 그게 안쓰러우셨는지..음이온 방석을 보내야겠다고 하셨는데..

정말로 보내신거다.. (무슨 돈이 있으시다고..)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뭘 읽으시느라 저리 빠져 계실까..?

뭔가를 하시면 폭 빠지시는 것.. 내가 바로 엄마를 닮은 성향중의 하나다..^^

 

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해경이가~”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엄마..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서울로 시집오신지 몇십년이 지나도록 사투리를 쓰시는 엄마..

엄마의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면 얼마나 푸근한지....

 

역시나..

그날 종일 앉아서 일한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그 길로 달려가 사서 보내신게다..

지난 번에 음이온 매트리스와 이불을 보내주신 걸로 모자라..

이젠 방석까지..

 

엄마는 늘 내게 미안해하신다..

잘해준게 없으시다며..

하지만 내 주위에 엄마처럼 자식에게 헌신적이고 당신을 온전히 바치신 분..

많이 뵙지 못했다....

 

오늘은 안 바쁘냐며.

하고 싶은 이야기 있음 다하라고 하시는 엄마...

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행동은 못 따라주지만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거..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명서방과 애리 리예는 잘 있냐며..

매일매일 기도하고 있으시다는 말씀..

엄마에 대한 기억 중 가장 많이 떠오르는 모습은 기도드리는 모습이다..

 

이래서 저래서 힘들다고 종종 투덜거리는 내 삶이지만..

엄마의 기도로 그나마 내가 이만큼이나마 잘 살고 있는건 아닐까..

 

 

빨간새이 잘 어울리는 엄마.. (서울 어머니 댁에서..)

나이가 들으셔도 멋내는데 열심이시다..^^

위암 수술 이후 얼마나 마르셨는지.. 엄마의 빠른 쾌유는 의사들도 놀래했다고..

어느 순간에서도 희망을 보시는 당신의 긍정성 떄문이 아닐까...

 

요즘은 베니스 비치에 자주 가신다고 한다.. 

막내 정훈이가 미국에 다녀갔을 때..

바닷가 가는 길을 가르쳐 드린 모양이다..

 

혼자 다니시기에 외롭지 않냐는 내 말에..

한번도 혼자라는 생각, 외롭다는 생각 해본 적이 없으시단다..

하느님과 성모님이 항상 함께 함을 느끼신다며..

 

가서 바닷가를 맨발로 걷기도 하시고..

자리 펴놓고 종일 책 읽고 오신다며..

왜려 누가 함께 있음 책을 못 읽으시기에 불편하시다는 말씀...

그러시면서 덧붙이시는 말씀.. “해경이 네가 나 젤 많이 닮았잖아..” 하신다..

 

그래..

다섯 남매 중 내가 가장 엄마를 많이 닮은 듯하다..

생김새부터.. 공부 욕심까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해내고야마는 집착인지 열정인지 알수없는 그 무엇도..

 

하지만 정말로 닮고 싶은 것은 닮지를 못했다..

엄마의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시는 긍정성..

난 주위에서 엄마만큼 밝고 긍정적이고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바로 그것이 내가 닮고 싶은 부분이다,..

 

당신은 건강히 잘 있으니 걱정 말라며..

왜려 나를 챙기시는 엄마..

 

 

역시 한국에 가셨을 때 사진...

스포티한 차림의 엄마..막내랑 저렇게 서있으니 꼭 연인사이같다..^^

하긴 '사랑하는 사이' 맞다..

정훈이는 미국에 갈때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를 하듯 엄마를 여기저기로 모시고 다닌다..

엄마에게 정훈이같은 아들이 있다는건 당신에게 주어진 축복이 아닌가 싶다..

 

살다보니..

엄마생각 많이나더라는 내 말에..

그래.. 남편 사랑 다르고 자식 사랑 다르고 엄마 사랑 다르지..” 하신다..

 

전화를 끊으실때는 미국 할머니 답게..

I Love You~ 하시는 엄마..

나두 엄마.. 엄마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전화를 끊을때는 목이 매어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눈치 채셨을까..?

 

외롭고 고달펐던 유학생활 속에서도..

엄마랑 전화하면서 독하게도 한번도 운적이 없는 내가 오늘 왜이러는걸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신효범의 회전목마..

분위기만 더 잡아주는 듯..

 

걱정마래이~ 내 잘있데이~”

엄마의 목소리가 귀에 맴돈다..

.

.

 

회전목마 - 신효범..


 

거리에 서서 귀를 막았지 두 눈도 마져감고
몇번이나 한자리만을 맨날 맴돌고 맴돌아
알고있는건 묵묵한 가슴 그건 혼자라는 건
늘 그랬듯이 외롭진 않다고 되뇌이는 건

가슴속에서는 보내지 못할 그대
그렇게 혼자 두고서 가지말라고
그대있어도 나는 외로웠던걸
그댄 모르지 너는 모를거야 모르길바래

가슴속에서는 보내지 못할 그대
그렇게 혼자 두고서 가지말라고
그대있어도 나는 외로웠던걸
그댄 모르지 너는 모를거야 모르길바래

살다살다가 죽도록 니가 보고싶을수 있겠지
그때쯤엔 다시 보게 되면 말할수 있을까
굳이 안해도 알 수 있을거라 하지 않았던 말들
사랑한다고 사랑했었다고 그것이 다라고
사랑한다고 사랑했었다고 그것이 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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