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이윤제 주임 신부님의 번개 특강~

pumpkinn 2011. 4. 11. 05:05

'돌아온 탕자' 말씀 중 두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열강 중이신 이윤제 주임 신부님..

아버지가 버선발로 뛰어내려가신 것이 뜻하는 그 의미와..

그냥 스쳐지나갔던 부분 '유산'과 '가산'의 차이에 대한 말씀이 깊이 와닿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살짝 서둘렀다..

언제나처럼 시간에 맞춰 미사에 도착하면, 번번히 앉을 자리가 없어..

뒤에 앉아 미사를 드리니 영 집중을 할 수가 없었기에..

그야말로 온전히 자리를 맡기위해 일찍 나간 것..

 

미사 시간에 앉을 자리를 맡자고 일찍 미사를 간 것은..

태어나서 또 첨인 것 같다..^^;;

 

오늘 강론은 요한 복음에 나오는 7가지 표징(기적)에 관한 말씀이셨는데..

다른 복음서에서는 기적이라고 표현되는 그것을 표징이라고 표현되는 요한 복음에 대한 설명과 함께..

7가지 표징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의미를 설명해주셨고..

마지막 표징인 나자로의 되살아남은 바로 그 완전 그 7가지 표징의 절정이라는 말씀을 통해..

나자로의 죽음과 부활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함께

그것을 통해 무엇을 알려주시고자 한 것인지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설명해주셨다..

 

강론 말씀 후 성가대 특송은..

지난 번 죽을 쑨(^^;;) You Raise me up 이었는데..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성가를 또 죽을 쑬까봐 사실 마음이 살짝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버젼으로 은혜스럽게 불러주어..

속으로 불편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 무척 미안해졌더랬다.. (죄송합니다..^^;;)

 

은혜로운 가운데 미사가 끝나고...

미사 후 오늘 특강이 있다는 어나운스가 있다..

..? 특강..? 누가..?”

주임 신부님께서...”

 

사실 전시회때문에 지난 주에 성당을 빠져서 오늘 특강이 있는 것을 몰랐던 건지..

특강이 갑자기 생긴것인지 모를 일이었다..

단지 옆에 앉은 스텔라가 자신도 오늘 알았다는 이야기로 봐서..

아마도 갑자기 생긴 번개 특강이 아녔나 싶다..

 

특강 12 20분 시작된단다..

애리와 리예는 시험이 있는 관계로 루도비꼬가 집으로 데려다주고..

나는 남아서 스텔라와 점심을 먹고 성당으로 올라갔다...

 

정확히 12 20분에 시작된 특강...

신부님께서 루카복음 15장을 우리에게 읽어주시면서 특강은 시작되었다...

 

멀리서 뵈며 강론 말씀을 통해 느끼는 신부님은..

살짝 엄한 단호함이 묻어나는 담백.. 바로 담백하시다는 것이었다..

간결하고, 분명하고, 명료한 강론 말씀에서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가까이서 함께 활동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게다..

 

오늘 특강 역시도 그랬다..

당신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 신자들에게 전하시고자 하는 그것을..

성경 말씀과 함께 이런저런 양념 없이, 둘러섬 없이 직접 본론으로 들어가시는게다..

 

성경 말씀을 말씀으로 해석하시며 전해주시는 것..

언젠가 마리 요셉 수녀님께서 성경 말씀을 원칙적으로해석하신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서론이 길었다..-_-;;

 

특강으로 들어가기 전 루카 복음 15장을 읽어주고 계시는 신부님...

말씀을 '읽지'말고 '들으'라고 강조하시는 신부님..

또박또박 단호하면서도 분명한 엑센트로 읽어주시는 말씀에선 어떤 힘이 느껴졌다..

암튼, 걍 한 부분만 읽으실 줄 알았지 끝까지 다 읽으실 줄은 몰랐다..^^;;

 

 

가치의 의미

 

신부님의 첫 특강은 50헤알짜리 지폐를 떨어뜨리고 꾸기고 짓밟는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그 퍼포먼스로 보여주시고자 하는 뜻은 분명했다..

50헤알이라는 가치를 지닌 이 지폐는 우리가 밟고 꾸기고 설사 침을 뱉어도..

그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50이라는 숫자 하나 써있는 종이조각도 그렇게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면...

하물며.. 우리는 하느님께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닌 존재인가..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너무나도 분명했다..

 

앞서 읽어주신 성경 말씀의 세 가지 비유..

잃어버린 양에 대한 비유, 잃어버린 은전에 대한 비유..

그리고 돌아온 탕자에 대한 비유...는 가치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하심이니..

이 세가지 비유를 하나하나 따로 떼어 생각해서는 안되며,

함께 읽으며 그 말씀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세 가지 비유를 들어 가치의 의미에 대한 비교설명을 해주시는데..

탕자의 비유는 그야말로 귀가 따갑다 못해 따까리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는 말씀이지만..

그 글자 하나하나에 숨겨져 있는 깊은 의미는 오늘 처음 알았다..

 

왜 아버지가 돌아오고 있는 방탕한 아들을 바라보고 계시다가...

아버지가 당신의 옷을 들어올려 귀족으로선 그래서는 안되는 종아리까지 보이며..

그렇게 달려나가셨는지.. (난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반가워서 그런줄 알았더랬다..)

동네 사람들이 멍석으로 두루말아 때려 죽일 것을 아셨기에.. (그당시 풍습)

당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함이었다는 말씀을 들으며..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유산을 달라는 아들에게 가산을 주신 것은 사랑과 은총을 주신 것이라는 말씀에..

가산의 의미를 몰랐던 것은 아들들 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였던게다..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깊은 떨림으로 가슴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성경을 말씀 그대로 풀어주시고, 그 장면 하나하나 그 말씀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의미를..

마치 꿈 해몽하시듯 알기 쉽게 풀어 주시기에..

분명하게 그 뜻을 이해하며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그럼으로 성경책을 읽고 싶게 만드시는 독특한 유혹이 그 안에 숨어있는 것도...

내게는 묘한 매력이다..

강론 말씀을 들을때마다 내 플래너에는...

<요한 복음 읽어볼 것>, <루카복음 읽어볼 것> 같은 메모가 그 옆에 적히는게다,

 

톨스토이 소설 '죄와 벌'을 '잘못과 책임'으로 비유하시며..

죄와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 그리고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강론 중이신 신부님..

 

죄와 벌 - 잘못과 책임

 

죄는 죄를 낳고 그 죄로 인해 우리는 하느님과 더 멀어진다는 것은..

이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순환이지만..

 

우리가 죄를 짓고 하느님께서 멀어지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가 죄를 지었기에 우리를 멀리하시고 벌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은 우리가 스스로 하느님께서 멀리 떨어져 나가는 것이라는 말씀..

 

언젠가 피정 때였나..?

신부님의 말씀...

우리가 죽어서 하느님 앞에 설 때..

온전한 사랑이신 하느님은 우리를 벌하지 못하신다 했다...

그러기에 우리를 도저히 지옥으로 보내지 못하신다고 하셨다..

 

천국과 지옥의 방향은 하느님이 정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히 내 스스로 지은 죄를 스스로 바라보지 못함에..

그런 모습을 감히 하느님 앞으로 다가설 수 없기에 스스로를 용서 못하는 우리가..

지옥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는 거라는 말씀은 얼마나 나에게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나..

 

그렇게 온전한 사랑이신 하느님은 우리를 그렇게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계시는데..

아담처럼 죄를 짓고 나무 뒤에 숨는 것도 우리요..

도망치는 것도 우리요..

하느님께서 멀리 떨어져 나가는 것도 우리라는 말씀...

 

그러기에 우리가 죄를 지었을 때 하느님께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해서..

나무 뒤로 숨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하느님 앞으로 나와 우리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고 보속을 통해..

우리의 죄가 낳은 그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씀...

고백 성사로 죄와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죄은 용서되나 책임은 남는 것이라는 말씀은..

앞으로 죄 짓는데에 좀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를 짓지 않겠다는 생각은 안하고..신중하게 죄를 짓자..? 히구..-_-;;)

 

그러기 위해 우리가 우선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을 사랑하고, 우리 자신을 용서하는 것..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네 몸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번째 계명을 실천하고..

마음과 생각과 뜻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첫번째 계명을 자연스럽게 실천하게 되는 것이라는 말씀..

 

아주 처음 듣는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서로 연결하지 못하고 각자 따로 국밥처럼 떨어져있는 조각들이..

하나로 모여져 드디어 조각맞춤이 이뤄진, 예쁜 온전한 파이가 된 그런 느낌이었다..

한 마디로 각각의 그림인 줄 알았던 것이 결국 하나의 그림을 이루기 위한 조각들이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강조하신 말씀은 '사랑'에 관한 말씀이었는데...

그 무엇보다 위에 있는 것은 '사랑'이며..

율법은 결국 삶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고자 만들어진 법이므로...

율법과 사랑이 충돌할때 사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내게 깊고도 강한 울림을 안겨주었다..

 

즉, 금요일에 고기를 먹느냐 안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랑의 행위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신부님은 특강 내내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으셨고...

열정적인 강론 말씀을 듣는 우리도 그렇게 발갛게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진지함 속에 빠져들기도 하고, 깔깔대기도 하며 푹 빠져있었던 시간..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던 특강 시간..

좀 더 길게 잡으셨음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함께 했지만..

다음에 또 오늘처럼 번개 특강을 주시리라는 기대 속에 우리는 기도로 마쳤다.

 

^^

이번 한 주 동안 세 번의 특강..

두 번의 장희만 신부님의 특강, 그리고 한 번의 이윤제 주임 신부님의 특강..

그 세 번의 특강에 참석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우리의 영혼이 마구마구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하느님 안에 굳게 서있는 내가 되고 싶다..

 

금희님 말씀처럼..

혼자 있을 때는 온 우주를 다 안을 것 같은데..

관계 속에서 때때로 엎어지는 내 자신..

 

어디서든 어느 곳에서든 어떤 곳에서든..

중심을 잃지 않고 곧게 서는 그래서 나를 잃지 않고..

나의 색을 잃지 않는 나만의 향기를 지닌 나 일수 있기를...

 

감사한 하루였다...

.

.

오늘 성가대가 불렀던 You raise me up.......

기도하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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