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부족함에 대한 감사...

pumpkinn 2011. 4. 8. 12:16

 

오늘은 카메라 밧데리가 떨어져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아쉬운대로 어제 찍은 사진으로..^^;;

 

어제 생각지 않게 참석했던 특강..

말씀 속에 많은 느낌이 있었고 많은 감동이 있었고..

그 무엇보다 내 안에 감사함이 가득한 그 느낌이 너무 좋아..

나는 오늘 특강에도 꼭 참석하리라 어제 돌아오는 길 마음을 먹었더랬다..

 

오늘은 그야말로 마감이 정해진 일들로 몰입 속의 무아지경..

일이 많으면 저절로 몰입으로 빠지는건가..? 싶을 정도로 일 속에 빠져 있었다..

 

전시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몰입의 느낌을 경험했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그 자리 그 순간에..

내 온 몸과 마음과 정신이 온전히 일치되어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

아무 생각없이 오로지 일에 집중하는 것...

이럴때는 마음에 평화가 느껴져 기분 좋음이 함께 한다..

 

어쨌거나..

오늘은 은행 일에, 전시회 뒷 정리만으로도 정신없는데..

애들 월급날까지 겹쳐 그야말로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가만보면, 나는 이렇게 정신없을 때 충만감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방향 없는 바쁨속에 뭔가를 한 것 같은 배부른 느낌이 드는 것은..

지난 날의 나의 불균형한 패러다임의 잔재가 느껴지는 부분...

 

어쨌거나,

나는 가게 문닫는 시간까지 일을 숨차게 끝내고..

성당으로 달렸다.

 

배는 고프고, 어차피 전시회로 미사도 빠지고, 이런저런 죄로 영성체를 못 모시니..

미사 시작이 30분도 채 안남았음에도 택시 안에서 옥수수를 먹으면서 갔다...

역시나 죄는 죄를 부른다.. -_-;;

 

미사 시작 전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는데..

감사함이 뭉클하게 했다.

내가 말씀을 듣겠다고 성당으로 이렇게 달려오게 하신 하느님에 대한 감사함..

 

오늘은 성체 강복이 있는 날이라 미사가 조금 길었는데..

성체 강복 시간 성가를 부르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성가를 부르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는 눈물에 하느님이 함께 하심이 느껴져..

감사함이 내 온몸을 타고 올라왔다..

 

미사가 끝나고 어제와는 특강이 달리 극장에서 있었다..

마이크 시설이 좋지 않은 관계로 극장에서 하게 된 것이라고..

 

어제 우리를 그렇게 배꼽잡게 만드셨던 신부님은..

오늘은 진지한 분위기로 특강을 시작하셨다..

아무래도 당신께서 그렇게 사랑하시는 볼리비아인들이 브라질에서..

많은 인정을 못받고 있고 좋은 이미지를 갖지 못하는 것이 무척 마음이 아프셨던 듯싶다..

 

신부님의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안다..

나도 누군가 브라질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마치 내 식구를 욕하는 기분이 들어..

얼마나 브라질을 옹호하고 드는지..

나는 욕해도 너는 하지마~!! 이런 등식이 적용되는 것이..

바로 또 내가 사는 나라에 대한 애착이고 사랑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정이겠지..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안의 그들(볼리비아인)은 아름답습니다."

그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의 맑고 순수함, 그들이 가진 부족함이..

바로 당신이 사제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하시며..

당신 안의 그들은 아름답다는 말씀에..

내 눈가에는 눈물이 살짝 맺혔다..

 

그들에 대한 깊은 사랑, 마치 내 사랑하는 자식이 밖에서 인정 못받고 들어왔을 때 속상해 하는..

그들이 가진 좋은 점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속상함..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신부님의 마음도 그래하셨으리라...

 

어제의 주제 말씀이 <감사>였다면, 오늘의 주제 말씀은 <부족함에 대한 감사>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부족함, 모자름, 나약함은 단점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며..

단점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지..

하느님께는 그 모자람이나 부족함이라는 것이 없다는 말씀...

 

그 부족함과 모자람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인 것은..

우리의 강점과 탤런트는 공동체를 위해 쓰여지지만..

그 부족함과 모자람, 나약함은 바로 하느님을 위해 쓰시기 위함이며..

바로 그것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도구로 쓰시고,

바로 그것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도구로 쓰여지기에..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물이라는 말씀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러시면서, 부족함은 기도로 채우라고 있는 것이지..

불평하고 비교하며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는 것..

이쯔음에서 신부님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자겨도 비교라는 악마의 속삭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우리가 고통 속에 빠지는지,

얼마나 많은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를 하지 못하는지를 또 한 번 강조하셨다..

 

재밌는 것은 여기서 이어진 말씀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을 사랑하고..

이세상에 오로지 하나 뿐인 고유한 내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Be You~!! Be Unique~!! Be Younique~!!

우리 와우의 모토와 연결되어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내 입가엔 엷은 미소가 번졌다..

 

하느님께서는 다양성을 사랑하시지 복제품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것..

복제품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엔 복제가 없으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탤런트를 닮고 싶어 성형 수술을 하는 아가씨들을 비유하며 우리를 또 한바탕 웃게 하셨다..

 

하느님은 우리를 최고로 태어나게 하셨지만 완성하시진 않으셨다.

바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는 걸작품이 바로 우리인 것이다.

그런 과정 중에 있는 우리기에 부족함, 나약함, 허약함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부끄러워해선 안된다는 말씀을 여러번 강조하셨다..

 

어제는 많이 웃었다면..

오늘은 많이 진지했다..

 

신부님께서 한국에서 볼리비아로 가시기 전 당신의 화려(?)하셨던 삶을 말씀하시며..

매일 미사를 드리시고 하느님을 입으로 전하시는 사제이셨지만..

어쩜 당신께서는 세상에서의 영광을 누렸던 그 시기는 가장 하느님과 멀어졌던 시기였으며,

당신은 하느님을 위해 모든 일을 하셨는줄 알았지만...

실은 당신의 영광을 위해서였음을 아시겠더라는 고백은 듣는이 모두를 숙연케 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볼리비아에 오시니..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은 모두 소용없었고, 모든 Yes와 No가 뒤바뀐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야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게 되었고..

아무것도 없으니 하느님을 찾게되더라는 고백...

신부님의 사제로서의 진실된 고백은 가슴에 짠한 감동을 일으켰다...

 

발음이 너무 자연스럽고 좋으시기에 한국에서 스페니쉬 전공을 하셨나..

나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배우셨음을 알게되니..

역시 교육자로 오래 계셨던 사제시기에 배움도 빠른가 싶었다..

 

돌아가신 이태석 신부님께서 다른 선교사 신부님들에게는 롤 모델이 되시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

적어도 모기에 물려 죽었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지..하시는 말씀에 배꼽을 잡았던 우리지만..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달라시는 부탁 말씀에 그 어려움이 얼만큼인지 그대로 전해져왔다.

물론 온전히 그 고통을 다 느낄수야 없겠지만...

 

신부님 생각지 않게 참석했던 이틀동안의 특강..

참으로 감사하고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셔서도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장희만 신부님을 비롯하여..

모든 선교사님들과 매 순간 함께 하시며 축복과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장희만 신부님의 말말말~!!

- 남존여비: 자가 재하는 것만으로도 자는 참하다 (완전 죽음이었다~ 웃니라고~ ^^;;)

- 남존여비: 자가 재할 때 자는 너스가 된다. (하루만에 승격화된 남존여비~ ^^;;)

  

 

 

 

           

           발걸음

 

         거절할 없는 주의 부르심 속에

믿음으로 나아 가는 발걸음

처음 가는 길이기에 두려움도 있지만

나의 갈길을 주가 예비하심을

 

나를 부르신 주의 뜻을 믿기에

어떤 장애물이 앞에 있어도

나보다 앞서 가신 주의 걸음 뒷따라

나의 걸음을 믿음으로 옮길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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