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피정일지 3] 김 찬용 신부님과 함께한 브라질 피정 - 셋째 날

pumpkinn 2010. 6. 8. 11:27

비오는 아침..

내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정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한컷했다..

내려다 보이는 건물은 아주 예쁜 원형 성당이다..

명색이 비오는 아침 사진인데.. 비는 안 보이고...^^;;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온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아침.. 사진에 담았다.. 넘 아름다워서..

피정에 있는 지난 3일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만난듯한 느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비까지 뿌려주시니얼마나 행복했는지..

 

노트북을 열어서 음악을 틀었다..

나와 함께 한 룸메이트는 성당 유치원 선생님으로..

나이가 살짝 어린 분이셨는데.. 나랑 음악 취향이 비슷해..

음악을 틀어놓고는 서로 좋아라 했다.. ^^

 

사실 우리는 어제 밤 밤새 음악을 틀어놓고..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잠에 들며 한국에 갔을 때 밤새 음악을 틀어놓고 잠을 잤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피정일지를 쓰려고 가져온 노트북이 효녀 노릇을 한다..

 

어제 아침에 당한(?) 찬물 샤워가 무서워 어제 밤에 아예 샤워를 하고 잤더니..

오늘 아침 시간은 조금 널널하게 느껴졌다..

7시 반에 아침 미사 시작..

나름 상당히 일찍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흐미..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이미 와계셔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계셨다..^^

이 열정.. 하느님이 얼마나 기쁘셨을까..^^

 

비록 앞자리엔 못 앉았지만..

괜히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이번 피정에서 내가 가장 크게 받은 것은..

바로 자리에 대한 집착이었던 것 같다..^^;;

미사 때도 그렇고 강의 들어가기 전 우리가 부르는 성가가 너무나도 너무나도 좋았다..

마음을 터치하고 영혼을 깊이 어루만지는 가사가..

그렇게 우리 무거운 생각들을을 자꾸만 자꾸만 그렇게 하나하나 내려놓게 했고..

우리의 마음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며 열게 했다..

 

진행을 맡으신 분은 김 찬용 신부님과 함께 성령 봉사를 하시는..

윤 이마꿀라다라는 아주 예쁜 아가씨였는데..

(정말 나이를 알고 너무나도 놀라 깜짝 놀랬다..나이에 비해 얼마나 어려보이는지..왕부럽~^^;;)

 

어제는 홀리야 키키야~ 홀리야 코코~ 란 노래와 함께 율동을 가르쳐 주시며..

얼마나 우리를 배꼽잡게 하는지..

어쩜 그렇게 그 귀여운 얼굴에 그 홀리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잘하는지..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으며 따라했다..

 

아직 아가씨라는데..

브라질에 눌러 앉히게 좋은 총각 없나.?? 하는 생각을 그 와중에 하게 만들었던..^^

아주 매력적이고 귀여운 아가씨였다..

 

웃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또 성가는 얼마나 은헤스럽게 잘하시는지..

또 진행을 얼마나 매끄럽고 성령 충만함을 느끼도록 이끄는지..

사실.. 결혼하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렇게 자유롭게 하느님과 함께 온 세계를 다니며 봉사를 하시는 것...

너무나 멋지지 않을까..? (이건 물론 내 생각…)

아무래도 결혼을 하면 구속되어지고 방해(?)되는 것이 많으니..

 

암튼 홀리야 키키야를 부르면서 별 생각을 다하느라..

노래하랴 순서따라 율동하랴~부탁도 하지 않은 이마꿀라다 자매님 장래걱정까지 하랴..

나름 무지 바빴다... ^^;; (이러니 흰머리가 안나..?? 히구..)

 

말이 많았다..^^;;

 

 

강론에 심취되어 있는 신자분들....

 

오늘 오후는 고백 성사와 면담이 있기 때문에..

사실 강의는 오전 강의 하나뿐..

교회의 사명에 관한 강의가 있었는데..

우리는 복음화적인 삶을 살아야 하고..

긍정적 마인드.. 즉 복음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복음을 편협한 틀 안에 가둬놓는다며..

복음적인 삶이란..

신자들 앞에서 말씀을 전하거나 보는 사람마다 성경말씀을 전하는 것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우리가 자녀들과 함께하는 식탁에서 아이들의 못난 점을 꾸짖고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꿈을 심어주고 웃음 꽃을 피우는 것..

그것이 바로 복음적인 삶이라고 하시며..

 

심지어 남자들의 술자리에서도 복음적인 삶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참 쉽게 아주 편하게 가슴에 다가왔다..

하느님의 복음을 편협한 한 곳에 가둬놓지 말라는 말씀..

내가 있는 그 곳에서 사랑이 느껴지게 하고 희망이 싹트게 하고, 일치가 일어나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복음적인 삶인 것..

 

나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어떤 복음적인 삶을 살 수 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다윗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는데..

다윗의 목적 잃지 않은 자세에 대한 모습이 참으로 가슴에 와닿았다..

하느님을 무기와 방패 삼아 골리앗과 싸우러 나가겠다는 다윗의 말에..

가서 양이나 치라며 기를 팍 죽이며 고춧가루 뿌리는 형 엘리압..

 

우리는 종종 삶 안에서 이런 경우를 맞이한다..

뭔가 선한 목표가 있었고, 나름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데..

가끔씩 옆에서 김 빠지게 하고 초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데..

그때의 우리는 속이 부글대며 공동체에서 탈퇴하고 싶은 생각까지도 하고..

이렇게 살다 죽게 내버려 둬~ 하면서 정작 처음의 목표는 잊어버리고..

엉뚱한 곳에 온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는 주저앉는 우리들..

 

다윗은 형의 빈정거림에도 자신의 대상이 누군지 알았고..목표를 잊지 않았다는 것..

우리도 다윗처럼 하느님을 바라보며 쓸데없는 소모전은 그만하고..

그 목적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 말씀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이번 피정이 성령 안에서 성장이라는 제목처럼..

성장 세미나인 만큼..

우리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를 보여주는 다윗에 대한 비유는..

너무나도 깊이 다가왔다..

 

나 역시 얼마나 자주.. 그렇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소모전을 벌이다가 지쳐 결국 처음의 목적의식을 잃어버리고..

상처만 받고 끝났나..

그 모두 성숙하지 못한 자세에서 나온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

그것이 쉽게 일어서지지 않았던 내 자신..

참으로 깊고 깊은 깨달음을 주는 강의 말씀이었다..

 

나 역시 누가 뭐라 하든...

인제 내가 확고한 목표가 있고, 그것이 옳은 것일 때..

주위에서 어떤 김빠지는 소리를 하더라도 다윗처럼 처음의 목표의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굳게굳게 다짐했다..

 

 

지금은 고백 성사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

조별로 정해진 순서대로 우리 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주어진 자유 시간..

(사실은 고백 성사를 더 잘 준비하라고 주어진 시간..^^)

일지를 쓰고 있다..

 

이렇게 일지를 쓰며 강의를 정리하는 것도 나를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란 생각에..

인제.. 하느님과의 대화를 하러 나가야 할 것 같다..

.

.

 

인제 하루만 더 있으면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우리를 위해.. 

불러주신 성가... 

 

 

 
                                 가서 제자 삼으라 / 윤형주

 

 

 

갈릴리 마을 그 숲 속에서
주님 그 열한 제자 다시 만나시사
마지막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가라 저 세상으로

미류나무 우거진 숲속에서
주님 젊은 제자들 다시 부르시사
마지막 그들에게 부탁하시기를
너희들은 가라 저 캠퍼스로

후렴)
가서 제자 삼으라
세상 많은 사람들을
세상 모든 영혼이 네게 달렸나니

가서 제자 삼으라
나의 길을 가르치라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