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치원 졸업하던 날.. 엄마와 아빠와 함꼐..
옆에 있는 꼬마는 바로 밑 남동생..
넷째와 다섯째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기 전…
무슨 날이면 엄마는 나를 미장원에 데려가 머리 고데시키고..
예쁜 원피스 입히고 난리 부르쓰셨다…^^;;
오늘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아빠가 떠올랐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함은..
아빠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는 어렸을적부터 나의 우상이었고..
내게 가장 멋지게 비쳐지는 남자는 바로 ’아빠’셨더랬다..
지적이고 매력적이고 잘생기신 아빠..는..
그런 나의 동경을 아시는지..
집에 오시면 늘 책 읽을 읽고 계시는 모습..
‘문학 사상’이나 ‘사상계’를 주로 애독하셨던 기억이 난다..
아빠는 가디건을 즐겨 입으셨더랬는데..
맑은 아이보리색에 가장자리가 옅은 회색 줄로 장식된 가디건은..
아빠를 떠올릴때마다 같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암튼..
나는 그래서 모든 남자들은 가디건을 ‘입어야 하는 줄’ 알았다..
왜냐면 내게 비쳐지는 너무나도 멋진 아빠의 모습이 그랬음으로…
그런 아빠는 그렇게 책만 좋아하시는게 아니라..
음악도.. 영화도 참 좋아하셨더랬다..
집에는 커다란 전축이 있어..
아빠는 음악을 즐겨 들으셨고..
우리가 집에 오면 늘 틀어주시는 음악은..
‘아기 코끼리 걸음마’라는 경음악으로..
그 음악을 들으면..
그때 살던 집과 집 앞에 아빠가 만들어주신 화단에서 놀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Sound of Music은..
내 기억으로 아빠와 엄마와 함께 보았던 가장 첫 번째 영화였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유치원 때가 아녔나 싶다..
어렸을때는 제목을 몰랐고.. 단지 어린 아이들의 노래하는 모습에 가슴 들떴던 기억만 있었는데..
나중에 커서 그 영화를 보았을 때..
정원에서 I am sixteen going up seventeen을 부르는 장면을 보며 지난 날의 기억이 떠올랐고..
내가 보았던 영화가 바로 ‘싸운드 오브 뮤직’임을 그제서야 알았다..
난 나의 모든 감성에 대한 부분은..
워낙에 감성이 풍부하신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 줄 알았는데..
아빠의 감성도 함께 물려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는.. 감성으로만 똘똘 뭉친 내 눈에 철없는 아내처럼 보였던 엄마 옆에서..
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고..
감성보다는 언제나 차가운 이성아래 모든 것을 정리정돈(?) 해나가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에게도 그런 감성이 함께 하셨다는 것이 새삼 느껴져 코가 찡하다..
나는 사진이 무지 많다..
태어났을 때부터 내가 자라는 모습과..
소소한 일상이 가득 담긴 재밌는 사진들이 지금껏 나와 함께한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빠..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시는 엄마.. 덕에 그렇게 어렸을때의 기억들을..
사진을 통해 생생히 볼 수가 있다..
미군 부대 어카운턴트로 계셨던 아빠..
사진 현상을 직접 하실 수 있는 분위기 속에..
그렇게 당신의 취미 생활을 조용하게 즐기시며..
그렇게 당신의 삶 속에 행복을 느끼려고 하셨던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음악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음악 대신에 아빠가 떠올랐다..
배움에 대한 욕심은 엄마로부터 전해졌지만...
삶에 대한 취향은 아빠로부터 배운 것 같다..
보고싶은 아빠..
아빠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다..
늘 우상 같은 아빠라고 했는데..
난 임종 자리도 못지켰다..
하느님 곁에서 행복한 날들 보내시기를..
음.. 아빠가 무척이나 보고 싶은 날…
눈물 나는 오후다…
할아버지 시계 - 리트머스
낡은 마루의 키다리 시계는 할아버지의 옛날 시계
할아버지 태어나시던 아침에 우리 가족이 되었다네
하지만 지금은 가질 않네 이젠 더 이상 가질 않네
어여쁜 신부를 맞이하시던 날도 정겨운 종소리 울렸네
할아버지의 기쁨 슬픔을 함께 한 보물처럼 아끼던 시계
이제는 들리지 않는 소리로만 시간을 얘기해 준다네
할아버지의 고단했던 인생에 희망을 함께 했던 시계
언제나 인자하시던 미소와 사랑도 알고 있는 시계
이제는 들리지 않는 소리로만 시간을 얘기해 준다네
할아버지 영혼이 떠나시던 날 밤 요란한 소리로 울던 시계
하늘에 오르신 할아버지를 따라 시계는 이별을 했다네
Ninety years without slumbering Tick Tock,
Tick Tock His life seconds numbering Tick Tock, Tick Tock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를 알았다네 시계는 가지를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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