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애리의 성인식...

pumpkinn 2009. 8. 12. 09:13

 

애기였던 애리가 이렇게 훌쩍 커버렸다...스튜디오에서..

 

지난 금요일 8월 7일...

드뎌 애리의 성인식이 끝났다..

그로 인해 지난 2달 동안 살짝 바빴고.

지난 1주일은 그 바쁨의 클라이막스..

 

내가 실질적으로 몸으로 하는 일은 별로 없었으나..

사실..이런 파티나 행사는 그냥 정신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한다..

그냥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그냥 버겁게 느껴지는..

그런데 막상 다니면서 준비를 하는 동안은 재밌었다..

 

나는 어떤 새로운 일들이 내 일상에 불쑥 끼어 드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실은 준비하는 일 자체가 힘들었다기 보다는 이 불쑥이 내겐 별로 달갑지 않았던 것..^^

 

암튼.. 준비기간 동안 재밌었고..

평소 잘 모르는 어머니들과도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고..

아이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했던 시간..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즐거웠던 시간이 되었음을..어찌 부인할 수 있을까..^^

 

금요일 성인식이 있기전..

수요일 스튜디오 촬영이 있었고..

아이들은 각자 취향대로 맞춘 하얀 드레스를 입고..

살짝 수줍은듯.. 사진 찍는 아이..

자신있게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아이..

여러 개성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사진을 찍으니..

마치 무지개를 보는 듯 했다..

 

이런저런 다른 색을 지닌 아이들이 함께하면 이뤄내는 아름다운 그림..

바로 무지개였다..

얼마나 이뻤는지..

내가 더 흥분해서 제2의 싸이비 사진사가 되어..

얼마나 찍어댔는지..^^;; 넘 재밌었더랬다..^^

 

 

애리 & 끌라라.. 끌라라는  안젤라와 함께 애리와 가장 친한 친구다..

안젤라는 한국에 가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 아쉬움..

 

아가씨들 팔짱끼고 폼잡고 한 컷~^^  

성년식을 한 모든 친구들과 함께 - 뒤 왼쪽부터, 까따리나, 끌라라 & 나딸리아

빠뜨리시아, 루씨아나 & 애리..

 

사실 우리 애리는 성인식을 하지 않으려했다..

성인식 대신 유럽 여행이 함께하는.. 언어 연수를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여행사의 스케쥴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

그래서 소중한 15세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정작 본인은 싫다는데 내가 고집을 부려 성인식을 하게 되었다..

왜냐면 사진을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

크고 나면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 될까..

 

이번 성인식은 다른 년도 성인식과는 달리..

파티가 생략되어지고..

성년식의 본 의미에 충실하게 미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졌다..

미사가 끝나고.. 아이들 한명 한명 소개가 있었고..

그 소개에는 각 소녀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등의 발표가 있었고..

아이들 대표가 신부님을 비롯하여 수녀님 그리고 부모님들에게 감사 답례가 있었고..

또한 딸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이 프로그램으로 끼어 있었는데..

그 편지를 공교롭게 내가 준비하게 되어있었다..

 

내 딸에게 편지를 쓰는게 뭐가 어려울까마는..

문제나 편지를 쓰는 일이 아니라.. 읽는 일이었다..

시두때두 없이 울컥대는 감정으로 눈물없이 편지를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만저만 걱정스러운 일이 아녔다..

 

집에서 수십번을 더 읽어보며.. 그 감정에 익숙해지려 노력했고..

당일 날은 미사내내 집중을 못하고 기도를 드렸더랬다.. 울지 않게 해달라고..

그리고 내게 다가온 시간..

울지 않고 잘 읽었다.. 스스로도 기특했던 시간

안 재현 신부님 말씀~ “안젤리카 자매님 오늘 어떻게 울지 않으셨어요~??” ^^;;

암튼~ 나는 조마조마해하던 남편의 바램대로 울지 않았고.. 그 시간을 무사히 넘겼다..

그래서 더 신이 났더랬나..?? ^^;;

 

미사가 끝나고 성당의 연회장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축하연을 간단하게 준비했고..

정말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깔꼼하게 끝나진 프로그램으로..

끝나고 나서도 얼마나 흐뭇했는지..

 

이번 애리 성인식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론 마음도 많이 졸였더랬다..

아직 남자친구가 없는 애리..

빠드리뇨 (에스코트해주는 남자아이)를 구하지 못했던 것..

그렇다고 엄마 마음에 아무나 세우고 싶지 않았고..

기왕이면 반듯하고 멋진 남자아이였음 했던 욕심..^^;;

마지막 날에 가서야.. 친구에게 부탁해서..

친구 아들래미를 빠드리뇨로 세웠는데..

정말 참 마음에 드는 아이였다..

 

인물도 좋지만.. 반듯하고 공부도 잘해..

직접적으로 잘 알지는 못해도 그냥 마음으로 눈여겨보던 아이였는데..

다행히도 흔쾌히 빠드리뇨를 서주겠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재밌는 것은 그날이 바로 그 아이의 생일였던 것..

해서 살짝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

왜려 잘됐단 생각도 들었다..

고마워서 선물을 하려했는데.. 마침 생일이니.. 함께 축하해 줄 수 있고..

더욱 의미를 부여할수 있어서.. 괜히 내가 더 신났더랬다.. ^^

 

성인식 일주 전 일요일.. 예행 연습 날..

평소 잘 모르는 대학생 오빠와 함께 커플로 들어갈라니.. 애리가 얼마나 머쓱해하던지..

하긴 우리 애리뿐만이 아니라.. 모든 여자아이들이 그랬다..^^

아이들의 수줍어하는 그 모습이 넘 이뻤다.. ^^

 

당일 날..

미사가 끝나고.. 연회장에서 깜짝 이벤트로...

아이들과 아빠의 왈츠를 추는 순서가 있었는데..

(사실 원래 당연하게 있는 프로그램인데 올해는 여행가신 아빠들이 많으셔서 연습을 못해 깜짝 이벤트로 넣은것)

그때 남편의 당황하는 모습이란..하하하하~

정말 넘 웃겼더랬다~ ^^

 

아빠들 중에서 루도비꼬가 젤 헤매면서 추었다..

얼마나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그곳에서만 맴돌던지..하하하~ ^^

마침 가까이 앉아 계씨던 신부님들 그렇게 어정쩡한 루도비꼬를 보시면서 웃으시느라 돌아가시고..

 

이어진 신부님과 소녀들의 왈츠 순서..

역시 대박이었다..

작년에 한번 성인시을 치뤄보신 안 재현 신부님을 제외하고..

새로 부임하신 주임 신부님이신 박 요셉 신부님과 안 광현 신부님은 처음이시라..

배우긴 하셨어도 아직 서투른 스텝.. 넘 스텝에 신경쓰시다보니..

그 모습이 얼마나 재밌던지..

웃는 우리들을 보며.. 멋적어 하시며 얼굴 빨개지시고..^^

 

그리고 이어진 소녀들과 빠드리뇨들과의 댄스..

이것이 넘 재밌었다..

생각지 못했던 빠드리뇨들과의 댄스에.. 여자아이들..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남자 아이들의 멋적어 하는 모습이란.. ^^

그래도.. 뒤로 내빼지않고 플로어로 나가서 나름 추는 모습이 너무나도 예뻤다..^^

..정말 너무나도 예뻤다...^^ 괜히 내가 다 뭉클~

애리와 앤디(애리 빠드리뇨 이름)도 그래도 그날은 좀 익숙해졌는지..

둘이 춤을 추면서 잠깐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이고...^____^

 

이어 부부의 댄스가 이어지고..

아흑~ 정말 그건 아녔다..

루도비꼬와 내가 젤루 헤맸는데.. 문제는 오른 손을 드는 건지 왼손을 드는 건지..

오른 손 왼손 바꾸다 곡이 끝나버렸다는.. 하하하하~ ^^:;

우리를 보며 신부님들 오신분들 뒤로 자빠지시고어흑~ ^^;;

 

깜짝 이벤트 왈츠~

그야말로 완전 대박이었다~ ^^

얼마나 웃었는지.. 입이 얼얼하기까지..^^

 

정말 재밌는 일들이 많았는데..

그날은 내가 우아하게 앉아있어야 해서..

디카를 들이밀지 못해 현장감있게 사진을 함께 올릴 수가 없는게 안타깝다..

나중에 사진이 나오면 그때 따로 올려야 할 듯..

 

아쉬운대로 스튜디오 사진만 올려본다..

 

암튼..끝나고 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든 것이 다 끝나고 난후의 만족감...^^

하느님이 여섯째날 아담과 이브를 만드시고 일곱째 날 쉬셨을때 이런 느낌이겠구나..싶었다..

(어휴~ 호박탱이 거창하게두 갖다 붙인다~ 하하하하~ ^^)

 

아름다웠던 미사..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뻤던 파티..

예뻤던 소녀 아이들.. 멋졌던 빠드리뇨들..

아이들 덕에 이브닝 드레스 입고 한껏 멋을 부렸던 엄마들..^^

근사하게 양복입은 멋진 아빠들..

모두가 행복이란 이름아래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행복하게 끝낸 덕분인지..

어제 오늘 괜히 내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깊은 행복감.. 이 느낌 오래오래 내안에 머물었음...

.

.

 

언제들어도 아름다운 선율..

잔잔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곡..

Zamfir의 Annie's Song으로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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