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에가을을타서♡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직 향기 가시지 않은
은은함이어도 좋고
갈색빛 물든
쓸쓸한 빛깔이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철들어 깊은 가을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슴 속에 풍경화 하나 그리고 싶다.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맑은 아픔이 흐르는
잊혀진 시냇물의 이야기여도 좋고
지난 추억의 그림자 밟으며
함께 낙엽을 주어도 좋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떨어지는 낙엽 위에
그리움의 낙서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맑게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쓸쓸한 뒷모습을 씻어
투명한 가을하늘에
밝은 코스모스 한 자락 피우고 싶다..
*
오늘 내가 깊이 사랑하는 분께서 보내주신 이멜에..
함께 담겨있던 시였다..
구절구절..
마치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먹먹하기까지 했다..
정작.. 가을이 온 곳은 한국인데..
왜 내가 가을을 타는건지..
나도 모르겠다..
*
그러게..
사랑하는 사람 아니어도..
떨어지는 낙엽 위에
그리움의 낙서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쓸쓸한 뒷모습을 씻어..
커피에 타 마시고 싶은..
그렇게..
그냥..그렇게..
커피잔을 사이에 놓고...
오랜시간 앉아 그리움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음 좋겠다.
오늘 브라질은 마치 눈이 올듯한 날씨다..
비라도 와주었으면...
First of May- Bee G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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