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여행에서 돌아와...

pumpkinn 2009. 7. 23. 11:52

 

호텔앞 전경.. 호수가 너무커서 순간 바단가..? 하는 착각이 일 정도였다.

 

 

7월 21일 화요일

 

이번 여행은 Natal 이나 Bonito의 여행처럼 즐겁고 신나는 여행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듯 하나..

내가 있던 곳에서 떠난다는 떠남의 의미로 본다면 아주 절절한 시기에 다가왔던 여행이었음에..

내게는 참으로 고마운 여행이 아닐 수 없었다.

 

여행 처음 4일 동안은 여행사 프로그램에 맞춰

쫓아다니느라 그야말로 잠을 설치며 다녔고..

그 다음날부터는 모든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이미 지불된 금액이 살짝 아깝긴 했지만..)

우리끼리 편하게 다녔다.

여행와서도 자유롭지 못하고 스케쥴에 잡혀 다니는 모습이 우스웠다.

다음 여행엔 토탈로 하지말고 옵션으루 해야지.. 속으로 다짐을....

 

5일째 되는 날 남편과 애리와 리예가 모자란 잠을 채우고 있는 동안

나는 모닝 커피를 혼자 마시고 나갔다.

매서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나는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바람과 싸우는 나그네처럼 옷을 꼭 여며쥐고 바람 속으로 들어갔다.

너무나도 상쾌했다. 마치 오랜만에 느껴보는 듯한 자유로움..

 

 

호수와 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나는 호텔 앞에 있는 호숫가로 내려갔다. 도착하던 날부터 나를 사로 잡았던 호수..

그날은 작정을 하고 호수로 갔던 것...

얼마나 좋았는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

나는 발길이 이끄는대로 호숫가로 내려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호수... 완전 영화의 한 장면이다..^^

호수 맞은 편으로 바로 보이는 눈 덮인 산. 그 뒤를 넘으면 칠레라고 했다.

가만히 앉아 호수 넘어 산을 바라보는데 그냥 눈물이 핑그르 돈다.

순간..빠울로 꼬에료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떠오른다..

 

완전 혼자 영화 찍는 군…^^;;’

 

바릴로체 호숫가에서 나는 울었네.’.. (이 와중에도 장난끼는 고개를 치들고...^^;;)

 

그렇게 혼자 멍하니 호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느데..

낯선 곳으로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은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약간의 낯설음. 약간의 설레임.. 약간의 외로움. 약간의 호기심.. 그리고. 정체 불분명한 눈물...

 

그렇게 혼자 생각 속에 빠져 있는데..

혹시 Turista (관광객) 아니냐며 묻는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30이 조금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와 딸 아이..

혼자 앉아 있는걸 보니 관광객인 것 같아 알려주려고 왔다며..

위험하니 호숫가에 혼자 앉아 있지 말라며.. 친절하게 알려주고 가신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시내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나는 일어났다..

 

8일 동안의 여행 중.. 겨우 한 시간 남짓 호숫가에 앉아 있었던 시간이..

내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였던 것 같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자연 안에 잠겨있었던 시간..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순진한 시도도...

내 삶을 정리해 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었던...

그냥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자연 안에 멍하니 잠겨 있었던 시간..

그냥 그렇게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몽환적인 순간..

행복하다는 느낌도.. 슬프다는 느낌도.. 외롭다는 느낌도.. 좋다는 느낌도..

그 어떤 느낌도 초월한.. 그냥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

그냥 그렇게 있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던 시간..

좀 더 오래 그 시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

 

 

내가 앉아 있었던.. 혼자 영화 찍었던 자리..^^;;

 

시내로 올라가 걸으면서 거리에 늘어서있는 예쁜 까페들..

들어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은데 지갑을 들쳐보니 뻬소(알젠틴 화폐)가 없다..

Real (브라질 화폐)을 받느냐니까.. 안받는단다..-_-;;

겨우 커피 한잔 마시고 카드로 지불하자니 미안하고.. 이런~

 

늘 남편이 지불을 하고.. 또 항상 같이 나가니.. 내가 뻬소를 지닐 필요가 없었던 것..

혼자 나간다고 그냥 신난다고 나온 것이 나의 실수였다..

다른 날엔 그리두 자주 눈에 띄던 환전상도 찾으니 없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

어차피 남편과 아이들과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지난 번 파리에 가서도 노천까페에 앉아 커피 한잔 마셔보는 것이 그리도 바램였는데..

이루지 못하고 오더니.. 이번에도 그러네..히구..

 

호텔에 오자마자 호텔 바에서 커피부터 시켜 마셨다..

예쁜 까페에서 마시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쉽기는 했으나..

커피를 마실 수 있음에 무한한 행복감이 느껴졌음을 어찌 부인할 수 있을까..^^

 

남은 3일은 시내를 구경하며.. 맛있는 식당을 찾아 다니고..

쇼핑을 하며 보냈다..

 

낮에 길거리에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햄버거를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우리 애리.. 넘 챙피해한다.. (지가 무신 공주라구..-_-;;)

또 그래서.. 못 먹었다.. 우띠~

 

담엔 혼자 여행가서 내가 해보구 싶은대루 해야지..^_____^

 

 

가로등이 넘 이뻐서 그 밑에서 한컷~

 

집으로 돌아오니..

역시 집이 좋다.. 넘 좋다... ^^

 

도착한 일요일..

일요일은 마리아가 외출하고 없는 날..

집에 들어오니.. 마리아가 식탁에 메모를 남겨놓고 나갔다..

‘ Tem sopa na geladeira – Maria-‘ (냉장고에 김치찌개 있어요..마리아...)

 

여행에서 돌아오면 꼭 김치찌개를 찾는 우리를 위해..

나가기 전에 김치찌개를 만들어 놓구 나간 마리아..

이러니 내가 어찌 우리 마리아를 이뻐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

 

선물로 사온 옷을 보며 너무 좋아라 한다..

필요없는데 뭐하게 샀느냐며... 미안해하면서...

이쁜 우리 마리아..^^

 

일상으로 돌아온 어제..

단지 내가 간절히 필요할 때 떠나게 된 여행여서 고마웠을 뿐..

특별히 이번 여행이 즐겁다.. 신난다.. 라는 느낌도 아녔고..

여행 중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지..’ 하는 어떤 다짐을 한 것도 아녔는데..

스스로도 기특할 정도로 일에 열심인 나를 느끼며.. 흐뭇했다..

나의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건강해져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감사했다.

 

그래.. 내게 주어진 일상에 충실하면서..

오늘을 마음껏 누려야지..

삶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고 안달하지 말고..

그냥 내 현재에 충실해야지..

그러다보면.. 삶이 내게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 하는 느긋함마저 느껴진다..

 

며칠이나 갈까..라는 부정적인 생각 안한다..^______^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고..

연금술사에 나오는 낙타 몰이꾼처럼..

일할 땐 일하고.. 먹을 땐 먹고..

그렇게 찾던 오아시스가 바로 코앞에 있어도. 잠잘 땐 자고..

내 온 정신과 마음과 영혼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

그것은 바로 내게 주어진 현재에 임하는 훈련을 통과했을 때 주어지는 축복이 아닌가 싶다..

 

어제오늘 무척 마음이 평화로왔다..

바릴로체 호텔 앞의 잔잔한 그 아름다운 호수처럼...

.

.

여행 후기를 진작에 써놓고는 사진 때문에 못 올리고 있었다..^^;;

올리려고 하면 코드를 잊고 왔거나 카메라를 두고 왔거나..-_-;;

한덤벙하면서 별로 꼼꼼하지도 않은 내가 완벽주의 성향을 나타낼때가 바로 이럴때다..-_-;;

글을 먼저 올리고 사진을 나중에 올려도 될 것을..

한꺼번에 올려야 한다는... 이 요상한 강박 관념...

.

.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 음악이 나온다..^^

음악을 들으며 내 입가에 번지는 미소…^^

 

이미 올렸던 음악이지만.. 다른 음악으로 대치 될수 없는 상황..^^

ManaRayando el Sol...

 

 

Rayando el Sol

rayando por ti
esta pena me duele
이 슬픔이 날 아프게 하네

me quema sin tu amor
당신의 사랑 없이는 난 타버리지

no me has llamado
넌 날 부르지 않았어

estoy desesperado
난 절망적이야

son muchas lunas
las que te he llorado
내가 너때문에 울었던 많은 달들이 있지

rayando el sol
태양
desesperacion
절망
es mas facil llegar al sol
태양에 도달하긴 쉽겠지
que a tu corazon
너의 마음보단 < 너의 마음을 사로 잡는것 보다 태양을 잡는게 낫겠다는..ㅠㅠ>


a tu casa yo fui
너희 집에 난 갔었어

y no te encontre
널 못만났지
en el parque
공원에서
en la plaza en el cine
광장, 영화관에서도
yo te busque
te tengo atrapada
entre mi piel y mi alma
난 내 피부와 내 영혼사이에 갇혀 버린 너를 찾았지

mas yo no puedo tanto
난 더 이상 할수 없어
y quiero estar junto a ti
너와 함께 있고 싶어

rayando el sol
태양에
desesparacion
절망
es mas facil llegar al sol
que a tu corazon
너의 마음보단 태양에 도달하는게 쉽겠지
me muero por ti
너로 인해 난 죽어
viviendo sin ti
너 없이 사는 것
y no aguanto me duele tanto
내 마음이 그렇게 아픈걸 난 참을수 없어

estar asi
rayando el sol
desesperacion
es mas facil llegar al sol
que a tu corazon
me muero por ti
viviendo sin ti
y no aguanto me duele tanto
estar asi
rayando ray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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