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이야기

[음악&이야기 10] 슬픈 로라 - Patrick Juvet

pumpkinn 2010. 6. 3. 01:19

 

 

 

Patrick Juvet/ La tristesse de Laura (1976)


우리시대...

패트릭 쥬베의 '슬픈 로라'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일정도로...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슬픈 로라의 패트릭 쥬베를 미치도록 좋아했었다...

(참 좋아한 사람도 많았다..^^;;)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남자 페트릭... ^^

그의 카셋 테이프는 있는 용돈 없는 용돈 다 보태서 사서..

그렇게 밤을 홀딱 세우며 듣곤 했던 시절..

 

어쩜...'패트릭'이란 이름과의 인연은...

페트릭 쥬베로부터 시작된게 아닌가 싶기도...

그후엔.. 패트릭 스웨이지에게 미쳤(?)었으니...^^;;

글구보니..둘이 닮은 것 같다..분위기가......^^

 

내가 고3때였다...

그때 우리는 이민이 결정되어 있었고...

선생님은 나의 이민 사실을 친구들에게 절대 비밀로 하라는 명령(?)을 내리셨고...

그 약속으로 나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방과 후에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던 시기..

 

그런 나를 보며..

내 친구들은 내가 외대 서반아어과에 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왜냐면 딱히 둘러댈 말이 없었기에...

그냥 그렇게 둘러댄 것이 용케 먹혀 들어갔던 것...

 

문과반두 아닌 이과반이었던 내가 무슨 스페인어과..^^;;

암튼.. 어쨌거나 나의 거짓말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순전히 화학이 넘 좋아서 들어간 이과반.. 내 삶의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 중 그 첫번째였다..)

 

담임 선생님은...

아마도 입시지옥에서 헤메는 친구들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나를 부러워하여..

마음이 흐트러질 것을 염려하신 것으로...

선생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로 인해... 나중에 내 친구에게 욕을 많이 먹긴 했지만....

 

암튼.. 그런 상황이라...

방과후.. 밤 늦게까지 있는 보충수업을 내가 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스페니쉬 학원을 가는 날은 빼놓고...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선생님의 명령'으로 보충 수업까지 다 해야했는데...

그때 바로 페트릭 쥬베가 공연차 한국에 온 것이었다...

 

그 당시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이 와서...

무슨 행사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뭔지는 기억이 안나고...

암튼 그 중에 패트릭 쥬베가 있었다..

 

따로 연주회를 하는 것을 포스터를 보고 알고 있었기에..

나는 내 생애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 연주회를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이 눔의 보충 수업이 문제였다...

 

우리 때 우리 모두가 당연히 그랬듯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했던 우리 시절...

감히 도망간다는 건.. 꿈에서도 상상 못할 일이고....

그렇다고 선생님께 사실을 말할 용기도 없었고...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 역시 상상도 못할 일이었던 일...

 

보충 수업 내내 끙끙 대며...시계만 쳐다보며 보냈다...

악몽의 보충 수업을 그렇게 마치고는...

집에 와서 안타깝고 속상해서 밤새 울었던 기억이 난다..

(.. 울 일두 많았다.. 그땐...^^)

 

그리도 용기가 없었을까...

어쩜 잘 설명했으면 선생님께서 들어주셨을지도 모르는 일...

(엄격하셨던 선생님의 허락이 가능했을지는 지금도 의문이긴 하다..)

 

슬픈 로라 속에 묻혀 있던 기억들...

그때의 기억이 바로 어제처럼 떠오르며...웃음이 났다..

그리두 좋았을까 싶은게...^^

 

오늘 지난 5년 동안의 브라질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이란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마저 시린 오늘...

생각만해도 미소 지어지는...

따뜻한 그때의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페트릭 쥬베 (Patrick Juvet)

 

슬픈 로라는 데이비드 해밀톤 감독의로라, 여름날의 그림자의 배경음악이다..

발레리나를 꿈꾸는 15세 소녀인 로라는 지난 날 자신의 엄마의 애인이었던 조각가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조각 전시회에 불이 나면서 눈이 멀게 된 조각가를 위해 자신의 몸을 만져보고 조각을 하도록 한다. 조각가는 로라 덕분에 예술혼을 다시 지피게 되지만, 엄마는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둘을 못 만나게 하고 결국 조각가는 로라를 찾아 헤매던 어느 날 발을 잘못 디뎌 강물에 빠져 죽는다는 내용의 영화..

 

파격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로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던 이 영화의 배경음악. 미치도록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슬픈 로라가 바로 패트릭 쥬베의 작품이다.

 

페트릭 쥬베는 1950년 스위스에서 태어났고, 작곡가 겸 가수가 되기 전에 모델로 활동했다. 그래선지 그의 하늘한 금발 머리와 호리한 몸매가 그리고 그의 분위기있는 얼굴은 그의 매력을 더해준다. 얼굴은 패트릭 스웨이지와 어딘가 모르게 참 많이 닮은 모습..^^

 

1972년에 자작곡 ‘La Musica’ 앨범으로 프랑스에서 데뷔한 그는 79년에 나온 영화로라, 여름날의 그림자의 음악을 맡아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메인 테마인 슬픈 로라를 담은 OST는 프랑스 뿐 아니라, 미국과 우리 나라에서도 굉장한 인기를 얻었고. 근ㄴ 하때 유명 건반연주자인 장 미셀 자르와 함꼐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80년대 들어 디스코 붐이 일어나자 디스코 음반을 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술에 빠져 한동안 음악 활동을 접었으며 90년대 들어 뒤늦게 음반을 내고 다시 활동을 하고 있다.

<자료 출처: 야후 블로그 달콤한 인생 http://kr.blog.yahoo.com/h96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