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어떤 경험....

pumpkinn 2006. 9. 19. 22:36



연초때...
올해부터는 일요일에 가게 문을 닫기로 우리 부부는 결정을 내렸고....
그런 연유로 대미사를 대미사를 참석할수 있게되었다...

 

늘 앞에 앉는 나는...

조금 늦게 도착한 관계로 중간쯤 앉았는데...

내가 앉은 앞자리에...
나와 성서 공부를 같이 하셨던 아저씨와...그분의 부인 (그날 처음 봤음)..
그리고...아들이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한 열서너살쯤 되보이는 아들이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하는 아이였다...
그아이는 미사 내내...몸이 부딪끼고 고통스러운지...
엄마와 아빠 사이에 앉아서 계속 웅얼거리며 신음 소리를 내며...
너무나도 가냘파서 금방 쓰러질것 같은 엄마한테 자꾸 안기려했고...
그런 아이를 아빠는 엄마 힘들다며 그분이 안으시며 도닥 거려주시고...
미사 내내 같은 상황의 연속....

그런데...
그 부부님들의 모습이...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내가 그분 입장였음...조금은 짜증도 나고...힘들기도하고...
우리 아이도 정상적인 아이로 멋지고 씩씩하게 자라줬음하는 마음에...

슬픔이 앞섰을것 같은데...

그 가냘파 보이는 아주머니의 얼굴에선...
아들이 그렇게 힘들게 칭얼거리며 매달리는데도...
단한번의 짜증의 흔적없이....미소가 끊이지 않았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가식이 아닌....
애가 정말 안쓰러워서...안타까와하시면서..

그 아이위로 한없이 쏟아지는 사랑의 미소....
아저씨도 그 아이를 달래며 다독여주시는 모습에서 사랑의 눈빛이 그윽했으니....
그날의 미사는 그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겐 너무나도 큰 감동 그자체였다...

우리 베드로 신부님의 그 좋은 강론도 내귀에는 들어오지 않았고...
내 눈과 귀는 미사내내 오직 그 아름다운 가족에게 향해있었다...

그런데...
미사중에 사고가 생긴것 같았다...영성체를 모시기 바로 전쯤...
그 두부부님께서 조금 당황해하시는 모습이 느껴졌고....
언뜻 눈치로보니...아이가 실례를 한것 같아서...
얼른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서 드리니...
무척 난처해하시면서도 침착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대단해 보이시는지...

그런 경우가 많았는지...
이미 가방에 아이의 옷과 두루말이 휴지와 비닐 봉지 등등...
완벽하게 준비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음하는 마음에...
휴지를 내민 내 손이 왜려 부끄럽게 느껴졌다...

지난 시간....
난 미사시간때 늘 이상한 소리가 나는걸 느끼며...
늘 이상해했는데...그게 바로 그 아이의 고통의 신음 소리였음을 알게되었고...
그렇게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시는 두분을 보며...
그 가정을 축복해주시고...
그 두분과 아이에게 건강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

영성체가 끝난후 성가대에서 부르는 성가에...
결국 꾹꾹 참았던 눈물이 쏟아지고...
나뿐만 아니라 그 뒤에 앉았던 엄마들 모두 눈물 닦기에 바빴고...
당연하지...
모두 다 같은 마음였을테니...

마치 하느님께서는.....
그분들로 하여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시려는것 같았다....

그날따라 유독....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 아이들이 고마왔고...
더이상 뭘 바랄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그날은 그저 감사한 하루였다....

미사 내내 미소를 잃지않으며 아이를 감싸안으시던 두분을 생각하면....
피정이 따로 없는것 같아....
인제..미사 시간때 그아이의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아이와 부부님을 위해 기도를 드리게된다....
그렇게 힘듦에도 불구하고...
미사때마다 빠지지않고 아이를 데리고 나오시는 두분...
그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쏟아지시기를....
그리고...영육간의 건강을 지켜주시기를....

언젠가...성서공부때...수녀님 말씀이...
어느 신부님께서...(내가 이름을 잊어버림..)
신부님이 되신후 지난 날을 회상하며 하시는 말씀중...
막내 여동생이 지체불구자였는데...
그 여동생은 신부님의 가족에게...무거운 짐이 아닌....
하느님이 주신 ‘선물’였다고...
온식구가 그 여동생을 돌보아야했기에.....
그 여동생으로 인해...
서로를 위하며 하나로 뭉쳐졌고....
그신부님 역시...그 여동생으로 인해 신부님이 되셨다고....

이 두분 가정에도...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 아닐까...하는 생각해본다...
아이로 인해...가족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주위 사람들이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수 있도록.......

너무나도 감동적인 시간였기에...
사랑하는 친구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올려봤다....

늘 감사하는 날들...행복한 날들 되시길 바라며....

.

.

 

Enya의 China Ro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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