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리예의 첫 출근~ ^^

pumpkinn 2018. 6. 26. 06:02

 

 

 

 

오늘 아침,

남편이 환한 미소로 들어오더니 핸드폰을 내민다.

 

‘뭐지?

보니 Whatsapp 메세지창~.

남편의 열정적인 축하와 사랑고백이 핵폭발중이고~ 큭큭~^^;;

 

리예: CONSEGUI ESTAGIOOOO (Estagio 붙었어~)

~!@!

“하느님감사합니다아아아아아~!!!!!!!!!!

 

아고아고이쁜 우리 새끼~

그동안 Estagio 구하느라 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는데..

드디어 뽑힌 것이다.

Estagiario… 한국에선 인턴이라고 부르나..?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곳에 이력서를 보내고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드디어 원하는 결과를 맺은 것이다

 

그동안 우리 리예..

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는지

그럼에도 정말  인내하며 견뎌주고 이겨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리예한테 전화를 했다..

하나하나 토씨하나 빠뜨리지 않고 듣고 싶었던 마음~ ^^

 

보니까..

인터뷰가 바로 오늘 아침에 있었던 것..

왜 엄마한테 말 안했냐니까 안되면 엄마 실망 시킬까봐 안했단다이런~

 

조그만 회사인데 사실 자기도 오늘 결정이 날 줄 몰랐단다..

인터뷰 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다 보고 난 다음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단다..

그야 당연한 것

 

연락 기다리겠다고 인사를 하고 나와서

회사 문을 나서는데 전화가 왔단다

리예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단지 자기는 차가 없어서 조금 갈등을 했던거라면서..

당장 오늘부터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였다.

리예의 답은 “Of course~ YES~!!”

그렇게 인터뷰하러 갔다가 그냥 오늘부터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리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 상사가 될 Arquiteta (여성 건축가)가 얼마나 호탕하고 좋은지..

자기도 마음에 들었단다

 

다른 과는 잘 모르지만..

건축회사는 보통 회사에서 차가 있는 직원을 원한다.

공사장이던 매장이던 이곳 저곳 다녀야 하는 곳도 많고

갖고 다녀야 하는 도구도 많으니

그게 브라질에서는 의례 인터뷰에 이점으로 작용을 한다.

 

리예가 많이 마음에 들긴 했던 것 같다.

현장에 갈 때는 Uber비를 회사에서 부담하겠다고 했다니

그러면서 운전을 다시 제대로 배워야겠단다.

당근~!! 그래야지~!! ^^

 

리예는 건축과 학생이다.

경영학을 포함한 다른 과를 나온 학생들에 비해

구직 시장이 좁은 편이다.

 

게다가,  없이 언급했지만

요즘 브라질이 최악의 경기라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일자리를 구하기는 커녕퇴직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

심지어 조그만 회사인 우리도 직원을 줄이며 허리때를 졸라매는 상황이니..

건축 현장은  말할 나위가 없는 요즘이니

건축학과를 졸업한 학생들도 직장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Estagiaria 자리는 더욱 더 모자라고

 

많은 곳에 이력서를 보냈고,

여러 번 인터뷰를 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질 않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존감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이고,, 

친구들이 프로젝트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곤 하는데

혹시자기 실력이 모자라서  뽑히는 건가.. 하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서

조금씩 자신을 잃어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으로 겪어보는 삶의 시련(?)으로 눈물로 밤을 지샌 적도 있고...

그런 리예를 바라보는  마음은 얼마나 아팠는지..

 

그러다가도 활짝 웃으며 일상에 임하다가..

또 한번씩 슬퍼하기도 하고또 그러고는 툴툴 털고 웃으며 지내다..

한번씩 다운되고

지난 2~3개월을 그렇게 보냈다..

 

리예가 너무 이쁘고 고마웠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력서 보내고 인터뷰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V-raySkechUp 같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프로그램 공부를 좀 더 더 깊이 했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면

속 내용을 모르는 분들은 아마 구글에 입사라도 했나 싶을 분위기다~ 하하하하~ ^^

 

리예의 사회의 첫 시작~!!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가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

그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니겠나..

 

5-6살때부터 리예는 건축이 꿈이었고….

한번도 다른 과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리예의 건축학도로서의 첫 시작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참 중요한 포인트였ㄷ.

 

인터뷰 중에 얼마 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경험을 쌓고 배우러 온 것이지 지금 현재로서는 월급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단다.

기특한 녀석..

 

그치~

지금은 월급이 얼마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지

경험을 쌓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 거지

상사는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앞으로 보면서 함께 맞춰주겠고 했단다

 

엄마~ 나 일 하고 싶어~ 일 하고 싶어~!!”

노래를 부르더니~

오늘 드디어 첫 출근을 하게 된 리예~

 

리예가 돌아오면 또 어떤 이야기를 쏟아낼지..

기다려진다..

 

리예에게도 말했지만,

오늘 리예의 소식이 더 기뻤던 것은

리예가 드디어 원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리예가 끝까지 시도하고 문을 두드리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리예의 용기와 끈기 때문이었다.

그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리예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말해주니..

리예가 웃는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인제 앞으로는 리예의 몫이다.

회사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리예를 뽑은 것이 얼마나 잘 한 선택인지 느낄 수 있도록

성실함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서 능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그래..

포기하지 않고 시도를 하는 리예...

 

그러면서도 때때로, 쉬어갈 줄 아는 지혜를  가진 리예로 성장하길...

 

호호호호~

우리 예쁜 새끼~ ^^

사랑해 리예~!!

 

하느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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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환한 빛이 나를 감싸안는 둣헌 행복이 느껴질 때면 생각나는 곡~ 

John Denver의 Annie's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