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너무 행복했던 리예의 졸업식~^^

pumpkinn 2019. 3. 19. 09:30


세월은 이렇게 흘러 애기같은 리예가 벌써 졸업이라니...

리예도 애리처럼 대학 생활을 만끽했던 것 같아 너무 흐뭇하고 감사하다.

많이 힘들기도 했고, 많이 행복하기도 했고..

그 모든 순간을 온 몸으로 부딪히며 보낸 지난 5년 동안의 대학 생활...

리예~ 너무너무 축하해~ ^^


                           2019316일 토요일

 

오늘은 정말이지 바쁜 하루였다.

한글 학교 수업에,

부모님들과의 대화의 광장과 개인 면담에

그리고 이어진 평가회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우리 리예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우리 리예…^^

원하는 대학의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학과에 합격하여 좋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다른 학과는 모두 4년인데 왜 건축과는 5년이냐며 투덜거리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쿡~ 터진다~ ^^

 

1,2 학년 때는 프로젝트 하느라 3-4일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은 기본~

그렇게 일주일씩 밤을 꼬박 새우며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한 번은 최종 마감 전 날 전부 뜯어고치길래

교수님이 잘했다고 했는데 왜 고치냐고 물으니..

이유가 자기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

그렇게 대충대충 안 되고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리예니 오죽했겠나

 

프로젝트 과제가 시작되면 밥 먹듯이 밤을 새워야 하는 건축과 학생들은 좀비가 된다.

학교에 옷을 거꾸로 뒤집어 입고 가던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

나중엔 그게 유행까지 되고~ 큭큭~ ^^

 

때때로, 새벽에 일어나 보면 아이디어가 안 떠오른다며 훌쩍대고 있는 리예~

우리 리예만 그런가 했더니 친구들도 마찬가지..

어떨 때는 리예가 위로해주고 있고,

또 어떨 때는 친구들이 위로해 주고

 

그뿐인가

어떨 때는 자고 있는 엄마에게 들어와 꼭 껴안고 훌쩍거리며 물어본다.

엄마, acha que eu consigo” (엄마, 내가 해낼 것 같아..?)

그럼 리예~ Claro que consegue~” (그럼~ 당연히 해내지~)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며 거의 세뇌교육하듯 말해보지만..

결국 자기 성향대로 하게 되는 것이 우리 인간 아닌가




리예의 대학 절친들~ 

바로 아르헨티나 문화 여행에 함께 했던 친구들이다~ ^^

왼쪽으로부터 우리 리예, 빠울린,사미라, 줄리아, 라우리냐, 야스, 까찌~



 

참으로 기특했던 사건 하나

한 번은 자기 그룹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제추했다며..

오늘 밤에 친구들과 스트레스 풀러 나간다더니..

좀 있다 전화가 왔다. 친한 친구가 프로젝트를 끝내지 못해 울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과 약속 취소하고 라우리냐네 가서 프로젝트를 도와주기로 했단다.

그렇게 리예와 Cath가 달려가 함께 밤을 새우고 프로젝트를 도와주었고,

덕분에 라우리냐는 그 힘든 시간을 잘 넘길 수 있었다.



역시 같은 그룹 친구들이다. 

마리, 야스 그리고 구스타보~ ^^

구스타보는 정말 재밌고 개구진 친구다~



내가 좋아하는 브라질 문화다.

나만잘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가는 것이 문화 속에 깊이 깔려있다.

리예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리예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친구들이 모두 함께 달려든다.

애리도 리예도 친구 복이 많아 그런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니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리예도 친구들도 그렇게 처음 3년을 보냈다.

 

그러더니 4학년이 되더니 느긋해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자신이 익숙하지가 않은지..

왜 프로젝트를 받아도 예전 만큼 걱정이 안 되는건지스스로 의아해 하던 리예~ ^^

경험이 생기고, 노하우도 생기고, 배워야 하는 프로그램들이나 많은 것들이 안으로 쌓이니..

그만큼의 시간도 벌게 되었을 테고, 또 마음도 좀 느긋해졌을 터

그러고나니 리예도 친구들도 울었던 게 언제였었나 싶을 만큼..

힘든 과정도 오기와 유머로 넘기며 여유롭게 넘어갔다.

웃긴 것은, 교환학생을 다녀와서는 그 여유로움이 더 해졌다.

인제는 너무 여유로워져 걱정이 될 만큼~ ^^;;

 

우리 리예도 친구들도 그렇게 울고 웃으며 보낸 5년을 보냈다.

그런 아이들이 드디어 졸업식을 하는 거

사실 리예는 아직 논문이 남았다.

교환 학생 기간 동안의 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논문을 지금 쓰는 중이지만..

졸업 파티는 함께 입학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브라질 시스템이 참 마음에 든다.




라우리냐, 사미라, 나찌, 까찌, 리예 그리고 줄리아~ ^^




암튼, 모든 학교 일정을 끝내고 부랴부랴 집에 돌아오니..

애리는 벌써 리예 메이컵을 해주고 있었고

머리까지 아주 예쁘게 세팅해주었다~^^

애리가 언니라고 오늘 리예 졸업이라고 얼마나 신경을 쓰고 메이컵을 이쁘게 해주었는지…^^

 

사실 졸업 파티를 앞두고 리예에게 많이 미안했었다..

언니 때는 졸업 파티 때 입을 예쁜 드레스도 사러 다니고

미용실에 가서 거금 써가며 우리 모두 함께 헤어와 메이컵도 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언니가 졸업식 때 입었던 똑 같은 드레스에..

헤어도 메이컵도 집에서 하니..

속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속상해하기는커녕 엄마 아빠를 위로 해주니

어찌나 고맙고 또 기특하던지

 

다행히 애리가 메이컵을 잘 하는지라..

전문가 수준으로 예쁘게 해주어 내 마음이 얼마나 흐뭇했는지

정말이지 너무 예뻤다. ^^



   

애리 졸업식 때는 사진사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못찍게 엄중하게 통제했는데..

리예 졸업식 때는 편하게 찍게 해주어 몇 컷 건질 수 있었다.

전문가가 찍는 거와는 당연히 다르겠지만, 그래도 욕심 내어 찰칵~ ^^

리예는 포즈를 취하는걸 어찌나 어색해 하던지... 하하하~ ^^




우리는 리예와 쌍둥이 같은 절친인 라우리냐네 가족 옆에 테이블에 함께 앉게 되었다.

드디어 라우리냐네 엄마 아빠와 인사를 나누었던 것.

아이들은 그리도 친한데 이제서야 서로의 부모님을 만나 인사하게 되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보니 라우리냐는 엄마를 쏙 뺐다. 엄마도 참 매력적이었다.

엄마도 아빠도 치과 의사인데 어찌나 사람들이 좋은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서로 딸래미들 칭찬하느라 수다가 한참이었다.

아마도 딸들로부터 서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마치 이미 오랜 시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리예는 그 집에 가서도 딸처럼 지낸다. 하여간에 넉살도 좋아~ ^^

어찌나 리예를 이뻐하시는지..

모두 자기 복인거

암튼, 리예 친구들 오고가며 다 만나고 인사하고

 

애리 때 졸업 파티 장소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리예 졸업 파티 장소도 너무 예뻤다..

아마도 브라질 대학 졸업 파티 분위기는 이런 듯

실내 장식이 어찌나 아기자기하고 이뻤는지



 

파티 장소~ 

저 앞에서는 밴드가 공연 중이고~

우리는 앉아서 먹고 마시고 수다 떨고 사진 찍고 난리 부르쓰~ ^^;;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 카드가 놓여져 있었는데..

나는 음식 메뉴판인줄 알았다.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 메뉴가 그렇게 놓여져 있곤 한다. ^^)

그런데 리예가 나에게 그 카드를 주는데 보니 Carta à Familia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였다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보이질 않아 화장실에 갔는데...

읽다가 눈물이 그렁거렸다.


겉모습은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애기 같고, 

행동은 계집 아인지, 섬머슴앤지 개구장이에 장난 꾸러기인 우리 리예~

하지만 그 마음 안엔 얼마만 사랑이 많은지..

속이 깊은 아인지.. 나는 안다...


고마워 리예~

엄마도, 우리 리예가 엄마 딸이어서 넘넘 감사하단다~ ^^


 

한국어였으면 개인 편지라 올리지 못했을텐데..

포어로 쓴 것이라 기록으로 남기려고 원문을 올렸다.




파티에서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음식과 간식거리와 칵테일을 비롯한 음료수가 도처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하하하~

보통 모양만 예쁘게 꾸며놓고 맛이 별로 없는데,

맛있기까지 하니 완전 신남~ ^^

보통 밤 10시에 파티가 시작되니 배가 고프지 아니할 수 없는 상황~ ^^;;




간식 거리를 얼마나 예쁘게 놓았는지..

맛은 또 어떻고~ 

음악도, 요리도, 간식도, 칵테일도 아주 만족~흡족~ ^^


 


밴드는 시작부터 어깨 들썩 거리게 만들고

조금 있으니 졸업생과 엄마 아빠와의 왈츠 타임~

딸은 아빠와 함께~

아들은 엄마와 함께~

 

사진 찍겠다고 쫓아갔지만, 역시나 그 많은 사람들 틈에 파고들기가 쉽지 않았다.

열심히 잘 보이는 곳에서 기막힌 포지션으로 잡았는데

~ 내 카메라가 성능이 그 모양이다 보니..

멀리서 찍느라 줌을 100%로 해놓았더니 포커스를 맞추질 못해 결국은 찍지 못했다는 사실~

그 좋은 포지션에서~ 아으으으~-_-;;



왈츠 타임이 되어 대기하러 가는 남편과 리예를 붙잡아 놓고 한 컷~!! ^^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리예가 이날은 엄마 기분 맞춰주느라..

열심히 찍힘을 당해주었다는~ ^___^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 테이블로 돌아와 앉아서 보니..

큰 화면으로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게 아닌가

괜한 고생만 했다는

차라리 그 화면을 찍을껄…^^;;

 

그렇게 왈츠 타임을 나 혼자 발 아프게 이리저리 방방 뛰다가 헛탕치고는

힘들어서 앉아 있는데

남편이 돌아 오고

졸업생들은 또 단체 댄스 타임으로 이어지더니..

좀 있다 리예가 돌아왔다..

 

벌써 12시가 넘은 시각

이쯤에서 엄마 아빠는 빠져주는 것이 예의~ 하하하~ ^^

아쉬워하는 라우리냐 엄마 아빠와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우리는 파티장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찌나 행복하고 감사하고 흐뭇하던지

인제 정말 우리 할 일을 다 한 느낌~

 

갑자기 악화된 상황으로..

우리 리예 졸업 못 시키면 우짜나..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행복하게 마무리가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

코 끝이 찡~

 

나중에 집에 돌아온 애리와 리예는..

이렇게 재밌는 페스타는 없었던 것 같다며..

음악이 너무 좋아서 새벽 5시에 끝났는데도 벌써?’ 했단다.. 하하하~


또 하나 마무리가 되었다.

이렇게 하나를 끝내고 나니...

마음에 그만큼의 공간이 생긴 느낌이다.

얼마나 감사한지...



애리, 제니퍼, 리예, 비아, 그리고 엘레나.

제니퍼는 사촌이고, 비아와 엘레나는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배꼽 친구들이다~ ^__^

서로 학교도 학과도 달라 자주 못만나지만,

서로 꼭 연락하여 일년에 한 두번씩 만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는...^^

아주 예쁜 녀석들이다.

제니퍼는 사촌이면서 나이가 같아 친구처럼 가족처럼 함께 지내는 예쁜 조카~^^ 

그것도 복이다' ^^



사랑하는 우리 리예...

엄마가 얼마나 얼마나 사랑하는지...

리예는 마치 태어날 때 그 모습으로 때묻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며칠 전 친구가 보낸 메세지를 보고는 울컥했다.


"너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너 다움을 간직하고..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리예, 너를 너무 사랑해...

네가 내 친구인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란다.."

라우리냐가 리예에게 보낸 메세지 중의 일부...


늘 그렇게 다른 이들을 쉽게 판단하지 않으며..

지금처럼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하느님의 리예가 가는 길을 빛내주시고..

리예의 삶에 축복을 가득 퍼부어 주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애리와 리예가 나의 딸인 것은..

하느님의 축복~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 우리 애리~ 리예~ ^^

쪼오오옥~ ^^

.

.


사진으로 보는 행복한 순간들~ ^^



성당 친구들과 함께~^^

왼쪽부터 다이아나, 비아, 엘리사, 빠울라, 리예, 제니퍼, 다니엘라~

빠울라는 리예와 함께 같이 졸업한 절친이다. 

비아 역시 리예의 절친~!! ^^



왼쪽: 제니퍼와 애리~ 정겨운 사촌~ ^^ 

오른쪽: 누가 그 아빠에 그 딸 아니랠까봐~ 저렇게 똑 닮은 모습으로 한 컷~!! ^^


  

왼쪽: 왈츠 추러 가는 길에 붙잡아 놓고 한 컷~ ^^

오른쪽: 오늘은 어찌그리 두 자매가 저리도 친하게 예쁜 그림이던지~ 하하하~^^

         사진 찍으면서 언니 챙기는 리예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오늘 메이컵에 헤어스탈에 많이 신경 써준 언니가 많이 고마웠던 듯~ ^^




나도 고 사이에 끼어 한 컷~!! ^^

.

.

Omar의 Free As a Bird...

아마도 이 음악은 수도 없이 올렸을 것이다..


애리와 리예를 생각하면...

Free as a bird...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아마도 새들처럼 자유롭게..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렇게 자신들의 꿈을 찾아.. 삶을 향해...

새들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역시...

Free as a bird...를 골랐다...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엄마가 자기들의 꿈을 얼마나 지지하고 응원하는지...


사랑해~ 우리 새끼들~ ^^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얽매이지 말고 그렇게 훨훨 날아가렴~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예의 책 읽기....  (0) 2019.10.18
애리가 떠났다...  (0) 2019.08.14
리예의 첫 출근~ ^^  (0) 2018.06.26
애리의 CEMS Master 과정 합격 소식을 듣고~  (0) 2018.03.30
발렌타인 데이~  (0) 201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