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화요일인줄 알았던 목요일~

pumpkinn 2018. 1. 19. 04:59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248964685621063382/>



 

오늘 아침 Bom dia~!! 하면서 들어가는데

웃으며 “Bom dia~” 답하는 마리나의 표정에 무언가 묻어있다.

 

아침부터 무슨 문제가 생긴걸까~?

사무실에 들어서면서부터 문제와 맞닥뜨리고 싶진 않지만,

좀 더 늦게 안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혹시, 무슨 문제가 일어났냐고 물으니

미안해 하는 얼굴로 하는 말~

손님 수표가 펑크가 났어요.”

 

그게 시작이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연이어 문제들이 터지는데..

마리나가 내 사무실에 들어오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오늘은 네 얼굴 보는게 무섭다고 하니 얼굴이 빨개지며 웃는다.

 

마리나가 뭔 잘못인가..?

문제 생긴 것, 자기 상사에게 전달하고 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자기 역할인 것을..

 

암튼, 그렇게 손님 수표 부도로 시작된 하루는..

끊임없이 줄줄이 사탕처럼 문제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완전 인내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

으악~ 소리 지르며 다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마저 일고~

 

 

주님과 함께라면 그 무엇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남편이 가르쳐준 기도를 속으로 되뇌이며

마음을 가라앉히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다.

 

다행히도,

가장 나의 신경을 건드렸던 다른 도시에 있는 손님과의 문제가 부드럽게 해결되고 나니,

다른 문제들은 가볍게 느껴졌다.

손님 수표 펑크 난 거야 사실 나 역시 절절히 필요한 순간에 펑크를 내서 열은 받지만,

손님들과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그 밖에 자질구레한 문제들이야 늘상 터지는 일상의 한 부분이니

해결 될 수 있는 문제에 연연해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터득된 훈련이고..

그렇게 오늘은 종일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보내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났다.

 

퇴근을 하는데

마리나 말이,,

세뇨르 루이스한테 거래처 보고를 하면서 저는 오늘이 화요일인 줄 알았어요~” 한다..

오늘 화요일 아닌가.?”

오늘 목요일이에요~”

우리는 깔깔대고 웃었다~

어쪔~ 마리나도 그랬지만, 나도 하도 문제가 많이 터져서 오늘이 화요일인 줄 알았다.

 

마리나: 그런데 화요일하고 문제하고 무슨 상관이 있지요..?

: 마리나도 물병자리지? 나도 물병자리야~ 물병자리에겐 화요일이 가장 안 좋은 날이거든~

 

이렇게 말하고 나니 내가 카톨릭 신자가 맞나 싶었다. 하하하~

내가 카톨릭 신자가 되기 전 나는 별자리나, 숫자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Ciencia Oculta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더랬다.

 

물병자리의 숫자는 4이기 때문에 더해서 4가 되는 숫자의 날에 행운이 함께하고,

화요일은 가장 재수가 없는 날이며,

원소는 공기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등등의 이야기들..

 

이런 웃기는 짬뽕 같은 이야기들을 즐겨 읽으며 성격을 맞춰보기도 하곤 했다.

그랬던터라 내게 있어 중요한 일은 절대로 화요일에 하지 않았다는..^^;;

물론, 하느님을 알기 전의 이야기다.. ^^

 

암튼, 오늘 하도 연이어 일어나는 문제들로..

오늘이 화요일인가? 했다는.. 하하하하~^^;;

 

거봐~!! 요일은 상관 없잖아~ ^^

 

머리 뚜껑이 열릴 뻔 했던 오늘 하루~

남편이 가르쳐준 기도가 힘이 나게 하고 불끈 솟는 용기로 맞섰던 감사한 하루였다.

주님과 함께라면 그 무엇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

.

검정 치마의 내 고향 서울엔

남편과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클립에 나오는 그 촌데레 아저씨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쿡쿡 터진다~^^;;

 

수채화 같은 맑고 서정적인 노랫말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고, 어느새 내 입가엔 미소가 그려진다.

 

마음 가볍게 마무리 한 하루

기분 좋아지는 검정치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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