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잠잘래? 밥 먹을래?

pumpkinn 2018. 1. 20. 07:33




“Angelicka, vai dormir primeiro ou já vai comer?”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배가 고파 바나나를 집어드는 나에게 마리아가 던진 한 마디~

그러니까, 저녁을 먹을건지, 아니면 잠을 먼저 잘 건지를 물어보는 게다.

그 말을 듣고는 그만 웃음이 터졌다. ^^;;

 

지난 며칠, 집에 들어오면 옷을 갈아입고는 잠시 쉬겠다고 소파에 누워 책을 읽다가는

잠을 자버리고는 8시쯤 일어나 저녁을 먹곤 했는데,

며칠을 연속 그러다보니 마리아는 오늘도 내가 잠을 먼저 좀 잘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

 

사실, 직원들을 여럿 내보내고, 허리띠 졸라메고 일한다고 종일을 붙어있으니 어찌나 피곤한지.

이보다 더 힘들게 일했던게 내 일상이었건만,

겨우 2-3년 좀 편히 일했다고 이렇게 피곤해하며 티를 내다니....

사람의 마음도 간사하지만, 몸도 참 간사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하긴, 어디 그게 몸으로 힘들어서 그런거겠나..

극도의 긴장 속에 견뎌내고자하는 스트레스에, 매일매일 페이먼트와의 씨름..

1월이라 장사는 정말 안 되는 상황에, 손님 수표는 펑크나고...

이런저런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함께하니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일게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오후에 있었던 거래처와의 껄끄러울뻔 했던 미팅이

아주 흡족하게 끝나서 기분이 가벼웠다.

삶이란게 이런거구나 또 한번 느껴지고...

죽을 것 같다가도 문제 하나가 제대로 해결되면 살맛나는 느낌....^^;;


사실, 이번 미팅을 잡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다.

마음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거래처측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미팅을 하면서, 우리 두 회사가 같은 관점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서로 느끼며

얼마나 좋아라 했는지... 

그 회사도 우리 회사도 추구하는 것은 win-win의 관계다.

그런데 제 3의 회사로 인해 자칫 껄끄러울 뻔했던 상황이 아주 깔꼼하게 해결이 된 것.

 

거래처 총책임자로 있는 에리카는 일본인 2세로..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경험이 많고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어..

대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풀려나갔다.


이렇게 내 신경을 건드리고 있던 일이 또 하나 끝냈다. 

그러고보니, 이번 주는 내내 문제 해결을 하는 한 주였던 것 같다.

일어난 그 모든 사건들이 양날의 칼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 신경을 곤두서게 했는데.

하나하나 모두 잘 해결되어 적어도 잠은 제대로 푹 잘 수 있는 주말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하느님은 또 하루의 일상 안에서 작은 행복을 맛보게 하시고,

감사를 느끼게 해주신다.

이러니 어찌 감동의 하느님이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일은 토요일,

인제, 나의 토요일의 휴식은 없어지고, 나가서 일을 해야 하지만,

내일은 또 내일~

그저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 하루였다.

.

.


오랜만에  Mana의 곡을 골라봤다.

삶의 곳곳에 묻어있는 행복했던 순간들...

내가 아주 행복했던 내 삶의 한 시점에 아주 좋아했던 곡이다..


Mana의 Rayando el 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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