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새로운 동선을 그려넣은 하루~

pumpkinn 2017. 1. 12. 08:04




매일 그려지는 동선의 그림이 단순하다면

그것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 않는 것이란다.

 

물론, 반론의 여지는 많다.

단순하게 한 사람의 삶을 동선의 길이로 판단하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다 나름의 상황은 있는 것이고, 이유는 있는 것일 테니.

하지만, 나의 경우를 본다면 그닥 틀리지 않은 말이라 반박하기가 어렵다.


평일: -> 매장 ->

주일: -> 성당 ->

가끔씩: -> 매장 -> 사라이바 서점 ->


이것이 나의 동선의 모양새다.

모양새가 분명한 삼각형 내지는 사각형이다.

 

이 딱딱하고 멋대가리 없는 나의 동선을 좀 다르게 그려보고자

오늘 아침 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출근하기 전, 스타벅스에 들러 까페 라떼 Tall을 사들고 사라이바 서점으로 향했다.

아침이다보니 어찌나 한가롭던지.

마치 모든게 정지된 순간에 나 혼자만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이 느긋한 여유로움을 모두 독차지 해도 되나..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다른 날 같으면 빈자리를 찿기 위해 독수리의 눈으로 레이저를 쏘아대곤 했는데.

오늘은 테이블과 나 소파 모두 텅텅 비어 있으니 내 입맛대로 골라 앚았다.

2층을 선호하는 나지만 오늘 좀 더 밝은 1층의 시크한 빨간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꺼냈다.

감성을 적시는 촉촉한 글, 따뜻한 에세이를 읽고 싶어 꺼내들은 책이었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으로 편안하게 이어지는 스토리는..

마치 내가 교수님의 학생이 되어 수업 중에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1시간 반 여를 앉아 읽으면서, 혼자서 쿡쿡 웃다가, 눈물 콕콕 찍어내다가..

혼자 난리 부르쓰였다.

행복한 아침이었다.

 

때마침 스피커에선 여고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Bee Gees I Started a joke 가 흘러나오고..

이어서 James BluntYou’re beautiful이 이어 나온다..

순간, 또 그렇게 코끝이 시큰거렸다.

제임스 블런트의 음악에 미쳐 살았던 몇 년 전의 황홀했던 여름날이 떠올라..

 

오늘은, 나의 작은 시도가 이루어진 날이었다.

내 일상에 새로운 동선을 그련 넣은 하루..

잔잔한 생기를 안겨준 Artistic한 하루가 되었다.

 

출근 길의 까페 라떼와 사라이바

나의 일상의 새로운 동선으로 끼워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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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 Gees - I Started a Jo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