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마리아가 휴가를 떠났다...

pumpkinn 2017. 1. 13. 05:01


 


마리아가 휴가를 떠났다.

우리 리예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있어준 보배떵어리 마리아~

우리 마리아가 곁에 없었더라면, 상상조차도 할 수 없다.

특히, 우리 애리와 리예가 어렸을 떄, 내가 온전히 일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 많은 마리아가 엄마처럼 곁에 있어주고 보살펴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리예는 마리아를 끔찍하게 챙긴다.

 

마리아의 고향은 북쪽 Ceara라는 도시라 무척 먼 곳에 있다.

그렇다보니 2-3년에 한 번씩 고향엘 간다.

매 해 휴가를 가야하는게 정상이지만,

휴가를 떠나지 않을 때는 받은 휴가 월급으로 엄마에게 용돈을 보내드리거나 선물을 보내곤 한다.

하긴 평소에도 월급을 쪼개어 엄마에게 송금하곤 한다. 참 효녀다.

 

어쨌든, 마리아가 휴가를 떠나니 우리 집은 비상이 걸렸다. 아이구야~

한 달을 우찌 견뎌야 하나.

그래도 이젠 아이들이 다 컸으니 전처럼 걱정에 불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감사하다.

리예는 대학 친구네 집으로 초대받아 북쪽 해안 도시로 2주간 여행을 떠나고..

애리는 일을 하니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전에는 애리와 리예가 집안 일을 다 해주었던 것과는 달리 내게 많은 일이 떨어졌다.

 

우선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일거리를 나눴다.

 

- 각자방은 각자가 청소하기

- 평일엔 엄마가 일찍 집에 오니까 거실이랑 부엌 청소는 엄마가 하기

- 주말엔 애리와 리예가 번갈아 가며 청소하기

- 점심은 각자 알아서 해결

- 저녁 설거지는 엄마가 하지만, 각자 먹은 그릇이나 컵은 그때그때 씻기.

- 빨래는 엄마가 해줄 수 있지만, 자기 옷 정리는 각자가 하고, 다림질도 각자 하기

- 주일은 Free~!!

 

뭐 이렇게 정했는데 하다 보니 한 명이 빠져 있다.

냄푠~!! 큭큭~ ^^;;

 

자긴 뭐할꺼야?”

난 아프잖아~”

어쭈구리~ 안돼~!! 그럼, 저녁은 자기가 책임지기~ ”

오케이~!!”

이렇게 해서 저녁 준비는 남편이 하는걸로 각자 책임이 완벽(?)하게 나눠졌다.

, , 토는 애리가 자기가 하겠다고 하는데..

밤에 늦게 오니 그때까지 배고파서 못 기다려~ ^^;;

해서 토요일만 애리가 담당하기로 하고 평일엔 남편이 해주기로 했다. ^^;;

 

뭐 꼭 요리를 안해도 된다.

사줘도 좋고, 시켜줘도 좋고, 나가서 먹어도 좋고.

그저 저녁을 먹여주면 되는거니까. 하하하하~

 

마리아는 며칠 전에 나를 부르더니 세탁기 돌리는거 설명해주고..

어떤 제품을 써야 하는지, 후라이판은 어디 두는지 등등을 세세하니 설명해준다..

마리아는 떠나면서도 걱정이다.

만사가 서툴은 아줌마가 제대로 잘 해낼 수 있을지..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자기 친구에게 연락해서 부르라고 전화번호까지 남겨두고 갔다.

당췌 주인이 누군지 헷갈리는 상황~ 하하하~

이제 떠나는데, 나는 마리아가 오기를 벌써붜 기다리고 있다.

 

사실, 마리아 친구를 부를까하는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다.

하지만, 인제 애들도 다 컸고, 또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나도 전과는 달리 시간을 좀 낼 수 있으니.

내가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어찌나 기특하던지~ 하하하하~

 

사실 일일로 부르면 비용이 더 비싸다.

그 비용이면 우리 네식구 근사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비용이다.

그리고 나도 좀 배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전엔 바쁘고 힘들고 지쳤기에 집안 일을 하는게 끔찍했지만..

인제 나이가 들면 남편이랑 나랑 둘 밖에 없을텐데..

그때가서 어떻게 감당하겠나 하는 생각에 나름 준비 연습을 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마리아가 나와 언제까지 있어주길 바라지만..

마리아도 나이가 인제 많이 들어 건강도 안 좋으니..

언제까지 마리아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마음으로 행동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어라~ -_-;;)

 

갑자기 리예가 밥 먹다가 하는 말~

엄마~ 빨래 할 때 하얀색이랑 색깔있는 옷이랑 섞으면 안돼~”

엄마두 알어~!!!!!”

아니~ 혹시 모를까봐~”

“@^$$@@@@&*@@”

 

Come back to me~ Maria~!! 하하하하~

 

사랑하는 마리아~

오랜만에 떠난 휴가..

푹 쉬고, 어머니와 많이 시간 보내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행복한 시간되길~

Que Deus esteja com você~!!

.

.


Suzie Quatro와 Chris Norman이 없는 고등학교 시절은 상상할 수가 없다..

길을 가다가도 레코드 가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가게 옆에 서서 듣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참 맑고 순순했던 시절이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팝~

Stumblin'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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