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낯선 하루...

pumpkinn 2016. 7. 19. 05:25




낯선 하루였다.

마치 낯선 곳에 홀로 서있는 듯한 느낌

내 안에서 몽글몽글 대는 이 느낌도 낯설고 

음악 때문이었을 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길게 뻗은 미녀껑 다리를 건너자마자 택시에서 내렸다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공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앉아서 책 보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서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들..

바쁘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

이 모든 풍경이 낯선 곳에 혼자 여행 온 듯한 느낌을 더 해주고...


어제까지 그리 덥더니 오늘은 마치 가을의 문턱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목깃을 스쳐가는 찬 바람이 서럽도록 아름답게 느껴졌다.

눈물이 그렁거렸다.

음악 때문이었을 게다..

 

절대로 보지 않는다고 버팅켰지만..

결국엔 애리의 꼬심에 넘어가 보게 된 또 오해영

언제나 그렇듯이 날 유혹에 빠뜨린 애리는 툴툴 털고 일어나 잠자러 갔고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밤을 새며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었다.

끝까지 다 보지 않으면 다른 일을 못하니..

 

11회에서 오해영이 박도경과 한태진 사이의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박도경이 깊은 아픔 속에 밤 거리를 걷는 씬 배경으로 흘러나온 음악..

읊조리듯 조용히 흘려내는 혼잣말..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 시리게 만든 기타 연주 소리에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나버린 듯 느낌이었다.


후욱.. 

아팠다..

추웠다.

시렸다.

그렁대던 눈물은 결국엔 볼을 타고 내리고...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에 샹송인가 했는데..

그런데 그대는 내가 불쌍한가요라는 노랫말이 귀에 들어왔다.

한국노래…?

 

플레이를 멈추고 구글이 들어가 우선 가사를 두드렸다.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유튜브에 들어가 음악을 찾았다.

 

그러게..

그렇게 사랑했던 적이 있었지

가만히 눈만 감고 있어도 눈물이 흐르던..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 눈물로 밤을 세우던

 

리예가 묻는다.

엄마두 아빠 좋아할 때 그랬어..?”

. “

어떻게 그러지..?”

사랑이란게 그런거야. 머리로는 안되는거 아는데, 마음은 자꾸만 가는거..”

 

 그리 내게 차가운가요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였나요
내가
 뭔가 잘못했나요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그대는
 내가 불쌍한가요
어떻게라도
 그대곁에 
남아있고
 싶은게
 맘이라면 알아줄래요
그렇다면
 대답해줘요

그대가
 숨겨놨던 아픈 상처들 
 내게 옮겨주세요
지치지
 않고 슬퍼할수있게 나를
  가까이 둬요

사실
  지금 기다린 만큼 
기다릴수
 있지만
왠지
  지금 이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같아

사실
  지금 기다린 만큼 
기다릴수
 있지만
왠지
  지금 이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같아


원고를 써야 하는데..

마음이 이래서야

마감을 지킬 수 있을까나...

.

.


검정치마 - 기다린만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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