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아저씨 댁~ (짝꿍끼리 마주 보고 앉았다. ^^)
왼쪽부터 브루노 아저씨& 리디아 언니, 이냐시오 아저씨 & 아나스타시아 언니, 우리 부부,
그리고 루시아 언니 (아저씨가 성가대 연습으로 늦게 오셨다. -_-;; )
“저녁 8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갑자기 모여게 된 깜짝 번개 모임~ ^^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브루노 아저씨로부터 남편에게 온 전화였다.
이유인즉슨,
같은 동에 사시는 이냐시오 아저씨께서 다시 오랜 출장을 떠나시기에..
깜짝 송별파티가 이뤄진 것.
그래서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부부들이 모두 모였다.
모두 네 커플이 모였는데, 세 커플은 모두 위아래로 한 동에 사시고,
우리만 다른 동이다.
8시가 되기를 기다려 브루노 아저씨 댁으로 가는데..
괜히 재밌고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한 아파트 단지에 사니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끌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그냥 전화 한 통이면 성당 식구들이 다 모일 수 있으니..
좀 더 젊었을 때는 남편도 나도 ‘혼자’ 있는 생활이 더 즐겼다..
그래서 모임에 오라고 하면 일을 핑계로 가지 않았던 날이 많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함께’하는 생활이 참 푸근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에 뭔지 모를 포근함이 느껴졌다.
우리 두 부부는 흐뭇한 미소 가득 머금고 리디아 언니 댁으로 올라갔다.
브루노 아저씨와 리디아 언니가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완전 감격~뭉클~!! 하하하~ ^^
루시아 언니 먼저 와 계시고, 안토니오 아저씨는 오늘 성가대 연습이라 늦으신다고..
이냐시오 아저씨와 아나스타시아 언니가 조금 있다 도착하셨다.
이미 저녁을 먹은 다음이라,
리디아 언니와 브루노 아저씨는 여인네들을 위해서는 소프트한 와인을..
남자들은 좀 독한 삥가를 마셨다.
과일이며 땅콩이며, 또한 내가 좋아하는 살라미까지 마치 무슨 정식 먹듯 계속 이어져 나오는데
어찌나 풍성하던지~ 그와 정비례하는 나의 행복감~ 하하하하~ ^^
4쌍의 부부가 함께하니 얼마나 두루두루 많은 주제들이 오가는지..
아이들 이야기,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행 이야기로 갔다가 커피 이야기로 이어지더니,
빠질 수 없는 단골 주제인 골프 이야기를 걸쳐 불경기 속의 사업 이야기 등등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요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인 미친듯한 정치 이야기까지..
그리고 다시 되돌이표를 찍고는 우리가 헤어지는 시간까지 골프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만 빼고 모두 골프를 치시는데..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웃기는 이야기, 약 올리는 이야기 등등..
남자분들은 나이가 들어도 개구장이 어린애 같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
나와 언니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꼽을 잡았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나는 골프를 안 치기에 골프 용어도 모르면서 재밌다고 맞장구 치면서 들으니
함께 있던 언니가 웃겨 죽으신단다~
보통은 모르면 재미없어 하는데, 젤 모르는 애가 젤 아는 척 하면서 재밌게 듣는다고 말이다~
글구보니 맞장구는 내가 젤 많이 치며 아는 척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배꼽을 잡았다~ ^^
계획 없이 갑자기 모여졌던 모임이라 더 깨소금 맛이었나?
12시가 넘었는데도 다들 집에 갈 생각을 않고는 그렇게 호호~하하~ 난리 부르쓰였다~
그 사람 좋은 미소로 분위기를 띄워주시는 분위기 메이커 이냐시오 아저씨가 떠나심이..
우리 모두는 아쉬웠던 마음이었을게다.
만남이 있으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헤어짐…
다음 날 모두 일을 하러 나가야 하니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졌다.
집에 오니 애리와 리예가 하는 말~
“엄마~ 뭐가 그렇게 재밌었어? 엄마 웃음 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렸어~”
“흐미~ &^%$#@@”
함께 늙어갈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우린 이사 안 갈거다~
언니들도 절대 이사가시지 말라고 해야지~ 하하하~ ^^
50 중반을 바라보는 우리 부부가 이 틈에선 막내다~ ^^
언니들 형들 틈에서 막내라고 사랑을 듬뿍 받으니..
피터팬이 된 기분~ ^^
물론 이런 기회가 자주 있는 건 아니다.
한 아파트 단지에 살아도 서로 생활 패턴이 다르고 활동 영역이 다르다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 한다.
아마도 우리가 좋은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따로 또 같이’가 적절하게 조화롭게 이뤄지기 떄문이 아닐까?
좋다고 자주 만나는 것도 부담이다. 늘 그래서 관계가 깨진다.
서로의 거리를 존중하며 이어가는 관계가 오래 이어지는 것…
지금처럼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오래오래 함께하는 우리였음 좋겠다.
이냐시오 아저씨의 깜짝 번개 송별회..
헤어짐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나스타시아 언니가 너무 외롭지 않으시도록 자주 연락 드려야겠다
.
.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는 노래...
정태춘 - 시인의 마을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전히 나다운 나이기를... (0) | 2016.03.30 |
---|---|
나도 오십견~? (0) | 2016.03.24 |
귀한 프로포즈를 받고~ (0) | 2016.03.15 |
이세돌 9단이 내게 던져준 감동과 배움~ (0) | 2016.03.13 |
갑자기 터진 공부 복~ (0) | 2016.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