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깜짝 번개 송별파티~ ^^

pumpkinn 2016. 3. 18. 11:15

브루노 아저씨 댁~ (짝꿍끼리 마주 보고 앉았다. ^^)

왼쪽부터 브루노 아저씨& 리디아 언니, 이냐시오 아저씨 & 아나스타시아 언니, 우리 부부, 

그리고 루시아 언니 (아저씨가 성가대 연습으로 늦게 오셨다. -_-;; )



저녁 8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갑자기 모여게 된 깜짝 번개 모임~ ^^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브루노 아저씨로부터 남편에게 온 전화였다.

 

이유인즉슨,

같은 동에 사시는 이냐시오 아저씨께서 다시 오랜 출장을 떠나시기에..

깜짝 송별파티가 이뤄진 것.

그래서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부부들이 모두 모였다.

모두 네 커플이 모였는데, 세 커플은 모두 위아래로 한 동에 사시고,

우리만 다른 동이다.

 

8시가 되기를 기다려 브루노 아저씨 댁으로 가는데..

괜히 재밌고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한 아파트 단지에 사니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끌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그냥 전화 한 통이면 성당 식구들이 다 모일 수 있으니..

 

좀 더 젊었을 때는 남편도 나도 혼자있는 생활이 더 즐겼다..

그래서 모임에 오라고 하면 일을 핑계로 가지 않았던 날이 많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함께하는 생활이 참 푸근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에 뭔지 모를 포근함이 느껴졌다.

우리 두 부부는 흐뭇한 미소 가득 머금고 리디아 언니 댁으로 올라갔다.

 

브루노 아저씨와 리디아 언니가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완전 감격~뭉클~!! 하하하~ ^^

루시아 언니 먼저 와 계시고, 안토니오 아저씨는 오늘 성가대 연습이라 늦으신다고..

이냐시오 아저씨와 아나스타시아 언니가 조금 있다 도착하셨다.

 

이미 저녁을 먹은 다음이라,

리디아 언니와 브루노 아저씨는 여인네들을 위해서는 소프트한 와인을..

남자들은 좀 독한 삥가를 마셨다.

과일이며 땅콩이며, 또한 내가 좋아하는 살라미까지 마치 무슨 정식 먹듯 계속 이어져 나오는데

어찌나 풍성하던지~ 그와 정비례하는 나의 행복감~ 하하하하~ ^^

 

4쌍의 부부가 함께하니 얼마나 두루두루 많은 주제들이 오가는지..

아이들 이야기,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행 이야기로 갔다가 커피 이야기로 이어지더니,

빠질 수 없는 단골 주제인 골프 이야기를 걸쳐 불경기 속의 사업 이야기 등등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요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인 미친듯한 정치 이야기까지..

그리고 다시 되돌이표를 찍고는 우리가 헤어지는 시간까지 골프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만 빼고 모두 골프를 치시는데..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웃기는 이야기, 약 올리는 이야기 등등..

남자분들은 나이가 들어도 개구장이 어린애 같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

나와 언니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꼽을 잡았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나는 골프를 안 치기에 골프 용어도 모르면서 재밌다고 맞장구 치면서 들으니

함께 있던 언니가 웃겨 죽으신단다~

보통은 모르면 재미없어 하는데, 젤 모르는 애가 젤 아는 척 하면서 재밌게 듣는다고 말이다~

글구보니 맞장구는 내가 젤 많이 치며 아는 척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배꼽을 잡았다~ ^^

 

계획 없이 갑자기 모여졌던 모임이라 더 깨소금 맛이었나?

12시가 넘었는데도 다들 집에 갈 생각을 않고는 그렇게 호호~하하~ 난리 부르쓰였다~

그 사람 좋은 미소로 분위기를 띄워주시는 분위기 메이커 이냐시오 아저씨가 떠나심이..

우리 모두는 아쉬웠던 마음이었을게다.

 

만남이 있으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헤어짐

다음 날 모두 일을 하러 나가야 하니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졌다.

 

집에 오니 애리와 리예가 하는 말~

엄마~ 뭐가 그렇게 재밌었어? 엄마 웃음 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렸어~”

흐미~ &^%$#@@”

 

함께 늙어갈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우린 이사 안 갈거다~

언니들도 절대 이사가시지 말라고 해야지~ 하하하~ ^^

 

50 중반을 바라보는 우리 부부가 이 틈에선 막내다~ ^^

언니들 형들 틈에서 막내라고 사랑을 듬뿍 받으니..

피터팬이 된 기분~ ^^

 

물론 이런 기회가 자주 있는 건 아니다.

한 아파트 단지에 살아도 서로 생활 패턴이 다르고 활동 영역이 다르다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 한다.

 

아마도 우리가 좋은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따로 또 같이가 적절하게 조화롭게 이뤄지기 떄문이 아닐까?

좋다고 자주 만나는 것도 부담이다. 늘 그래서 관계가 깨진다.

서로의 거리를 존중하며 이어가는 관계가 오래 이어지는 것

지금처럼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오래오래 함께하는 우리였음 좋겠다.

 

이냐시오 아저씨의 깜짝 번개 송별회..

헤어짐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나스타시아 언니가 너무 외롭지 않으시도록 자주 연락 드려야겠다

.

.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는 노래...

정태춘 - 시인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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