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행복했던 한 해의 마지막 밤...

pumpkinn 2016. 1. 2. 02:39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포토제닉일까..?

게다가.. 모두들 나보다 언니들이신데,, 다들 나보다 동생같은 부뉘기~!! 아뜨~!! -_-;;

다행이다. 찍사를 자청하며 사진을 함께 안 찍어서.. 하하하~ ^^;;

왼쪽부터, 소피아 언니, 루시아 언니, 안토니오 아저씨, 울 멋진 쉰랑~, 요셉 아저씨, 이냐씨오 아저씨, 아나스타시아 언니..^^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행복이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우리 집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언니들네 부부들과 함께

그렇게 마지막 날을 함께 했다.

 

사실, 내가 요리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새로 이사 할 때나 집들이 정도지 손님을 집으로 잘 모시질 못한다.

, 가끔 특별한 때에 한번 정도..

그때는 주로 남편이 요리를 한다..

그러니, 연말 모임을 우리 집에서 하자고 내가 말했을리는 만무다. 큭큭~

 

우리 집이 연말 모임 장소로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떠밀려 낙찰(?)’ 된 것은,

바로 우리 집 앞에 브라질의 유명 축구 클럽이 있는데, 불꽃놀이를 멋지게 하는 때문이었다.

그니까 우리 집에 좋아서가 아니라,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우리 집이었던 것.. 하하하~ ^^;;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로 코 앞으로 보이니 사실 불꽃놀이 구경하기엔 아주 최상의 장소긴 하다.

 

그렇게 안주인이 원하고 안하고와 무관계하게 당신들이 결정은 내려졌고.. 큭큭~^^;;

내가 요리가 안 되는 것을 감안하시고 (그나마 다행~)

각자 하나씩 가져 오시기로 했다.

어차피 송년 미사 후 만나는 것이니 다들 저녁을 먹었을테고

송년 기분만 내자~!! 였다.. ^^

 

우리는 장소 제공과 맥주와 과일을

루시아 언니네는 Peru를 구워오시고

아나스타시아 언니네는 Vinagrete

그리고 소피아 언니네는 Wine을...

각자 역할이 맡겨졌고...

 

미사 끝나고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손님 맞을 준비~

하나 둘씩 모여드는 언니 부부들..

 

재밌는 것은,

우리 모두 한 아파트 단지에 산다는 것이다.. 하하하~ (소피아 언니네만 다른 아파트..)

어찌어찌 하여 같은 아파트에 모두들 함께 들어오게 되었는데

함께 들어온 분들이 평소 좋아라 하며 가까이 지내는 분들이라.

때때로 이렇게 함께 좋은 시간을 갖는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만나 서로를 피곤하게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고.

서로의 공간을 지켜주지만, 함께하기도 하는 그런 관계라고나 할까..

 

그렇게 함께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 불꽃놀이를 보며 보낸다고..

미사 끝나고 모이자는 계획을 세우고 나니..

넘 웃긴게.. 어찌나 가슴이 들뜨던지..

언니들과 그 얘기를 하며 배꼽을 잡았다..

나만 그런거 아니었구나~ ^^”

어린애들도 아니고, 기껏 만나봤자 와인 마시며 불꽃놀이하며 이야기 나누는게 다 일텐데..

뭐가 그리들 신났는지.. 그 모습들이 너무 귀여웠다. 하하하~

 

다들 여행을 갔는지 아파트 단지는 고요했다..

하긴 브라질 사람들은 연말이면 거의 모두 여행을 떠나니..

덕분에 우리는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이웃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고

마음껏 웃으며 떠들어댔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그냥 하나도 웃기지 않은 이야기에도 웃음이 나오는가 보다..

내 웃음 소리는 아무도 못말리는 굉음이라..

남편이 살짝 눈치를 주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우리는 분위기에 맞춰 지난 날 오랜 기억 속의 음악들을 크게 틀어놓았는데..

별 생각 없이 넣은 씨디에서 흘러나온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유년시절의 기행'...

완전 절정이었다. 눈물이 그렁거려졌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

그때라고 어디 좋기만 했을까..

그런데도 기억은 추억에 예쁜 빛깔을 덧입혀 마냥 행복했던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먼 훗날 오늘을 돌아보면 또 그렇게 느껴지겠지..

그때 뭐가 그리 좋아서 그리 들떠서 미사 집중도 제대로 못하고..

그렇게 깔깔대며 난리 부르쓰였을까 말이다..

 

이렇게 함께 늙어갔음 좋겠다..

이사 잘 왔다..

좋은 분들과 함께 나의 삶을 공유하는 것은..

주님이 내게 주신 축복이지..

 

뭉클하네….

이럴 때가 가장 황당하다~

지가 쓰고는 지가 감동해선 눈물 그렁대고~ 하하하하~

 

감사했던 하루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가랴~

기록으로 남겨야지~ ^___^

 

사랑하는 언니, 아저씨들..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우리도 복 많이 받을께요~!! ^^

.

.

오늘의 곡은..

당근~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유년시절의 기행’~

 

~ 우리가 좋은 시대에 살았던 것 같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너무나도 아름다운 감성적인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유년시절의 기행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어제는 하늘을 나는

름다운 꿈을 꾸었지

오랜만에 유년시절의 나를

발견했지

 

저물 무렵 운동장에

커다란 나무 아래서

운동화에 채이는 비를 보며

그애와 웃곤했지

 

내가 떠나려는 것인지

주위가 변해버린 것인지

횡한 나의 눈은

기억 속의 너를 찾네

 

손때 묻은 가방과

어색한 표정의 사진들은

무뎌진 나의 가슴에 숨은

기억을 깨우네

 

정든 학교를 떠나고

까만 교복을 입던

혼돈스런 날을 보내며 조금

커가는 느꼈지

 

내가 떠나려는 것인지

주위가 변해버린 것인지

횡한 나의 눈은

기억 속의 너를 찾네

 

손때 묻은 가방과

어색한 표정의 사진들은

무뎌진 나의 가슴에 숨은

기억을 깨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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