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2015년을 돌아보며..

pumpkinn 2015. 12. 24. 07:03

 

 

 

올해처럼 참으로 긴장 속에 보냈던 한 해도 없을 듯하다.

지독했던 브라질의 불황은 우리 매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정말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던 것 같다. 마치 하루살이처럼...

 

물론 이보다 더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는 덩치가 작았기에 그만큼 걱정의 농도도 옅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매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직원들도 늘어나고,

지출이 자연스럽게 많아지니 역시 그 강도는 훨씬 크게 다가왔다.

 

그런 가운데 시간은 흐르고 연말이 다가왔다.

헐떡거리며 하루살이 같은 삶을 보냈지만

한 해를 잘 견뎌냈구나생각하니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사업적으로는 힘들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아주 행복한 한 해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토록 공부하고 싶었던 심리학 공부는 그야말로 내겐 숨을 쉴 수 산소가 되어주었고,

내 삶에 맛을 내어주는 소금이 되어주었다.

어디 그뿐인가? 불안하고 힘든 사업에서의 걱정을 덜어주었고,

그 불안과 걱정을 공부에 쏟아 부을 수 있어 내게 도피성이 되어주었더랬다.

 

너무나도 행복했고 즐거웠고 짜릿했던 시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즈음에서 올해 초 내가 세웠던 2015년도의 핵심목표는 얼만큼 이뤄냈는지..

또 얼만큼의 실패였는지를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2015년도 나의 핵심 목표는 다음 3가지였다.

1. 하느님과 애인처럼 사랑에 빠지기

2, 심리학 공부를 충실히 체계적으로 하기

3. 건강 지키기

보너스 목표로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기.

 

 

첫째, 하느님과 애인처럼 사랑에 빠지기

 

올 한해는 하느님과 애인처럼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외도를 한 한 해가 되었다.

 

야심차게 성경읽기를 시작했고, 7월까지는 스스로도 놀랄만큼 열심히 해나갔으나,

어쩐 일인지 8월부터는 빠지는 날이 하루 이틀 늘어났고,

급기가 9월부터는 성경읽기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이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래도 7월까지는 열심히 했으니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1년의 계획을 잘 실행하지 못했으니 실패했다고 인정해야 할까?

 

50%의 성공이라고 하자.

전혀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니, 시도한 만큼의 정성을 보담아 주도록 하자.

 

다시 시도하기.. 성공할 때까지..

비가 올때까지 기도하는 아프리카 토속인들처럼..)

성공할 때까지 시도하기~

 

 

둘째, 심리학 공부를 충실히 체계적으로 하기

 

충실히’, ‘체계적으로라는 수식어가 붙으니 살짝 자신이 없어지는 듯하나..

그래도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학기 중간중간 게으름을 조금씩 피우긴 했지만

정말이지 너무나도 재밌어 때때로 눈물 그렁대는 행복을 느끼며

배움의 짜릿함 속에 전율을 느끼며 임했더랬다.

 

희미하게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지식을 확실한 앎으로 배움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희열~

책상을 주먹으로 치며 흥분하며 좋아라 하며 전율을 느꼈던 게 어디 한 두 번이었나~

 

비록 체계적이란 단어가 살짝 목에 걸리고,

충실히란 단어가 살짝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고, 하는 동안 행복했음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90점이다.

 

 

셋째, 건강지키기

 

이것은 세가지 목표 중에 가장 최악이었다.

몸이 아팠다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65일 기준으로 10%도 안되니..

완전 최악 중의 최악이다.

이것은 변명의 여지도 없이 빵점이다.

 

살은 더 쪘다.

살이 찌니 스타일이 안 나는 게 속상한 것이 아니다.

살이 너무나도 찜으로서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옷을 맵시있게 입고 싶다는 바램은 인제 2차적인 문제로 밀려났다.

그야말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살을 빼야 하는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게으른 아줌마의 말로다. -_-;;

 

어떻게 하면 운동으로 발을 들여놓게 할까..?

생각은 그만하고 실행으로 옮겨야 하는데..

증말 전생에 운동하다 죽은 사람을 본 건지

그렇게도 운동하기까지 꿈틀거리는 게 어쩜 이리도 싫은 걸까?

 

보너스 목표였던 독서는 겨우 몇 권되지 않는다.

놀랍게도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못했다.

이럴 수도 있구나..

손에서 책이 떨어지면 큰일 나는 줄 알던 때가 과연 내게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리스인들의 정신을 본받아..

머리만 키우는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내 몸도 건강하게 가꿀 줄 아는..

외적인 것과 내적인 모든 것에 균형을 이루는 스스로 멋지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내가 되도록

진지하게 고민하며 실행에 옮기도록 하자.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었던 한 해였지만,

마음으로만 품고 있던 꿈이었던 심리학 공부를 현실에서 이뤄낼 수 있었음에..

행복하고 감사한 한 해였다.

.

.

너무나도 아름다운 서정시...

Iolanda..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 

Chico Buarque & Simone 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들어도 들어도 또 듣고 싶어지는..

사랑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까에따노 벨로소, 밀톤 나씨멘또와 함께 브라질의 독재에 저항했던 저항 가수 중의 한 명이다.

개념있는 지적인 분들이라 그런가..?

어쩜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멋있을 수 있는지..

 

나이가 들수록 멋져지는 남자들을 보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 매력이란 바로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고 연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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