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는 중간에 불.이.나.갔.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
시험 기간이면 늘 초긴장 상태다.
그렇게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는 것은 공부 때문이 아니고 인터넷 때문이다.
공부야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물론 문제긴 하다. 큭큭~^^;;)
문제는 인터넷이다.
그래서 시험 전엔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기도를 드린다.
공부한 것 잘 기억나게 해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시험 끝날 때까지 인터넷이 말썽부리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잘 이어지게 해달라고 말이다.
참 웃지도 울지도 못할 기도다.
암튼, 그렇게 기도를 하고 매번의 시험에 긴장된 마음으로 임한다.
이번 시험도 예외는 아니었다.
열심히 준비한 과목이었기에 시험이 그닥 어렵지는 않았다.
내가 엄청 좋아라~하는 과목이기도 했고.
그런데 시험을 끝내고 검토를 하러 1번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컴퓨터가 꺼졌다.
가슴이 쿵~!!
이거 뭐지~?
전기가 나간 것이다. 헉~
인터넷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한 마디로 전기가 나간 것이다~ -_-;;
내가 늘 쓰는 노트북은 이미 너무 오래 되서 밧데리 없이 전기 코드를 꽂고 사용한다.
답안지 제출도 안 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답안지 제출부터 할걸.. 엉엉~
답안지 제출을 안 한 이유는 검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워낙에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꼭 아는 걸 하나씩 엉뚱한 답을 써놓는 경향이 있어.
어릴 때부터 엄마는 “시험 잘 보래이~” 라는 말씀 대신..
“꼭 검토하래이~ 아는 거 틀리지 말고~!!” 하셨다.
그래서 검토는 꼭 한다. 그래도 나의 덜렁거리는 시선을 비껴가는 문제들이 하나씩 있긴 하지만..
어쨋든, 나 스스로는 나름 꼼꼼하게 검토하려고 한다.
이러니까 꼭 내가 다 100점 맞는 듯한 분위기다. ^^;;
그렇다는 야그가 아니고, 몰라서 틀리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거고,
아는 거는 틀리지 말자~!! 뭐 이런 야그다~ ^^;;
그런데 검토를 하기 전에 불이 나갔으니~
문제는 검토를 못했음이 아니었다.
답안지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너무 놀라서 눈물도 안 나오고 손이 덜덜 떨리고~
놀랜 가슴 쓸어안고 한국에 전화를 걸었다.
시험 때 문제가 있음 전화를 하라는 공지를 봤지만,
내가 전화를 하게 될줄은 몰랐다.
그런데 왜 그리 통화 중인지.. 흑~
드디어 안내하시는 분 목소리가 저멀리 아득하게 들려오고..
거의 울먹이는 소리로...
“여기 브라질인데요.. 시험 보는 중에 전기가 나갔어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지요..?
“ 아무개에요..”
“아~ 영화 속에 세계 문화 시험이셨지요..?”
“네~ 시험은 다 풀었는데, 답안지 제출을 하지 못했어요. 어떡하지요..?”
“아~ 자동제출 됩니다. 걱정 안하셔두 돼요.”
“아~ 그렇군요~ 넘 감사합니다~!!”
그렇게 허겁지겁 인사를 드리고는 끊었는데..
얼마나 아찔한지..
자동제출이 되었다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하느님은 얼마나 오묘하신지..
내가 정확하게 마지막 문제를 풀고는 전기가 나갔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아찔했다.
그런데 전기가 왜 소식도 없이 나간거지..?
나중에 전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려 엘리베이터 안을 확인했더니..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반까지 공사 때문에 전기가 나간다는 공고문이 붙어있었다.
시험이 시작되는 시간이 바로 아침 9시였는데, 전기가 나간 시간은 ‘9시 15분’.이었다.
그 15분이 나를 살린 것이었다.
하마트면 시험을 보지도 못할 뻔 한거 아닌가~ (소름 쭈아아악~ -_-;;)
늘 그저 매 시험때마다 내 마음 편하고자 드렸던 기도인데..(무슨 주문처럼~^^;;)
이렇게 하느님께서 정말로 내 기도에 귀를 기울여주셨구나…는 생각에 전율이 일었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나의 기도를 한 두 번 들어주셨던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으로 나를 놀래키시고 감동시키시다니..
그렇게 나를 기겁케 했던 시험 과목은 놀랍게도 최고 점수를 받아
완전 감동의 연속이었다.
이번 사건은 '미리~ 만약~'을 대비해서 준비하라시는 하느님의 귀뜸이었다~
하느님은 또 이렇게 내게 감동을 안겨주셨다~
남은 시험에는 다른 노트북으로 만땅으로 충전해놓고,
무선 모뎀도 준비해놓아야겠다.
암튼, 엄청 놀랬던 시험~!!
늘 준비하는 삶을 살라는 하느님의 귀뜸과 배려이셨음에 감사드리며..
남은 시험~
열심히 준비하자~ ^^
잠깐 들어와 딴짓~ ^^
.
.
글과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지만..
내가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곡으로..
오늘은 내게 주는 선물로 골랐다..^_____^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큭큭~ ^^;;)
Marisa Monte & Julieta Venegas의 듀엣 - Il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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