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in De Botton

알랭 드 보통과 낡은 골덴 쟈켓~

pumpkinn 2015. 1. 23. 11:09

 

                                                            <사진출처: 문화일보>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알랭 드 보통이라고 말할게다. 지금까지처럼.

그는 나에게있어 그저 좋아하는작가가 아닌,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그런 작가이다.

 

내가 그를 이토록 좋아하는 것은 물론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그에게 흠뻑 빠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를 내가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일상 속의 평범한 것들에서 특별함을 콕 찝어내어 색깔을 입히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기절할만한 그의 예리한 관찰력과 섬세한 표현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다양한 분야에 거친 방대한 지식은 또 어떻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바라는 독자의 성향을 내가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______^ *흐뭇~*

물론, 요 마지막 부분은 아무도 검증해주지 않은 나만의 구제불능성 자기밝힘증적인 해석이다. ^^;;

 

안그래도 빠져있는 내가 그에게 더욱 열광하게되었던 하나의 사건은...

몇년전, 우연히 발견한 그의 페이스북...

두근거리는 들뜬 마음으로 들어가 내가 얼마나 그를 존경하고, 그의 책을 사랑하는지 댓글을 남겼는데,

그는 두번에 걸쳐 나의 댓글에 답글을 주었더랬다. ^_______^

그때 내가 느꼈던 환희와 행복이란~

대기권을 벗어나는 우주선의 폭발력만큼이나 강렬했다.

 

이 기쁜 소식을 '만방'까지는 아녀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데,

대머리 남자한테 반해서 난리부르쓰라고 혼날까봐, 

자고 있는 애리를 다짜고짜 깨워서는 신난다고 떠들어댔던 적이 있었다~ ^^

글구보니 애리가 참 고생 많이 했다. ^^;;

참 행복했던 기억이다. ^^

 

어쨌거나, 오늘~ 다음 뉴스에 들어갔는데,

또 한명의 존경하는 인물인 손석희 뉴스 화면에 알랭 드 보통 사진이 올려져 있는게 아닌가?

이게 뭔일?

알고보니 그는 근래에 뉴스의 시대라는 책을 썼고,

손석희 앵커가 알랭 드 보통에게 그 책에 대한 내용과 요즘 일어나고 있는 시사문제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그로 인해 알랭 드 보통의 한국 방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기사를 좀 더 읽고싶어 여기저기 검색하다 발견한 어느 인터넷 뉴스..

그 기사에 올려진 클로즈업된 그의 사진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옷이었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블루 셜츠를 회색 스웨터 안에 받쳐입고, 그 위에는 골덴 쟈켓을 걸쳤다.

클로즈업된 사진을 보다 나의 시선은 골덴 쟈켓에 꽂혔다.

 

그 골덴 쟈켓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보푸라기가 일어난것이 카메라 렌즈에 그대로 잡혔고,

군데군데 먼지인지 실오라기인지 알 수 없는 불분명한 것들이 묻어있었는데,

그에 아랑곳 없이 해맑게 웃고있는 알랭 드 보통의 모습이라니...^___^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너무나도 좋았다.

역시 알랭이야~ 흐뭇한 마음~ ^^

 

우리는 얼마나 외적인 것에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며 사는지...

물론 나도 어느 선 안에서는 나를 통제하며 외적인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외치지만,

나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함을 알고 있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보통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좀 탁월하고는 싶은데 따라가주지 않는 이들의 비애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은 모른다.

내적으로 부족하니 외적인 것에 부던히 신경을 쓰는 이들.

 

암튼, 세계에서 존경받고 추앙받는 유명한 작가가 돈이 없어서 그 낡은 옷을 입는 것은 아니잖나.

그것은, 그는 삶 속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지,

어떤 성품을 가진 위인인지,

또한 옷이나 외모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일게다.

저 사진에 비쳐진 그의 낡은 쟈켓을 보고 왜이리 흥분하며 떠들어대는건지~ ^^;;


그의 당당함이 좋았고,

사회적 시선에 무심한 그의 초연함이 좋았고,

그의 해맑은 미소가 좋았기 때문이다. ^^

 

만약 내사진이 외국의 어느 나라 전체로 퍼지는 기사와 함께 지상 방송과 인터넷에 올려지는거라면,

나는 좀 그럴싸한 분위기의 나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상을 비롯한 외적인 것이 신경쓰지 않을까?

아무리 봐도 참으로 매력떵어리인 그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서 그렇게 오래오래 함께하는 그이길 기도드린다.

부디 건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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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한다고 난리 부르쓰를 추고선

I'm yours~를 배경곡으로 고르니 분위기가 참 거시기하다~ 하하하하~ ^^


Jason Mraz의 I'm Yours를 좋아라하며 즐겨듣던 시기에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었더랬다...

사실 나로하여금 그에게 빠지게 했던 것은 '불안'이 아니라,

원제와 번역이 영 걸맞지 않는 '프루스트를 사랑하세요'였다.


암튼, 그를 만나게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들었던 노래...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한 곡...

그래서 때때로 눈물 한방울 툭~떨어뜨리게 하는 곡...

제이슨 므라즈의 곡으로 골랐다. 


Jason Mraz - I'm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