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애리...

pumpkinn 2014. 12. 24. 05:13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애리...

왠지 많이 큰 듯한 느낌..(걍 내 느낌인가..? 까르륵~ ^^;;)

 

 

지난 목요일 만하임 대학에서의 유학생활이 끝나고,

애리는 금요일 스페인으로 떠나 그곳에서 브라질 대학 친구화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가기 전에 우여곡절이 많았던터라 참으로 힘겹게 오른 순례길이었다.

순례길에 오르기도 전에 그야말로 ...’이 되었던 준비 여정..

 

이야기즉슨, 

바르셀로나에 교환학생으로 가있는 브라질 대학 친구인 마리나가 이탈리아에 여행갔다가

그곳에서 강도를 만난 것. 신분증은 물론 여권까지 강도를 당한 것이다.

다행히 여권검열이 없어 스페인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으나

문제는 브라질로 돌아와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산티아고 순례 여행이 문제가 아니었던 상황.

다행히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어 둘은 순례 여행에 무사히(?)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두 아이에게 얼마나 귀한 순례여행이 되고 있는지.

 

산티아고 도보 순례길은 둘에게 참으로 기다리던 기회였다.

두 아이 모두 앞으로 살아가면서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들의 꿈과 장래에 대한 비슷한 삶의 고민을 갖고 있었던터라

 

여러가지 상황상 비록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생각을 차분히 할 수 있고 고요한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고 결정한 여행이었다.

 

아직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았던 상황 속에 산티아고의 순례 여정은

꼭 어떤 답을 바라서가 아니라, 걷는 동안 마음을 비울 수도 있고,

생각이 정리될 수도 있고, 또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어찌되었던 둘에게 차분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것임에,

나도 남편도 좋아라했던 여행이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자기들이 가끔씩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누군가가 다가와서 이쪽이 아니라 저쪽이라 알려주기도 하고,

오늘은 누군가가 멀리 창문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란다.

그쪽이 아니에요~!! 이쪽이에요~!!” 하하하하~^^;;

 

또 한번은 길을 가는데, 차가 옆으로 와서 서더니 쪽지를 건네주기에 열어보니..

“Buen Camino (좋은 순례 여행되세요~) ^^” 라고 적혀있더란다.

순례 여행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렇게 옆에서 힘을 실어주고 함께해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알베르기에서는 저녁으로 돈을 아끼기 위해

Torta de Bacalhau (대구로 만든 케익 정도 되나..?) 를 주문했는데,

주문도 하지 않은 갈비와 오징어튀김을 선물로 내왔단다.

세상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

 

그러고보니,

순례길의 모양새가 우리 삶과 참으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때로 힘들고 지칠때 "잘하고 있어~" "괜찮아~"하며 함께 해주는 이들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서는지 말이다.

 

암튼, 몸은 너무 힘들고 발은 퉁퉁 부었지만,

너무나도 좋단다.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단다.

 

남편은 노파심에,

애리에게 걸으면서 묵주기도를 드리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묵주기도 드리면서 길을 걷고 있단다. (에고~ 기특한 내새끼~ ^^)

 

얼마 전부터 남편도 산티아고 순례를 계획하고 있다.

워낙 운동을 안하니 가기 전에 우선 몸을 좀 준비해야하고...

시간을 많이 낼 수 있도록 사업도 잘 정비시켜놓아야하고.

3년 후면 갈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함께 얹혀서..^___^

 

이렇게 새로운 계획이 하나씩 생길때마다 마음이 부푼다~ ^^

꼭 가야지..^^

오늘 애리로부터 사진을 받고보니 꼭 가야겠다는 결심이 강렬해지는 순간..^^

 

성탄절을 앞두고 손님도 많이 끊기고 시간도 널널했던 오늘,

오늘도 알베르기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며 보내온 애리의 순례 여행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순례여행에 오른마냥 넘 행복하고 가슴이 부풀어졌다.

언젠가 그 길을 걷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애리에게도 마리나에게도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을 넘어서,

의미있는 순례 여행이 되기를, 하느님께서 순례길동안 함께 해주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기 전 Porto에서

 

 

 

 

 

 

 

 

 

 

 

 

 

 

 

 

 

 

 

 

 

 

 

 

 

 

순례길에 올라...

 

 

 

 

 

 

 

 

 

 

 

 

 

 

 

 

 

 

 

 

 

애리와 마리나~ ^^

같은 GV 대학 다니는 친구로 베티나, 가비, 쥴리아와 함께 가장 친한 친구다.

 

 

 

 

 

 

 

 

 

 

 

 

 

 

 

 

 

 

 

 

 

 

 

 

 

 

 

배추벌레 애리~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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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꼭 이 곡이 아니면 안되었다.^^

Pablo Milanes와 Silvio Rodriguez의 Yolanda...^^